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시장 닭똥집골목, 10억 원 들여 테마로드 사업 추진||‘평화시장 닭똥집골목’에서 ‘대

▲ 대구 동구의 대표적인 먹거리골목 ‘평화시장 닭똥집골목’이 ‘대구 닭똥집골목’이라는 새 간판을 달고 재탄생한다. 사진은 대구 평화시장 닭똥집거리의 모습.
▲ 대구 동구의 대표적인 먹거리골목 ‘평화시장 닭똥집골목’이 ‘대구 닭똥집골목’이라는 새 간판을 달고 재탄생한다. 사진은 대구 평화시장 닭똥집거리의 모습.




40년간 애매한 ‘동거’를 이어오던 닭똥집골목과 평화시장이 곧 결별한다.

40년 간 명맥을 이어온 대구의 대표적인 먹거리골목 ‘평화시장 닭똥집골목’이 ‘대구 닭똥집골목’이라는 새 간판을 걸고 다시 출발하기 때문이다.

닭똥집골목이 평화시장과 인접한 곳에 있다 보니 대부분의 시민과 방문객들은 닭똥집골목이 평화시장에 속한 업소들이 모인 곳이라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닭똥집골목과 평화시장은 위치적으로 붙어 있을 뿐, 전혀 다른 별개의 업장이다.

닭똥집골목은 1972년 현 평화시장 인근 한 상가에서 유래했다.

당시 평화시장 인근에는 인력시장이 섰었고, 그날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술로 아쉬움을 달래려 인근 상가들을 찾았다.

이들의 가벼운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개발한 것이 현재 닭똥집골목의 유래가 된 튀김 똥집이다.

흔히 알고 있는 평화시장이라는 이름은 정식 재래시장이 아닌, 지역 기업 A사의 회사법인 이름이다.

A사가 소유한 평화시장 상가와 인근 상권, 그리고 닭똥집골목까지 묶어 ‘평화시장’으로 통용돼 왔다.

하지만 평화시장이라는 이름은 전국적으로 서울, 부산, 김천, 대구 등에 있어 혼동을 줄 수 있는데다 인근 낙후된 상권까지 연상시킬 수 있어 브랜드 가치 확립을 위해서는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때 최대 58개의 업소가 북적거리며 대성황을 누렸던 ‘평화시장 닭똥집골목’은 현재 골목경제 침체와 주변 일대의 노후화 등으로 업소가 24개까지 줄어든 상태다.

대구 동구청은 최근 동구 신암동 일원에 있는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 명품테마로드 조성 사업’에 대한 연구용역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지역골목경제 융·복합 상권 개발 사업’에 평화시장 닭똥집골목이 선정됨에 따라 추진됐다.

동구청은 2022년까지 국·시비 10억 원을 투입해 낙후된 평화시장 닭똥집골목의 브랜드 가치창조와 테마거리 특화환경 조성에 나선다.

이번 용역 착수보고회에서 가장 눈에 띈 변화는 기존 ‘평화시장 닭똥집골목’을 ‘대구 닭똥집골목’으로 간판을 바꿔달기로 한 것이다.

동구청 관계자는 “닭똥집 특화 골목은 전국에서 대구 동구가 유일하며, 특히 대구는 치맥산업이 활성화 돼 연계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닭똥집골목이 그저 그런 동구의 로컬 맛집이 아닌 전국적인 먹거리골목으로 도약을 위해서는 지역적 특색이 강한 평화시장의 꼬리표를 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그간 평화시장 닭똥집골목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려온 평화시장 및 인근의 상인들의 강한 반발이 우려된다는 것.

평화시장 관계자는 “평화시장과 닭똥집골목은 떼려야 뗄 수가 없는 관계”라며 “충분히 평화시장이라는 이름을 쓰면서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동구청 장무길 식품산업과장은 “닭똥집골목의 원조가 된 평화시장은 스토리텔링을 통해 재조명할 것”이라며 “이번 사업은 단순한 먹거리골목 사업이 아닌 사실상 도시재생사업이다. 대구 닭똥집골목이 전국적인 명소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 1990년대 최대 58개 업소가 북적거리며 성황을 이루던 대구 평화시장 닭똥집골목은 골목경제 침체와 일대 낙후화 등으로 현재 운영업소가 24개까지 줄어든 상태다.
▲ 1990년대 최대 58개 업소가 북적거리며 성황을 이루던 대구 평화시장 닭똥집골목은 골목경제 침체와 일대 낙후화 등으로 현재 운영업소가 24개까지 줄어든 상태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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