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많은 사람이 슬픔도 많아서 外

내 안의 깊은 내적 갈등을 어떻게 하면 속 시원하게 풀어낼 수 있을까? 누구에게나 막막한 이 명제를 명쾌하게 해결하는데 한줄기 희망의 빛이 될 신간을 소개한다.

▲ 힘들 때, 지칠 때
▲ 힘들 때, 지칠 때
◆힘들 때, 지칠 때/유진T.젠들린 지음/김성준 옮김/팬덤북스/264쪽/1만3천500원

누구나 한 번쯤 내 인생만 어딘가 막혀 답답하게 느껴지고, 내 인생만 옴짝달싹못하는 것 같고, 뭔가 느리게 진행되는 것 같은 느낌을 가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사실 나를 힘들게 하는 문제를 천천히 제대로 들여다보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포커싱’은 이를 스스로 찾아서 바꾸도록 도와준다.

스스로 마음을 치유하는 ‘포커싱 심리학’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신간 ‘힘들 때, 지칠 때’가 팬덤북스에서 출간됐다.

‘왜 심리 치료법이 효과가 없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는가’, ‘왜 치료를 했음에도 사람들의 삶을 성공적으로 바꾸지 못하는가’, ‘실패보다는 훨씬 드문 성공 사례에서 환자와 치료사는 도대체 어떤 일을 하는가’에 대한 궁금증에서 출발한 ‘포커싱’은 1960년대 초 시카고 대학의 심리학과 교수였던 유진 T. 젠들린이 개발한 심리 치유법이다.

포커싱은 실질적인 변화가 언제 우리의 내면에서 일어나는지 스스로 인지하고 경험하도록 도와주고, 전문가를 통하지 않고도 누구나 스스로 시도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집콕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유용한 심리 치료법이다.

기본적으로 포커싱은 다양한 심리 문제의 원인과 답이 몸에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내면에 주의를 기울여 몸의 반응에 집중하면 놀라운 심리 치유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

저자는 포커싱하는 법을 익히면 자신이 가진 많은 문제에 대해,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몸이 나름의 해답을 알려준다고 주장한다.

포커싱의 내면 행동은 6개의 활동으로 나뉘는데 이 책에는 포커싱의 주요 활동에 관한 자세한 설명과 구체적인 사례들이 제시 돼 있다.

책을 읽으며 자신에게 조금씩 적용하다보면 어느새 포커싱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물론 안고 있는 문제들이 단번에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좀 더 편안한 마음을 갖도록 도와주고, 정신적인 공황 상태를 진정시켜주고, 침착하고 순차적으로 마음 문제의 핵심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 사랑 많은 사람이 슬픔도 많아서
▲ 사랑 많은 사람이 슬픔도 많아서
◆사랑 많은 사람이 슬픔도 많아서/정용철 지음/좋은생각/200쪽/1만3천 원

‘좋은생각’ 창간 이후 기자, 사진가, 편집자, 발행인으로 살아온 저자 정용철이 중심에서 물러난 뒤 깨달은 삶의 진실에 대해 쓰고, 직접 찍은 사진을 엮었다.

이 책 ‘사랑 많은 사람이 슬픔도 많아서’는 인생의 가장자리에서 바라본 삶과 자기 성찰이 담겨 있다. 사람, 자연, 일, 말, 관계, 소통, 글쓰기 등 인생 보편의 주제를 다룬다.

하루하루를 전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며 살아가는 성장기로도 볼 수 있다.

소소한 그의 일상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우리 역시 눈부신 생의 진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30년간 ‘좋은생각’을 통해 아름다운 사람들의 밝고 따뜻한 이야기를 전한 저자에 대해 애독자들은 온기가 느껴지는 그의 글을 사랑하며, 좋은 잡지를 만들고 따뜻한 글을 쓰는 그를 당연히 좋은 사람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 역시 그런 줄 알았고 그래야 한다고 믿었다. 그런데 그는 ‘좋은생각’을 떠난 뒤 “한동안 ‘좋은생각’이 나의 분신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아주 잘못된 생각이었다”고 고백한다.

그는 ‘좋은생각’이 한 일 중에 가장 멋진 일은 실제를 보여 준 것이라고 말한다. 독자가 독자의 글을 읽으며 끊임없이 서로를 확장시켜 나가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글을 통해 자기를 발견하고 살아가는 힘을 얻는 것이다.

우리 역시 이 책 ‘사랑 많은 사람이 슬픔도 많아서’를 통해 그의 진솔한 고백을 들으며 그의 삶을 더 알고, 닮고 싶어진다.

이제야 알게 된 것들을 신기해하고 내면을 성찰하며 한 발 한 발 자신이 바라는 삶을 향해 나아가는 그를 응원하게 된다.

저자는 지난날 삶이 자신을 속인다고 생각했다. 가난했고, 원하는 학교에 들어가지 못했고, 스스로 능력이 부족하다고 여겼다.

그러나 이제는 안다. 삶이 나를 속인 게 아니라 내가 삶을 속였다는 것을, 좋은 것만 바라고 준비 없이 나 자신을 높이려고만 했다는 것을, 삶이 내 안에서 자기 일을 할 수 있도록 나를 잘 준비하고 있으면 된다는 것을.

▲ 법륜스님의 행복
▲ 법륜스님의 행복
◆법륜스님의 행복/법륜 지음/최승미 그림/나무의마음/280쪽/1만4천 원

지난 30년 동안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115개 도시의 강연장과 길 위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온 법륜스님이 행복에 대한 간절한 물음에 응답한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저자에게 던진 질문과 그 답변 중 가장 많은 공감과 뜨거운 호응을 얻었던 내용을 엄선한 행복 안내서인 셈이다.

지금까지 저자가 세상에 내놓은 책들이 주로 즉문즉설을 통해 질문자들과 나눈 인생 상담 내용을 주제별로 정리한 것이었다면, 이 책은 온전한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는 수행차원에서 개인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주로 강조했다면 이 책에서는 행복의 수레를 끄는 또다른 바퀴인 사회문제도 함께 다루고 있다.

결국 개인의 마음(씨앗)과 사회적 조건(밭)을 함께 가꿔야 온전하게 행복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의 행복론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의 전반부에서는 무의식속에 잠재된 인간의 심리와 욕구, 관계 맺기에서 오는 갈등과 같은 개인적 문제를 다뤘다.

또 후반부에서는 사는 게 바쁘다거나 직면한 현실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애써 외면해왔던 사회의 구조적 모순까지 우리의 행복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분석하고 그에 대한 지혜로운 해법을 들려준다.

이 책은 현실생활과 동떨어진 공허하고 허황된 이야기는 모두 걷어내고 오직 삶의 현장에서 일어나는 구체적인 괴로움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러다보니 달콤하고 친절한 말로 건네는 위안과 위로를 기대한 이들에게 에둘러 표현하지 않고 정곡을 찌르는 저자의 화법이 너무 냉정하거나 직설적으로 느껴질지도 모른다.

어쩌면 일부만 보고 세속을 떠난 출가자가 물정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평가절하 할지도 모른다. 특히 종교가 다르고 질문자와 처한 상황이 다르다는 이유로 자신과는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외면하기 쉽다.

그러나 저자는 어떤 질문을 받든 질문자의 처지를 고려하면서도 한편으로 남 탓, 환경 탓하다가 결국에는 자기비하와 자기학대를 거듭하며 고통을 확대재생산하는 보통의 사람들이 더는 괴로움 속에서 헤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과 해법을 책에 담았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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