오피니언일반

어닝서프라이즈, 마냥 반길 일만은 아니다

현대경제연구원 이부형 이사대우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

여전히 온통 우울한 이야기들만 전해지는 것 같지만 간간이 반길 만한 소식들도 들려오곤 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반가운 것은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국내 기업들의 어닝서프라이즈(earning surprise)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내 대표기업들이 상장돼 있는 코스피 기업들을 대상으로 보면 영업이익 추정치가 전분기 대비 2분기 연속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하니 과히 놀랄 만한 일이다.

이는 우리나라가 외수, 특히 수출 제조업에 대한 의존도가 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르는 피해가 내수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보다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는 예상을 뒤엎은 결과여서 이번 어닝서프라이즈는 여느 때와는 달리 특별해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들어 시장의 경기 회복 기대감이 조금씩이나마 높아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해서 참 다행스럽다.

하지만 마냥 우리 기업들의 어닝서프라이즈를 즐기기는 어려울 것 같다. 경기 회복을 우리 국민들이 체감하기 위해서는 일자리와 시장에서 벌어들이는 가계의 소득 및 소비 증가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이번 어닝서프라이즈가 이런 조건들을 충족시킬 지는 의문이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첫 번째 조건인 일자리 즉 고용 시장의 회복을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내수부문, 그 중에서도 서비스 부문은 지금까지 봐 왔던 것처럼 재정 투입 확대 등으로 제한적이긴 하지만 고용 불안은 어느 정도 감소시킬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외수부문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면서 상대적으로 좋은 일자리를 제공해왔던 수출 제조업 부문은 단기 실적 개선만으로 무작정 고용을 늘려갈 수는 없기 때문에 뭔가 새로운 모멘텀이 시장에 제공돼야 한다.

예를 들어 당장에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는다면 유망산업에 대한 공공부문의 선제적인 대규모 투자 즉 빅 푸시(big push)나 파격적인 규제완화와 같이 투자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적인 충격이 가해져야만 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현실적인 대처이긴 하나 기존 일자리 지키기 등 정부 및 공공부문은 코로나19가 고용시장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것도 벅찬 형편으로 고용환경 전반에 대해 두루 살필 여유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신규 고용시장 참여자들이 체감하고 있는 실업에 대한 공포는 제대로 알려지고는 있는지 관련 대책 또한 다소 소홀하지는 않은 지 의문이 든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국내 한 민간경제연구소의 올해 졸업을 앞둔 대학 재학생 및 졸업생의 예상 취업률에 관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직업을 구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군다나 이는 과거 수년 간 취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응답률이 60%를 상회했던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이는 결과로 채용기회 감소로 인한 입사 경쟁의 심화가 취업준비과정에서 가장 곤란한 점이라고 한다.

만약 이러한 조사결과가 현실화된다면 언제 다시 청년실업률이 두 자릿수로 올라설지 모를 일이다. 더욱이 근로시간이 주당 36시간 이하이면서 추가취업을 원하는 시간 관련 추가취업가능자와 구직활동 여부와는 관계없이 취업을 하고자 하는 잠재경제활동인구 등 실업자의 범위를 넓혀 산출한 확장실업률도 다시 25%를 훌쩍 넘을 수 있다.

아무쪼록 향후 실제 나타날 현상은 이처럼 우울한 조사 전망과는 다르기를 간절히 바라보지만 지금과 같은 기업 경영 환경이 지속된다면 피할 수 없는 일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최근 발표되는 국내 기업들의 어닝서프라이즈 소식에도 크게 기뻐하기는커녕 오히려 걱정이 앞서는 것이다.

이제 올 한 해도 겨우 두 달 남짓 남았을 뿐이다. 당장에 기업 경영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대안들이 정부나 공공부문에서 나오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내년에는 기업 경영이나 전반적인 고용 환경이 지금보다는 훨씬 나아져 있길 바라고 정책 당국의 의사결정도 이를 최대한 뒷받침할 수 있었으면 하고 바라는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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