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예정자 측, 공익사업으로 서구청과 한전이 사업비 부담해야 ||서구청은 공익사업 아냐…예

▲ ‘청수 주택 재건축 정비사업’ 공사가 추진 중인 대구 서구 내당동 해당 부지 인근 모습. 이곳의 입주 예정자들은 서구청에 ‘한전 지중화 사업’을 요구하고 있다.
▲ ‘청수 주택 재건축 정비사업’ 공사가 추진 중인 대구 서구 내당동 해당 부지 인근 모습. 이곳의 입주 예정자들은 서구청에 ‘한전 지중화 사업’을 요구하고 있다.




대구 서구 내당동에서 ‘청수 주택 재건축 정비사업(이하 청수 정비사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이 사업으로 지어 질 아파트의 입주 예정자들이 아파트 인근에 ‘한전 지중화 사업(이하 지중화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며 서구청과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입주 예정자들은 안전 위험과 통행 불편 등 불안감을 호소하며 서구청이 예산을 투입해 지중화 사업을 시행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구청은 사업비 분담으로 인한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원인자 부담 원칙을 내세우며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구청의 판단은 공익 목적이 아닌 만큼 관련 규정에 따라 원하는 쪽이 사업비를 내야 한다는 논리다.



청수 정비사업은 내당1동 202-1번지에 지하 2층~지상 30층, 7개 동 902세대(연면적 14만108㎡) 규모의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며 2022년 준공 예정이다.

문제는 입주 예정자들이 1~2개월간 서구청에 ‘지중화 사업’을 요구하는 민원을 수십 차례 제기하는 과정에서 구청과의 입장차가 벌어진 것.

입주 예정자들은 서구청에 ‘아이들 등‧하굣길이 위험하다’, ‘전신주와의 외부 마찰로 인한 안전 위험으로 안심할 수 없다’, ‘상권 활성화와 정주여건을 보장해 달라’ 등의 민원을 제기했다.



특히 입주 예정자들은 서구 곳곳에서 진행되는 재건축‧재개발 사업 중 청수 정비사업의 속도가 가장 빠르기 때문에 지중화 사업의 명분이 충분하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한 입주 예정자는 “지역 발전을 위해 서구도 살기 좋은 지역이라는 인식이 생겨야 한다”며 “내당동의 정주여건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구청의 대승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민원이 이어지자 서구청은 한국전력 등 관계 기관들과 ‘한전 지중화 사업’ 추진에 대해 검토했다.

하지만 한전 지중화 사업은 해당 정비사업 조합이 직접 시행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중화 사업이 재건축 정비사업 계획 당시 결정된 사항도 아니고, 구청이 직접 한국전력에 지중화 사업을 요청할 경우 사업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것.

현행법상 한전의 지중화 사업은 원인자가 100%를 부담하지만 공익을 목적으로 지자체가 요청할 경우 한국전력과 해당 지자체가 각각 50%씩 분담하도록 돼 있다.

예산 투입에 부담을 느낀 탓인지 서구청은 지중화 사업비용에 대한 원인자 부담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서구청 관계자는 “공익을 위한 지중화 사업이 약속된 것도 아니고,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예산 부족 등으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많다”며 “조합 측에서도 한전 지중화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원인자 부담 원칙으로 해당 시행사 측과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전했다.









이동현 기자 leed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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