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당지역주택조합 200여 명, 27일 시청 앞에서 대규모 집회||경찰 수차례 집회 금지 통

▲ 27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내당지역주택조합원 200여 명이 인도와 주차장을 점령하고 권영진 대구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 27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내당지역주택조합원 200여 명이 인도와 주차장을 점령하고 권영진 대구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지고 대구에서도 확진자가 증가하는 비상 상황에 27일 한 주택조합 측이 도심 한복판에서 허가도 받지 않은 집회를 강행해 비난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조합 측이 집회를 강행한 27일은 대구에서 55일 만에 두 자릿수 확진자가 발생한 날이어서 시민들의 우려와 공분이 커지고 있다.



27일 오전 10시 대구 중구 대구시청 앞은 긴장감이 흘렀다.



코로나19 지역사회 재확산 우려 속에서도 시청 앞과 주차장을 점령한 내당지역 주택조합원 200여 명은 입에 담기도 힘든 거친 욕을 쏟아내며 권영진 대구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이들은 코로나19 확산 분위기를 의식한 듯 페이스실드(안면 보호대)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집회에 참가했지만, 막상 집회 현장에서는 방역수칙을 무시하는 장면이 곳곳에서 나왔다.



특히 상당수 집회 참가자들이 거리두기 수칙을 지키지 않고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턱에 마스크를 걸리는 이른바 ‘턱스크’를 한 이들도 보였다.



대구지방경찰청은 경찰버스 10여 대와 병력 500여 명을 투입, 이들을 막기 위한 저지선을 만들었다.



경찰은 “여러분들은 지금 사전 경고, 해산 명령에도 불구하고 집회를 강행하고 있다. 즉각 해산하지 않으면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수차례 경고했지만 조합 측은 아랑곳하지 않고 집회를 멈추지 않았다.



집회를 주도한 내당지역 주택조합은 대구시가 시공사 변경 승인을 해주지 않아 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놓이자 집회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서희건설과 아파트 신축 사업승인을 받은 조합은 최근 조합원 총회를 열어 시공사를 GS건설로 바꾼 뒤 대구시에 승인을 요청했지만, 전 건축주(서희건설)의 동의를 받아와야 한다며 거부당했다.



장두경 내당지역주택조합장은 “사업계획 변경 승인의 경우 전 시공자의 동의가 필요 없다. 대법원 판결 등 법적 근거가 명확함에도 이를 무시하고 한쪽 편(서희건설)을 드는 대구시를 규탄한다”며 “대구시장과 대구시청 담당 공무원이 나올 때까지 시위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집회는 경찰과 보건당국의 수차례 만류를 무시하고 강행된 터라 지역사회에서는 조합 측이 지역사회 감염 확산의 원흉이 될 수 있다며 경고하고 있다.



지난 23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며 대구지방경찰청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도심 내 집회 등 제한 고시’를 내린 상태에서 열린 집회이기 때문이다.



중부경찰서 관계자는 “지난 25일 조합이 집회 신고를 했지만 코로나19 비상시국인 점과 감염에 대한 우려로 금지 통고를 내렸다”며 “이를 무시하고 조합이 집회를 강행했기 때문에 행정지도(해산) 후 추후조치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구시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무시한 집회 참가자들을 만날 생각이 없다”며 “집회 금지 통고에도 시위를 강행하고 방역수칙도 어긴 만큼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경찰은 대구시의 고발이 있으면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에 대한 수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권종민 수습기자 jmkwo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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