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9일까지, 한국의 전통공예 시리즈 ‘우리 옷과 금박’개최

▲ 국립대구박물관(관장 함순섭)이 11월29일까지 테마전시실에서 진행하는 '우리 옷과 금박'전시는 한국 전통 공예를 주제로 기획하고 있는 연속 전시의 첫 번째 주제이다. '영친왕비 당의'
▲ 국립대구박물관(관장 함순섭)이 11월29일까지 테마전시실에서 진행하는 '우리 옷과 금박'전시는 한국 전통 공예를 주제로 기획하고 있는 연속 전시의 첫 번째 주제이다. '영친왕비 당의'
조선왕실 마지막 왕비의 의복에는 500년 조선왕조 영욕의 세월이 화려한 금박 장식으로 고스란히 남아있다. 금을 얇게 편 금박으로 화려하게 멋을 낸 조선시대 궁중 복식은 금박 문양이 갖는 의미와 장인의 숨결이 스며있다.

우리 전통 금박술의 아름다움을 살펴보고 금박 공예의 전통과 계승 과정을 이해하는 의미있는 전시가 국립대구박물관에서 열린다.

국립대구박물관이 11월29일까지 테마전시실에서 진행하는 ‘우리 옷과 금박’전시는 한국 전통 공예를 주제로 기획하고 있는 연속 전시의 첫 번째 주제이다.

이번 기획전 전시품은 국립고궁박물관과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출품한 궁중 한복과 금박을 붙이는데 사용한 문양판 등 모두 22점이다.

▲ 사진은 금박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대란치마'
▲ 사진은 금박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대란치마'
특히 눈에 띄는 전시품은 금박이 화려한 영친왕비의 당의와 치마다.

이번 전시품을 포함해 영친왕 일가족의 복식은 조선 왕실의 마지막 장인들이 남긴 작품으로 당대 최고의 솜씨와 정성이 담긴 궁중 복식의 정수로 평가받는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이 영친왕 일가족의 복식이 조선 왕실의 복식사와 의장의례에 중요한 사료적 가치가 있음을 인정해 국가지정문화재(중요민속자료 제265호)로 지정하기도 했다.

영친왕비의 당의는 궁중에서 평상시에 소례복으로 주로 입는 옷이다.

옥색의 ‘도류불수문단’으로 지은 겹 당의이며, 당의의 앞과 뒤 그리고 깃에는 ‘수(壽)’와 ‘복(福)’ 두 글자를 금칠했다.

궁중에서 사용하는 도류불수문은 복숭아·석류·불수감(부처의 손을 닮았다는 불수감나무)무늬가 함께 어우러져 있는 것으로 각 과실의 꽃과 잎을 화려하게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함께 전시된 ‘대란치마’는 조선 왕실과 대한제국 황실 여성이 적의나 원삼 등으로 예복 차림을 할 때 하의로 갖추어 입는 옷이다.

▲ 국립대구박물관 진행하는 '우리 옷과 금박'전시는 한국 전통 공예를 주제로 한 기획전이다. 사진은 '대란치마 문양'
▲ 국립대구박물관 진행하는 '우리 옷과 금박'전시는 한국 전통 공예를 주제로 한 기획전이다. 사진은 '대란치마 문양'
치마를 장식하기 위한 ‘스란단’이 치마의 아래쪽에 2단으로 부착돼 있다. 스란단에는 한 쌍의 봉황이 구슬을 중심으로 서로 마주보고 있으며 여백에는 구름이 가득한 운봉문(구름과 봉황무늬)을 금박했다.

전시실에서 만난 직장인 김수인(45)씨는 “평소 우리 한복에 관심이 많아 가족과 함께 이번 전시 관람에 나섰는데 금박 공예가 생각했던 것보다 정교하고 화려해서 구경하는 내내 황홀한 기분”이라며 “예전의 화려한 금박 공예술이 후대에까지 꾸준히 이어질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금박공예는 근대로 접어들면서 기계가 금박을 만들고, 복식 유행도 바뀌면서 금을 입히는 장인인 ‘부금장’을 중심으로 겨우 명맥을 유지해 나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국립대구박물관 함순섭 관장은 “현재는 금박 공예가 명맥을 겨우 이어나가는 정도이지만 사실 금박공예는 고려시대부터 내려온 문화로 역사적 의의는 대단히 크다”며 “우리 옷을 장식한 금박 공예는 오랫동안 신분과 부귀를 나타내는 상징물이었으며 조선시대 와서는 화려한 궁중 복식으로 전승돼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전시에서는 국가무형문화재 명예보유자의 작품도 함께 전시해 금박공예의 전승과정도 엿볼 수 있다.

▲ 사진은 영친왕비의 당의 문양.
▲ 사진은 영친왕비의 당의 문양.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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