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27일, 대구시립공원묘지에 지역민들의 발걸음 이어져||성묘객, 제사 지낸 후 음복 하

▲ 27일 오전 9시께 경북 칠곡군 대구시립공원묘지, 성묘객들이 마스크를 낀 채 준비한 음식을 올리고 조상에게 절하고 있다.
▲ 27일 오전 9시께 경북 칠곡군 대구시립공원묘지, 성묘객들이 마스크를 낀 채 준비한 음식을 올리고 조상에게 절하고 있다.
“아무리 코로나19라고 해도 조상님들의 묘지는 살펴봐야 도리죠.”

27일 오전 8시30분께 경북 칠곡군 대구시립공원묘지인 현대공원 앞.

이른 시간임에도 대구시립공원묘지로 향하는 도로는 차량 행렬로 북새통을 이뤘다.

코로나19 이후 처음 맞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추석 당일 성묘객들이 몰릴 것을 우려한 시민들이 일찍이 성묫길에 오른 것.

‘안전하고 편안한 성묫길 되시라’는 플래카드와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자’는 알림판이 동시에 성묘객들을 맞았다.

공원 입구에는 꽃을 파는 상인들의 호객 행위가 이어졌다.

봉안 시설인 추모관 입구에 들어서자 공원묘지 관계자가 출입하는 시민의 체온을 측정한 후 입장 명부 작성을 도왔다.

명부를 작성하기 위한 시민들의 줄이 추모관으로 향하는 계단까지 50m가량 늘어졌다. 그래도 시민들은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고 차례대로 입장했다.

시립공원묘지의 추모관 내 제례실과 휴게실은 모두 폐쇄됨에 따라 시민들은 야외에 마련된 제례실을 이용했다.

시민들은 저마다 마스크를 쓴 채 준비해온 제수용품들을 상에 올리고 예를 갖췄다.

코로나19 탓에 제사를 지내고 난 뒤 음식들을 나눠먹는 음복 문화는 자취를 감췄다. 사람들이 몰리는 것을 의식한 탓에 시민 대부분은 절만 올린 뒤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거리두기가 가능한 야외공간인 묘지에서는 성묘객들이 비석을 닦고 상에 준비한 음식을 올렸다. 야외공간임에도 차례상을 차리지 않는 등 절차를 간소화하는 모습도 보였다.

안동에서 온 박주호(38)씨는 “항상 추석 연휴에 맞춰 차례를 지내려 왔지만 코로나19때문에 사람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 주를 피해 미리 아버지를 보러 왔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성묘객들이 대구공설봉안당에 한꺼번에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 15일부터 29일까지 사전 성묘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또 추석 당일과 다음날 1일 참배 인원을 1천 명 이내로 제한한다. 참배 시간은 20분으로 제한하는 사전 예약 총량제도 운영한다.

대구시립공원묘지 최승교 관리소장은 “지난 주말과 이번 주말에 차례를 앞당겨 모시러 온 방문객들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두 배 정도 늘었다”며 “추석 연휴 기간 봉안당을 사전예약 받아 운영하는 등 시민들이 공원묘지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권종민 수습기자 jmkwo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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