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공포에 여행 포기하고 집콕 선택 늘어||맘들 사이에서 베란다 파크 꾸미기 유행

▲ 28일 대구지역 맘 카페에 올라온 ‘베란다 파크’의 모습. 최근 SNS 등 온라인상에서는 ‘베란다 파크’ 꾸미기가 유행이다.
▲ 28일 대구지역 맘 카페에 올라온 ‘베란다 파크’의 모습. 최근 SNS 등 온라인상에서는 ‘베란다 파크’ 꾸미기가 유행이다.




코로나19가 여름 휴가철 모습도 확 바꿨다.

숙지지 않는 코로나19 공포로 여름 휴가철을 맞은 시민들이 불특정 다수와 마주치는 여행을 가는 대신, 자택에서 휴가를 보내려는 ‘홈캉스’가 유행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집집마다 빨래를 널어놓는 공간역할을 해왔던 베란다가 새로운 휴가 공간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두 아이의 엄마인 김기은(35·여·수성구)씨는 최근 아파트 베란다를 실내 물놀이장으로 꾸며놓은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코로나19 감염공포 속에서 휴가철에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것이 꺼림칙했던 터에 최근 온라인을 통해 ‘집터 파크 꾸미기’ 문화를 접하고, 즉시 에어풀장 관련 용품들을 마련해 아이들에게 물놀이장을 제공한 것.



이처럼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발생하는 휴가철 신풍속도로 온라인상에는 ‘스테이케이션(Stay+Vacation)’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스테이케이션은 ‘머문다’는 뜻인 ‘Stay’와 휴가를 뜻하는 ‘Vacation’이 결합된 말로, 집에서 머무른다는 의미에서는 이미 익히 알려진 ‘집콕’과 유사하지만, 단순히 집에서 휴식만 하는 것과는 달리 즐길 거리를 집으로 끌어들여 휴가 형태로 즐긴다는 차이가 있다.



이중 그동안 집에서 별로 활용하지 않던 공간인 베란다가 스테이케이션의 핵심 공간으로 떠올라 주목받고 있다.



요즘 아이를 키우는 ‘맘’들 사이에서는 집 안 베란다에서 휴가철 물놀이 공간을 꾸며 SNS에 사진을 올리는 것이 인터넷 ‘밈’(Meme, 짧은 시간 동안 넓은 범위에 퍼져 유행을 타는 문화현상)이 될 정도다.



덩달아 실내 물놀이 용품도 호황을 맞고 있다.

옥션에 따르면 최근 한 달(6월 27일~7월27일)간 실내에 설치하는 수영 풀장의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100% 이상 늘었다.

욕실이나 베란다에 설치하는 유아 풀장 비품 판매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업계 관계자는 “언택트 레저 생활의 확대로 여름철 물놀이 트렌드가 변하며 기존 수영복과 비치웨어의 수요가 실내용 물놀이 용품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이러한 시장의 수요를 반영해 앞으로 실내용 물놀이 용품을 확대 진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남대 허창덕 교수(사회학과)는 “코로나19 유행 후 처음 맞는 여름은 여러모로 전과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휴가철 풍경도 예외는 아니다”며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을 자제하고 비 대면을 선호하는 언택트 형태의 휴가문화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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