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담을 가만히 바라보았습니다. 둥근 돌 곁에 모난 돌, 큰 돌 사이에 작은 돌이, 서로 받쳐주고, 들어주며 단단히 어깨를 겯고 있었습니다.
모난 돌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둥근 돌을 떠받치기 억울하지 않니?”
큰 돌에게도 물어보았습니다.
“큰 돌 노는 곳에 작은 돌이 끼다니. 주제를 모르는 거 아니야?”
돌은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한밤마을 옛돌담길 따라 발밤발밤 걷다 보니 돌담이 나직이 답했습니다.
“잘나도 돌, 못나도 돌, 커도 돌, 작아도 돌이야. 혼자 담을 이룰 수 있겠니?”
돌담이 아름다운 이유를 그제야 알았습니다.
한밤마을 돌담 가에 지금쯤 코스모스가 어우러져 한들거리겠습니다.
△2019 울진스토리텔링문화공모전 단편소설부문 우수상
△아름누리스토리텔링연구소 대표
△도서출판 글품쟁이 대표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