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해숙

대구지방보훈청 보훈과장

많은 비가 왔던 장마철이 지나고 어김없이 뜨거운 8월이 찾아왔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코로나19와 집중호우로 어려운 가운데 맞이하는 광복절의 의미가 남다르다.

나라를 잃은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국권 회복의 희망을 잃지 않고 목숨 바치신 순국선열들과 단합된 힘으로 독립만세를 외쳤던 이름 없는 민초들의 애국정신에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이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광복(光復)’은 말 그대로 ‘빛이 되돌아왔다’라는 의미다. 비참하고 고통스러웠던 일제 강점기에서 우리 민족이 독립을 이룬 것을 빛을 되찾은 데 비유한 것이다. 이런 우리민족의 역사적 순간마다 우리 곁에 있던 것이 바로 태극기다.

태극기는 1919년 3월1일 독립만세를 외치던 간절한 순간에도, 1945년 8월15일 광복이 된 기쁨의 순간에도 온 국민을 하나로 결집시키는 힘을 발휘했다. 오늘날에 이르러서도 올림픽이나 월드컵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세레머니로 온 경기장을 누비는 자랑스러운 순간에 온 국민을 하나로 만들고 있다.

이렇게 국민을 하나로 만드는 상징인 태극기가 최근 들어 대립의 장의 상징으로 표현이 되기도 해서 매우 안타깝지만, 여전히 태극기는 대한민국 국민의 가슴 속에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하며 국민을 하나로 결집시키고 있다. 이번 광복절 역시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전 국민이 태극기를 게양하기를 바란다.

지난해 한 매체에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성인 4명 중 3명이 광복절에 태극기 게양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2년 전보다 약 20% 증가한 수치였다. 그러나 실제로 주변을 둘러보면 온라인 설문 결과와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볼 수 있다. 마음은 있으나 실행에 옮기기 어렵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인데 실제 가정에서 태극기를 게양하기 어려운 요소는 어떤 것이 있을까.

태극기나 게양대가 없을 수도 있고, 특히 고층아파트에서는 태극기가 바람에 날려 안전사고를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로 게양이 곤란하다는 애로사항도 있다고 한다.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은 국경일에 SNS에 태극기 이미지를 게시하며 나름의 애국심을 표현하기도 한다. 이처럼 세대불문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은 같지만 표현하는 방법에 차이가 있는 현상들을 보며 태극기를 게양하는 패러다임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우선은 국기를 게양하면서 국민으로서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기본이다.

올해 제75주년 광복절을 맞아 집집마다 태극기를 게양해서 75년 전 그 날, 광복을 맞기까지 희생한 선열들의 고귀한 정신을 기억하며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보는 소중한 날이 됐으면 한다.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