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일반

자연스럽고 오래 가는 것

이동은

리즈성형외과 원장

“원장님, ***환자분이 전화하셨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기억나는 환자다.

데스크로 여러 차례 전화를 해 직원들 속도 많이 썩인 환자다.

그녀와 첫 만남은 1개월 전, 눈썹 거상수술 상담을 위해 만난 시기였다.

거의 30분가량 수술에 관한 세세한 것까지 이야기를 주고받았지만, 여러 차례 다시 찾아와서 같은 질문을 되풀이하다시피 하고는 결국 수술예약을 하게 됐다.

그 후로도 여러 차례 전화가 걸려 왔는데, 요지는, 수술 후 남들이 알아볼까 하는 불안감, 그리고 수술 후 자연스럽게 되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것이었다. 자신이 사람상대를 많이 하는 직업이라 그것이 가장 신경이 쓰이는 문제라는 것이다.

내가 이야기 해 준 내용은 죄다 잊어버리고 혹은 듣지 못했다고 하면서 같은 내용의 질문을 반복하는 것이었다. 자신이 듣고 싶은 내용만 듣고 기억하고 나머지는 흘려버린 셈이다.

수술에 관련된 여러 가지 사항들을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방송이나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고는 또 걱정이 됐던 모양인지, 병원에 전화걸기를 여러 차례 반복했다.

그럴 때마다 일관되게 설명해줬다.

“나를 찾아오신 이유는 지금의 자신의 모습이 예전보다 못하다고 생각해서 찾아오신 것이 아닌가요? 그것은 당신은 현재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자신에게 어떤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주고자 한다는 뜻입니다. 그 변화가 크든 작든 자신의 얼굴이 단 몇 시간 만에 달라지는 것이니.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당연한 말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분명히 좋은 방향으로의 변화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마음에 들지 않고 어색하다고 생각한다면 굳이 수술할 필요가 없습니다. 수술 후 자연스러운 수술결과를 바라신다면 그렇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오래 가지 못합니다. 심지어 1년도 채 되지 않아서 예전으로 되돌아갈 수 있습니다. 간혹 10년, 혹은 늙어 죽을 때까지 지속되는 수술결과를 바라시는 환자들이 있는데, 우리 몸은 다시 늙지 않나요? 그것을 따라 잡으면서 10년 동안 유지되는 수술 결과를 유지하려면 아마 처음에는 어색한 것이 당연합니다.”

다시 한 번 이렇게 설명해 주고 나서, 만약 이런 불안감이 지속된다면, 차라리 수술을 취소하는 것이 좋겠다고 이야기해 주고는 전화를 끊었고 반복되는 대화를 여러 차례 하고 난 다음, 드디어 수술을 했다.

일단 수술을 하고 나니 오히려 환자의 불안했던 심리상태는 좋아졌다. 하지만 매일매일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에도 걱정이 많았지만, 1주일 정도 지나고 나서 어느 정도 부기가 빠지고 모양이 어느 정도 잡히면서 이제야 안심이 되는 듯 했다.

눈썹 아래쪽에 절개하면서 생긴 가느다란 흉터도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좋아져서 이제 흉터 걱정을 하지 않을 만큼 좋아진 셈이다. 처진 눈썹이 다시 올라가고 눈의 인상도 크게 변하지 않아 그토록 바라던 ‘자연스럽고 티가 나지 않은’ 모습이 완성된 것 같아 환자도 만족하는 눈치다.

이렇게 까다로운 환자와 함께 한 수술과정이 무사히 끝났다.

상담에서 수술, 회복까지 의사인 나에게도 많은 인내심이 필요하다. 그러나 환자와 상담하는 시간을 아깝게 생각하지 않는다. 인터뷰를 하다 보면 여러 사람들에게서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수술에 대한 생각이나 자신의 속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고, 이것이 환자와 나를 연결하는 끈을 만드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성형수술은 단지 수술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수술 전 자신의 생각, 불안감, 자신의 얼굴 모습에 대한 생각들을 경청하고 공감한 다음 환자의 생각과 의사의 생각을 공유해서 수술과 회복 과정을 함께 가는 하나의 긴 여정이라 할 수 있다.

요즘 성형외과 의사는 상담에서 뒤로 사라지고 코디 혹은 상담사가 의사 대신 환자와 만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래서 수술을 생각하는 사람은 그런 여정을 함께 할 의사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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