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재 정치부 부장
▲ 이창재 정치부 부장
온통 분열이다. 대구시민들을 하나로 묶을 공감대 확산이 시급하다.

대구 정치권 얘기다.

지난 4년여간 지방선거와 총선을 지나면서 대구 정치권이 여야 가릴 것 없이 쪼개지고 있다.

올해는 특히 코로나19 사태 속 지역민들은 코로나19 최강 ‘백신’으로서의 진면목을 그대로 보여줬지만 정작 모범을 보여야 할 대구 정치권은 분열 양상이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야당이면서도 여전히 여당 행세를 하고 있는 미래통합당도 모두 시민들에게 지지를 못 얻고 있다.

스스로 자멸이라 칭할 정도도 여야 집안내 분열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소속 된 정치인들 모두 이기주의 정치 성향을 버리고 지역민들에게 희망을 줘도 시원찮을 시점인데 이전과 달라진게 없다.

실제 7월 한 달 동안 펼쳐진 후반기 지방 의회 의장단 선거에 나선 통합당 기초의원들의 분열은 지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기에 충분했다.

극심한 이기주의 행태에 빠진 여야 소속 지방의원들이 차기 선거 승리를 노리는 욕심 탓으로 보여진다.

후반기 기초의회 의장단 선거는 파열음이 나지 않는 곳이 거의 없을 정도다.

의장 자리를 놓고 금품설 의혹이 불거지는 가 하면 같은 당 소속 의원들간 마타도어가 곳곳에 이어지면서 씁쓸한 뒤끝만 시민들에게 선사해 줬다.

통합당 지방의원들의 분열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약진한 여당인 민주당 의원들에게 의장단 자리를 뺏기는 수모(?)로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이 득세한 기초의회에선 이들의 선거 전략에 말려 간신히 힘없는 한두석의 상임위원장 자리를 얻는데 그친 반면 통합당 의원들이 득세한 기초의회 의장단 선거에선 통합당 의원들의 분열로 소수의 민주당 의원들에게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자리를 동시에 내주는 사태도 속출했다.

대구시의회 의장단 선거 역시 역대이래 처음으로 15대 15의 동수로 연장자 우선 의장을 탄생시키면서 의원들간 단합을 놓고 극심한 후유증이 우려되고 있다.

대구시의회 민주당 소속 의원 5명의 표심이 승패를 갈라놓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소속 5명의 의원들도 8월에 있을 민주당 당 대표 선거를 놓고는 분열양상이다.

지역 출신 김부겸 전 의원의 당대표 만들기에 뜻을 모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 모 의원이 이낙연 전 총리 지지세에 힘을 보태면서 쪼개졌다.

이처럼 5명의 의원들간 단합도 되지 않는데 나머지 25명의 통합당 의원들간 단합을 기대하는 건 지나친 욕심일 수도 있겠다.

기초 광역 의원들의 화합을 조정해야 할 대구지역 국회의원들도 문제다.

통합당 소속 의원들간 이전 투구를 사전에 막고 파열음을 봉합, 오로지 시민 하나만 바라본 단결된 모습을 보여야 했지만 국회의원들은 후반기 의장단 선거엔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누구랄 것도 없이 철저하게 의장단 선거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소신만 밝혔을 뿐이었다.

이런 분위기면 차기 지방선거 공천권 행사도 하지 않을 것 같다는 기대를 해도 좋을 것 같다.

광역·자치단체 의장단 선거에 무심했던 이들이 국회 등원 한달 동안 보여준 것은 봇물같은 법안 발의다.

문제는 대구시민을 위한 법안발의는 눈을 뜨고 찾기 힘들다는 것.

몇몇 의원들의 지역구 챙기기를 제외하고는 코로나 최강 백신이란 자부심을 가진 대구시민을 위한 진정성 있는 국회의원으로서의 행보가 있었던지 묻고 싶을 정도다.

권영진 대구시장의 정책 행보를 두고도 여야 모두 사분오열식 반응이다.

권 시장이 최근 민주당 홍의락 전 의원을 경제부시장으로 영입하는 획기적 인사를 단행했지만 정치권의 반응은 냉랭하다.

통합당 소속 지방의원과 당직자들은 민주당에 차기 시당 자리를 주는 정치적 자리깔기라고 조롱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고 집권 여당은 여당대로 홍 경제부시장의 당이탈을 두고 이제는 우리당 소속이 아니라고 내동댕이 칠 기세다.

권 시장의 정책 하나 하나를 두고도 말들이 끊이지 않으면서 민심도 덩달아 쪼개지고 있다.

대구는 여전히 힘들다. 갈라진 민심을 하나로 묶고 앞을 향해 바른 걸음을 내디딜 수 있도록 시민을 움직일 수 있는 대구 정치권의 단합과 분발이 시급하다.



이창재 기자 lcj@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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