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성서 강윤택 경위
▲ 의성서 강윤택 경위
강윤택 경위

의성경찰서 교통관리계

‘안전속도 5030’은 보행자 안전과 교통사고 발생 시 사망자 감소를 위해 도심부 주요도로(간선도로)는 시속 50㎞, 주택가나 보호구역 등 보행안전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 이면도로는 시속 30㎞로 차량제한 속도를 낮추는 정책이다.

왜 도심부의 속도를 줄여야 할까.

이에 대한 해답은 우리나라 교통사고의 특성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공식 교통사고가 기록되기 시작한 1970년대 통계를 보면 자동차 보급률이 높지 않음에도 사고 건수(3만7천243건) 대비 사망자 수(3천69명)가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이후 자동차 보급이 늘어나며 자동차 사고 건수와 사망자 수는 급격히 증가했다. 이른바 ‘마이카 시대’가 열린 1980년대는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급격히 증가해 1988년에 이르러 사망자는 1만1천563명으로 1만 명을 넘어섰고, 1991년 1만3천429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안전벨트 착용 의무화, 교통신호 지키기’ 등 교통사고 심각도와 건수를 줄이기 위한 정책이 도입되면서 교통사고 사망자는 감소세로 돌아선다.

2000년대 들어 사망자 수는 본격적으로 감소해 2019년 사망자 수는 3천349명으로 최고점인 1991년 1만3천429명 대비 1만 명 이상 감소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교통사고 특성을 보면 전반적인 교통사고 건수와 사망자 수는 감소되고 있지만 도심부 도로의 교통사고 비율과 사망자 비율은 비중은 반대로 늘고 있다. 2014년 도심부 도로의 교통사고 비율은 전체 교통사고의 74.8%를 차지하며, 사망자 비율은 절반 이상인 57.2%였다. 이후 2018년에도 도심부 교통사고 비율이 약 77.5%, 사망자 비율은 58.6%로 증가추세를 보였다.

외국학자 앤더슨과 닐슨이 1997년 발표한 연구결과를 보면 특정 도로에서 사람이 다치는 사고의 발생률은 평균 주행속도 변화량의 제곱으로 늘어났다. 속도의 변화폭이 클수록 사고의 심각도에 미치는 영향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후 많은 학자들은 이 연구를 발전시켜 2007년 충격속도에 따라 사망률이 어떻게 변하는지 결론을 도출했다. 연구에 따르면 충격한 차량의 속도가 시속 35∼40㎞를 넘어갈 때부터 사망률이 급격히 높아지고 시속 60㎞에 이르면 사망확률이 거의 100%를 기록했다.

‘안전속도 5030’은 ‘도심부 속도하향을 통한 보행자 보호 교통정책’이라 종합할 수 있다. 외국의 보행자 보호를 위한 선진 교통정책의 성공사례와 각종 연구결과가 성공 가능성이 높은 정책임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교통정책이 경제발전과 ‘빨리빨리’ 문화에 기인한 원활한 교통흐름을 위한 정책이었다면 이제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교통정책으로의 전환이 꼭 필요한 시기인 것이다.

가족의 생명보호를 위한 ‘안전속도 5030’이 성공적 정책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운전자들의 올바른 이해와 함께 적극적인 동참이 절실하다.





김호운 기자 kimh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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