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행정수도 이전을 주도했던 미래통합당 김병준 세종시당위원장은 27일 “정부가 부동자금을 관리를 못하는 상황에서 수도 이전이든 공공기관 이전이든 이야기만 꺼내놓으면 거기가 투기장 화(化)가 된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 정부 출범한지 벌써 3년인데 그간 뭐하고 있다가 아무 말도 안 하고 있다가 갑자기 (행정수도 이전론을)던지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와 그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직 준비가 덜 돼 있는 것 같다”며 “고민이 아직 짙지 않다”고 했다.

실제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지난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행정수도 이전론을 언급한 후 세종시 아파트 호가가 1~2억 원 올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 매매 가격은 올해 들어 이달 중순까지 7개월간 20.19% 올랐는데 이는 전국 상승률 1위다.

김 위원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같은 경우 균형발전회의를 70여회 했는데 그중에 30번 가까이 참여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며 “그런데 문 대통령 같은 경우는 회의에 참석한 게 초기에 한 번 정도일 것이다. 그러니까 (여권에서 수도 이전에 대한) 고민 정도가 낮다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기왕에 이렇게 던졌으면 이것을 받아서 제대로 된 수도 이전의 대안을 마련해야 된다. 아주 아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서는 찬성의 뜻을 내비쳤다.

이어 “실질적으로 저는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서 우리가 좀 더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추진해야 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한다”며 “우선 지금 통합당 내에 특별기구가 먼저 나와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런 다음에 당론을 정하고 여당하고 접촉을 하면서 여당이 낼 수 없는 안을 내야 된다”며 “좀 더 자유주의적이고 분권과 자유를 중시하는 자유주의적 입장에서 야당이 안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수도 이전과 관련해 개헌론이 부상한 데 대해선 “개헌을 하면 제일 좋지만 어렵다는 걸 우리는 다 안다”며 “세종시에 국회 제2원을 설치한다거나 대통령 제2집무실을 설치하는 등으로 관습을 바꾸면 가능하다”고 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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