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KEC 공장 유해물질 유출 관련 시민들 혼선

▲ 21일 유해화학물질인 트리클로로실란이 유출된 KEC 구미공장 전경.
▲ 21일 유해화학물질인 트리클로로실란이 유출된 KEC 구미공장 전경.
구미시 공단동 KEC 반도체 공장의 유해화학물질 유출 사고와 관련 경북도와 구미시가 시민들에게 발송한 긴급메시지가 오히려 대피에 혼선을 줬다는 지적이다.

21일 오전 1시47분께 KEC 구미공장에서 유해화학물질인 ‘트리클로로실란’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현장에 있던 작업자 7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7명 모두 귀가 조치됐다.

이에 경북도는 안전안내문자를, 구미시는 안전안내문자와 긴급재난문자를 긴급메시지로 발송했다.

긴급문자메시지는 자연재해와 재난발생 시 시민들에게 발송하는 긴급 알림이다. 그런데 경북도는 긴급재난 문자를 보내야 하는 상황에서 안전안내 문자를 발송하고, 구미시는 안전안내 문자와 긴급재난 문자를 바꿔 전송해 논란이 되고 있다.

긴급재난 문자는 위급재난문자, 긴급재난문자, 안전안내문자 등 세 가지로 나뉜다. 위급재난문자는 전쟁 상황 등에서 공습 경보발령 시 발송되며 60㏈ 이상, 긴급재난문자는 각종 재난 시 주민대피 상황을 알리거나 민방위 경계경보 발령용으로 40㏈ 정도의 착신음이 들린다.

이에 비해 안전안내문자는 재난 유형에 따른 안전 정보를 안내할 목적으로 쓰이는데 일반 문자와 같은 크기의 착신음을 설정하고 있다.

이런 규정에도 불구하고 경북도는 이날 오전 2시43분에 경보음이 들리지 않는 안전안내문자를, 구미시는 이보다 늦은 오전 3시10분에 안전안내문자를 각각 발송했다.

특히 구미시는 상황이 마무리된 오전 4시12분에 유해화학물질 차단을 완료했다는 내용을 경보음이 울리는 긴급재난문자로 발송해 시민들의 새벽잠을 깨웠다.

긴급문자메시지와 관련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경북도는 유해화학물질 유출 사실을 알리면서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고 한 반면 구미시는 창문을 닫고 실내에 대피하라고 안내해 시민들에게 혼선을 줬다.

긴급문자메시지를 받은 시민들은 황당하다는 표정이다.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시민 김모씨는 “새벽에 경보음이 울려 깼는데 유해화학물질 처리를 완료했으니 안심하라는 내용이어서 뜬금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보다 앞서 온 안전안내문자를 보고 더욱 어이가 없었다”며 “긴급재난 상황에는 경보음이 울리지 않고 사고가 마무리된 후에 경보음이 울리면 어쩌라는 말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박재범 구미시 안전재난과장은 “경북도 등 광역지자체는 재난상황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대부분 기초자치단체는 야간에 사고가 발생하면 당직이 긴급문자메시지 등을 발송하게 되는데 당직자가 당황해서 잘못 보낸 것 같다”며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노후된 공단 특성을 고려한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신승남 기자 intel88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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