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수돗물 여파로 불안한 대구지역 수도용품(필터) 불티나게 팔려||코로나19 장기화로

▲ 최근 수도권에서 발생한 수돗물 유충 여파로 대구지역에서도 수도용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사진은 코스트코코리아 대구점에 있는 수도용품(필터) 매장이 거의 텅비어 있다.
▲ 최근 수도권에서 발생한 수돗물 유충 여파로 대구지역에서도 수도용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사진은 코스트코코리아 대구점에 있는 수도용품(필터) 매장이 거의 텅비어 있다.


전국적으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는 수돗물 유충발생 여파가 대구에도 미치기 시작했다.

수돗물 불신으로 인해 ‘수도용품(필터)’과 생수 등 안전한 물을 먹기 위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특히 시민들이 직접 가정 내 수도필터를 교체하기 시작하면서 코로나19 초기 ‘마스크 대란’에 이어, 이번 여름철엔 ‘수도 필터 대란’까지 이어질까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대구지역 대형마트마다 수돗물 유충을 걸러내기 위한 품목(필터)들에 대한 구입문의와 함께 직접 구입해 설치하려는 시민들이 늘어나면서 필터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21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대구 6개점의 수도용품(샤워 필터 등) 매출이 전월(지난달 15~22일) 대비 21.5%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16.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코스트코의 경우 기존 판매 제품이 매진돼 다른 필터 제품으로 채워 넣기도 했다.

지난 13일부터 1주일 동안 10배나 늘어난 온라인 판매까지 포함할 경우 필터 제품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대구는 깔따구 유충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의 설명에도 시민들 사이에 수돗물 불신현상이 높아진다는 걸 방증하고 있다.

수성구 지산동의 한 아파트에 사는 이모(33)씨는 “아이들 건강염려로 지난 주말 가정 내 모든 수전마다 필터를 설치했다”며 “부엌 싱크대 수전에 설치한 필터는 곧 누렇게 변해 음용은 물론 아이들 목욕시키기에도 겁난다”고 말했다.

▲ 가정용 욕조에 필터를 장착한 모습
▲ 가정용 욕조에 필터를 장착한 모습


▲ 부엌 수도에 필터를 장착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 부엌 수도에 필터를 장착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 가정용 욕실 샤워기에 부착한 어린이용 필터 모습
▲ 가정용 욕실 샤워기에 부착한 어린이용 필터 모습
신혼부부인 노모(30·수성구 만촌동)씨 부부도 “주변 사람들 모두 필터를 구입해서 설치하는데 저희들도 구입해야겠다”며 “녹물만 걱정했더니 이제는 벌레까지 나온다는 소식에 대구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고 걱정했다.



이같은 현상은 1991년 구미 페놀파동부터 2009년 다이옥산 등 유해물질 배출, 2018년 과불화화합물 논란 등 잊을만하면 발생한 낙동강 수돗물 오염사태로 피해를 본 대구시민들의 트라우마도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필터 설치에서 나아가 대구에서 생수 사재기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대구의 대형 마트 등에서는 생수를 구입하려는 시민들이 급증하면서 재고가 다 떨어지는 등 생수부족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다.



대형마트 담당자는 “올여름 날씨가 시원해서 예년에 비해 크게 생수판매량이 늘어나지 않았는데 지난주 수돗물 사태발생 이후 생수를 대량 구입하려는 시민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대구 수돗물의 안전에 대한 시민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대구 수돗물은 안전하다. 그럼에도 불안해하는 시민들을 위해 본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수돗물 유충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설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김지수 수습기자 jisukim@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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