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교황 비오12세를 살린 신비의 물질 로얄제리로 부자농부를 꿈꾼다||효능이 뛰어난 생
◆피자집 사장에서 양봉가로 변신한 자연형 인간
스스로 자연형 인간이라고 말하는 엄 대표에게 양봉은 세 번째 직업이다. 첫 직장은 건설 회사였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를 맞으면서 회사가 구조조정을 시작하자 회사를 떠났다. 다음으로 시작한 직장은 피자전문점이었다. 취업이 아니라 경영인이었다.
◆로열젤리는 무엇인가
신비의 물질로 불리는 로열젤리는 육아를 담당하는 어린 일벌의 인두선에서 분비하는 유백색의 물질이다. 단백질과 비타민, 미네랄, 아미노산 등 다양한 영양소를 품고 있어 장수식품으로 불린다.
◆정성으로 모으는 생로열제리
로열젤리는 꿀벌과 사람이 만들어 내는 정성의 결정체다. 까다롭고 세심한 작업이다. 계상(2층 벌통) 중간에 격왕판을 설치해 여왕벌이 1층에만 머물게 한다. 격왕판에는 일벌만 드나들 수 있는 작은 구멍이 뚫려 있어 몸집이 큰 여왕벌은 통과하지 못한다.
◆세 번 이사한 꿀벌
양봉교육을 이수하고 본격적인 준비를 하는 과정에 뜻밖의 선물이 들어왔다. 집 앞 고추밭에 분봉한 벌떼가 날아든 것이다. 주인이 없는 꿀벌이라 하나님이 주신 선물로 생각하고 벌통에 거두어 들였다.
밀원이 좋은 산 밑에 봉장을 마련하고 벌통을 옮겼으나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경험부족으로 음달에 봉장을 마련한 탓에 벌들의 활동이 현저히 떨어졌다. 해가 문제였다. 아침에 늦게 뜨고, 저녁에는 일찍 졌다. 꿀벌들도 해를 따라 늦게 일어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부지런하다는 꿀벌을 게으름뱅이로 만들어 버렸다.
◆양봉의 새로운 길
올해 벌꿀은 유례없는 흉작이다. 특히 아카시아 꿀이 그렇다. 생산량이 평년의 10% 수준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벌꿀 생산은 아카시아가 좌우한다. 가장 큰 밀원 수였던 아카시아의 노령화와 기후변화가 원인이다.
도시에서 공부하는 자녀들이 농장운영에 참여하겠다고 하고 있어 조만간 체험농장은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부부는 생로열제리 생산에 전념하고, 자녀들은 체험농장을 운영하는 계획이다. 가족단위로 운영하는 알찬 6차 산업화로 나가는 것이다.
글·사진 홍상철 대구일보 객원편집위원
경북도농업기술원 강소농 민간전문위원
김종엽 기자 kimjy@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