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도군은 대구와 인접해 차량으로 불과 30분이면 진입할 수 있는 뛰어난 접근성을 갖췄을 뿐 아니라, 높은 산으로 가로 막힌 분지형 지형으로 깨끗한 환경이 그대로 보존돼 있는 곳이다.



청도는 중앙에 위치한 용각산을 중심으로 산동과 산서지역으로 나뉘며, 지형적 특색에 따라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산동 지역은 ‘영남의 알프스’라 불리는 운문산을 비롯, 운문사와 운문댐, 가지산, 억산 등과 함께 자연 풍광이 빼어난 곳이다.



비교적 평탄한 구릉지에 위치한 산서 지역은 청도 팔경으로 알려진 ‘유등연지’가 유명하다.



또한 청도는 우리 민족의 정신적 지주인 ‘화랑정신’과 우리나라 근대화의 디딤돌이 된 ‘새마을운동’의 발상지로 찬란한 문화와 역사 유적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숙지지 않는 코로나19로 마음 속 스트레스가 쌓여가는 요즘, 자연 속 레트로 감성에 흠뻑 젖을 수 있는 새마을운동의 발상지, 한 여름에 찾으면 더욱 멋진 관광지, 청도로 떠나보자.



▲ 최근 언택트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는 청도읍성의 야간 모습. 밤에 더욱 멋진 광경인 청도읍성은 높은 지대에 형성돼 있어 청도 전역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다.
▲ 최근 언택트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는 청도읍성의 야간 모습. 밤에 더욱 멋진 광경인 청도읍성은 높은 지대에 형성돼 있어 청도 전역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다.


◆언택트 관광지 청도읍성

최근 떠오르고 있는 ‘언택트’ 관광지 청도읍성은 청도군 화양읍 교촌리, 동상리, 동천리 일대에 조성된 성벽으로 경상북도 기념물 제103호다.



성곽 주변은 높다란 지대로 언덕처럼 형성돼 있어 주변을 훤히 둘러볼 수 있다.



옛부터 읍성을 돌면 액운이 달아나고 무병장수한다는 전통이 전해지고 있으며, 매년 봄에는 읍성밟기 민속행사도 열린다.



▲ 청도읍성 한 가운데 위치한 연못은 한 여름에 연꽃이 만개하며 사진작가들의 주요 출사지로 각광받고 있다.
▲ 청도읍성 한 가운데 위치한 연못은 한 여름에 연꽃이 만개하며 사진작가들의 주요 출사지로 각광받고 있다.


둘레가 1.88㎞에 달하는 청도읍성은 중앙에 작은 연못이 있고 성곽이 그 주변을 에워싸고 있다.



성곽을 둘러보기 위해 능선을 따라 걷기는 짧게는 30분, 길게는 1시간이면 충분하다. 짧은 거리이지만 성곽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고즈넉한 시골 풍경이 한 눈에 들어와 마음이 평온해 진다.



청도읍성은 지방관아가 소재한 고을의 방어를 목적으로 축성된 성곽으로 처음 축성된 시기는 고려시대라고 알려지고 있으나 명확하진 않다.



임진왜란 때 동·서·북문이 소실되고 현재 성벽 일부만 남았다. 현재 북문을 중심으로 성벽의 성곽이 복원되고 있다.



청도읍성 한 가운데 위치한 연못 주변엔 계절마다 형형색색의 꽃들이 피고 진다.

특히 6~8월 한 여름철에는 연꽃이 장관을 이루는 시기라 출사지로도 인기가 높다.



▲ 청도군 운문산에 위치한 천 년 고찰 운문사의 전경. 신라 진흥왕 시절 창건된 운문사는 현재 비구니 승가대학으로도 유명하다.
▲ 청도군 운문산에 위치한 천 년 고찰 운문사의 전경. 신라 진흥왕 시절 창건된 운문사는 현재 비구니 승가대학으로도 유명하다.
◆영남 알프스 속 ‘천 년 고찰 운문사’

청도를 대표하는 산은 누가 뭐라 해도 운문산이다.



운문산은 청도군 운문면과 밀양시 산남면 사이에 위치해 있다. 유럽의 알프스와 풍치를 견줄 만 하다는 의미인 영남 알프스의 가지산, 신불산 등 9개의 산들 중 하나다. 해발 1천188m의 운문산은 태백산맥 남단의 준봉 가운데 하나다.



운문산에는 천 년의 세월을 지켜온 운문사가 있다.



▲ 운문사 솔바람길의 평온한 모습. 소나무 사이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걷다 보면 어느새 답답한 가슴이 확 트이는 참다운 힐링을 경험할 수 있다.
▲ 운문사 솔바람길의 평온한 모습. 소나무 사이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걷다 보면 어느새 답답한 가슴이 확 트이는 참다운 힐링을 경험할 수 있다.


운문사로 향하는 약 1㎞의 길에는 계곡을 따라 우람한 송림이 숲을 이룬다.



이곳은 최근 가족들과 연인들의 산책코스로 각광받고 있는 ‘운문사 솔바람길’이다.



솔바람길은 이름처럼 쭉쭉 뻗은 소나무 사이로 솔향기를 품은 바람이 매력적인 아름다운 길이다.



평지라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으며, 쭉쭉 뻗은 멋스러운 소나무들이 마치 인사하듯이 관광객을 반겨준다.



수백 년 묵은 아름드리 소나무 숲과 운문천의 맑은 계곡물에 감탄사를 연발하며 쉬엄쉬엄 걷다 보면 어느새 운문사에 닿는다.



운문사는 운문면 신원리 호거산에 있는 천년사찰로 불교 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 말사이다.



신라 진흥왕 시절인 560년에 창건했고 대작갑사라고도 하며 원광국사, 설송 연초대사가 중창을 거듭해 수많은 수도승을 배출한 곳이다. 현재는 비구니 승가대학으로 유명하다.



북쪽으로는 북대암이 있고 서남쪽으로는 호거산, 남쪽으로는 운문산, 서북쪽으로 장군봉이 운문사를 포근하게 감싸고 있다.



운문사에는 대웅보전과 작갑전, 미륵전 등 모두 17채의 전각이 들어서 있으며, 한결같이 옛 정취를 그대로 품고 있다.



고찰인 만큼 보물도 많다. 보물 재835호인 대웅보전과 제193호 금당 앞 석등, 제316호 원응국사비, 제317호 석조여래좌상 등 모두가 귀중한 문화재다.



▲ 천연기념물 제180호 운문사 처진 소나무의 모습. 높이는 6m 정도이며 수세가 좋고 반원형에 가까운 수형을 이루고 있어 매우 아름답다.
▲ 천연기념물 제180호 운문사 처진 소나무의 모습. 높이는 6m 정도이며 수세가 좋고 반원형에 가까운 수형을 이루고 있어 매우 아름답다.
운문사의 명물 중 천연기념물 제180호인 ‘처진 소나무’를 빼놓을 수 없다.



운문사 앞뜰에 위치한 처진 소나무에 다가서면 먼저 우람한 크기에 압도된다. 이어 구불구불 기묘하게 생긴 가지들이 일제히 땅을 향해 처져 있는 기이한 모습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운문사 처진 소나무는 삽목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어느 노승이 운문사 뜰의 평탄한 곳에 시든 소나무 가지를 꺾어 심었더니 이것이 자라 처진 소나무가 됐다는 것이다.



처진 소나무는 여러번의 전란을 피해간 나무이기도 하다. 임진왜란과 6·25 한국전쟁 때 여러차례의 화마로 인해 운문사 내의 여러 전각들이 소실되는 피해를 입었지만, 처진 소나무 만큼은 화마를 피했다고 한다.



또 막걸리를 마시는 나무로도 유명하다. 운문사에서는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 12말의 막걸리를 12말의 물에 타서 소나무 주변에 부어주는 행사를 한다.



▲ 한 여름에만 볼 수 있는 유등연지에 연꽃이 만개한 모습. 연꽃 뒤로 군자정이 희미하게 보인다.
▲ 한 여름에만 볼 수 있는 유등연지에 연꽃이 만개한 모습. 연꽃 뒤로 군자정이 희미하게 보인다.
◆한 여름에만 허락된 절경 ‘유등연지’



유등연지는 화양읍 유등리에 있는 둘레 약 900m 규모의 연못으로 일명 ‘신라지’라고도 불린다.



무오사화때 이주 선생이 유배되고, 동생 이육 선생이 이곳에 은거하면서 못을 넓히고 연꽃을 심은 후부터 연꽃단지로 유명해졌다.



1년 중 한 여름철인 7~8월에만 연꽃이 펴 화려한 화단을 이루며, 꽃이 떨어진 후 연 줄기에 맺은 연밥의 모습은 또다른 볼거리로 사진작가들의 주요 작품촬영의 대상이 되고 있다.



아침에 해가 뜰 때와 석양이 질 때 단아한 군자정의 모습과 함께 멋진 조화를 이뤄 이색적인 운치를 느낄 수 있다.



유등연지에 세운 군자정은 중국 송나라 시절 주돈이의 애련설에서 연꽃을 군자로 비유 한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조선시대 모헌공 이육 선생이 무오사화때 벼슬을 버리고 이곳에 내려와 연을 심고 정자를 지어 은둔생활을 하게 된 것은 속세에서 벗어나 군자의 삶을 살고 싶었던 것이라고 전해진다.



최근에는 유등연지 주변에 다양한 카페들이 들어서 젊은이들에게도 각광받고 있다.





▲ 옛 경부선 폐철길 5㎢ 구간에 조성된 청도레일바이크. 왕복 시간은 40~50분 가량이다.
▲ 옛 경부선 폐철길 5㎢ 구간에 조성된 청도레일바이크. 왕복 시간은 40~50분 가량이다.


◆페달을 밟으며 만끽하는 풍경, 청도레일바이크



청도에는 각종 즐길 거리도 많다.



청도레일바이크는 청도읍 유호리에서 신도리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옛 경부선 폐철길 5㎞ 구간에 조성됐으며, 왕복으로 40~50분가량이 걸린다.



철로 옆에는 사계절 테마 산책로를 조성해 자전거를 타고 이용할 수 있다. 주차장을 조성한 출발 지점에는 만남의 장소로 은하수 다리가 자리 잡고 있다.



청도레일바이크는 4인승으로 가족, 친구, 연인 등 다양한 여행객 모두에게 안성맞춤이다.

철길 아래로 펼쳐진 풍경을 벗삼아 나아가다 보면 푸른 넝쿨이 가득한 터널과 바람개비 동산 등 다양한 포토존을 지나게 된다.



그중에서도 제일가는 포토존은 알록달록 우산이 가득한 터널로 휑하니 뚫린 레일바이크 사방으로 인공 빗물이 안개처럼 촉촉하게 흩뿌려진다.



페달을 밟느라 지친 몸과 마음은 뿌려지는 인공 빗물과 함께 속시원하게 씻겨 내려간다.



▲ 청도 복숭아는 전국적으로 소문난 청도의 명물이다. 구릉이 많은 산지에서 일조량을 넉넉하게 받아 당도가 높고 과즙이 풍부하고 향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 청도 복숭아는 전국적으로 소문난 청도의 명물이다. 구릉이 많은 산지에서 일조량을 넉넉하게 받아 당도가 높고 과즙이 풍부하고 향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먹거리 천국, 청도 반시·추어탕·한재 미나리

청도는 계절별 먹거리가 풍부한 곳이다.

봄이면 한재마을에서 시작된 미나리로 부터 시작된다. 2월초~5월초까지 한재 미나리 단지에는 삼겹살을 굽는 냄새와 향긋한 미나리 향이 퍼지기 시작되면서 청도의 봄도 함께 찾아온다. 이맘때는 대구와 부산 등 인근 대도시지역에서 관광차가 줄지어 들어선다.



복숭아꽃이 청도군을 뒤덮기 시작하면 곧이어 복숭아의 달콤한 향이 코끝을 찌른다. 당도가 높고 향이 좋은 청도복숭아는 전국적으로 청도군의 특산물로 알려져 있다.



가을이면 씨 없는 감, 청도 반시가 본격적으로 출하된다. 가을에 청도에 가면 감나무가 온통 주홍빛으로 물들어 있다. 청도 반시를 활용한 감말랭이를 비롯한 감식초 등을 맛볼 수 있다.

청도 반시를 활용한 감와인 또한 청도군에서만 맛볼 수 있는 먹거리 중 하나이다.



또 청도지역 대표먹거리로 추어탕도 빠질 수 없다.

청도 추어탕은 다른지역의 추어탕 맛과는 구별된다. 시원한 국물에 시래기를 듬뿍 넣은 것이 특징이다. 동창천의 1급수를 사용하고 미꾸라지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잡어를 함께 넣어서 시원하고 깔끔한 맛을 더한 특이한 추어탕을 맛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청도에는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관광 명소와 청도 소싸움 테마파크(박물관), 소싸움 경기장(화양읍), 청도 와인터널(화양읍) 등이 있어 여름 최고의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다.



▲ 여름철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는 청도 와인터널의 모습. 터널 속은 한 여름에도 시원한 온도가 유지돼 여름에 더욱 인기다.
▲ 여름철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는 청도 와인터널의 모습. 터널 속은 한 여름에도 시원한 온도가 유지돼 여름에 더욱 인기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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