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동해안 지역 주민들의 숙원인 포항지역 의과대학 설립이 구체화 되고 있다.

정부·여당이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나선 때문이다. 전국에서 새로이 의대를 유치하겠다고 나선 지역도 포항을 비롯해 목포, 순천, 남원, 창원 등 5~6곳에 이르러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지자체 등 추진주체의 치밀한 전략이 요구된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총선 이후 당·정·청은 공공의대 설립과 의대 정원 확대를 논의해 증원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구체적 추진 방향은 다시 당정협의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도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증원 필요성은 누구나 동의하지만 첫 시작은 조심스럽게 작은 규모로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며 점진적 확대 방침을 전했다.

포항지역 의대 설립은 그간 지자체와 지역 시민단체, 정계 등을 중심으로 꾸준히 이어져 왔다. 그러나 많은 지역민들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지난 16일 미래통합당 김병욱 국회의원(포항남·울릉)은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을 만나 포항 의대와 대학병원 설립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경북에는 중증 질환 전분야에 걸친 1등급 병원은 물론 상급종합병원이 없다”며 지역 의대 설립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경북은 인구 대비 의사의 숫자도 턱없이 부족하다. 2018년 기준 경북의 인구 1천 명당 의사 수는 1.3명에 그쳐 전국 최저 수준이다. 병상 수도 크게 모자라 코로나19 확진자 상당수가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한 채 자택에 격리되는 안타까운 상황을 겪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포항은 국내 최고수준의 과학연구 인프라를 보유한 강점을 부각시켜 연구중심 의대와 병원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의대 유치에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핵의학 분야와 신약 소재 개발 등이 특화할 수 있는 분야로 거론된다.

포항은 국내 최고 수준의 공과대학인 포스텍, 4세대 방사광 가속기 등 R&D 기반시설과 연구소, 기업 등 과학기술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다. 특히 8월 중 문을 여는 포스텍 바이오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의 식물백신기업지원 시설 등 첨단 신약개발 클러스터를 바탕으로 바이오메디컬 분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포항시는 의대 설립을 통해 환동해 의료·바이오 밸류 체인 구축을 기대하고 있다. 지역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는 포항의대 설립에 지자체와 지역 정계, 경제계가 하나돼 나서길 바란다.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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