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성로 지하상가 공실률 10%…2001년 리모델링 후 역대 최고||김광석 거리도 임대

▲ 대구 중구 동성로 지하상가 곳곳에 임대 안내가 붙어져 있다. 현재 공실률은 10.8%로 4개월째 빈 점포로 남아있다.
▲ 대구 중구 동성로 지하상가 곳곳에 임대 안내가 붙어져 있다. 현재 공실률은 10.8%로 4개월째 빈 점포로 남아있다.


대구 중구 동성로 지하상가는 ‘대구 쇼핑’을 대표하는 곳이다.



옷, 화장품, 안경, 향수, 신발 등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는 가게들이 줄지어 서있다. 가게 주인들은 대형 브랜드 업체가 아닌 지역 소상공인들로 구성돼 있다. 가격도 저렴해 주머니가 얇은 젊은층에게는 ‘득템’하기 좋은 장소다.



대구시민은 물론 관광객의 필수코스로 통한다. 그래서 ‘불경기도 알아서 비켜나간다’고 말할 정도로 장사가 잘되는 곳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앞에선 모두 옛말이 됐다.

14일 오후 1시 동성로 지하상가(대현프리몰 대구점). 예년 이맘 때 같으면 여름방학을 맞은 대학생들로 붐볐겠지만 코로나19가 숙지지 않은 올해 풍경은 사뭇 낯설게 느껴질 정도다.



손님을 기다리는 상인들의 얼굴은 그늘이 졌다. ‘임대’ 안내가 곳곳에 붙어져 있다.



시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지하상가 분수대에서 CGV대구한일까지 구간은 빈 점포는 없었지만 손님들이 없어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CGV대구한일에서 노보텔 방향의 지하상가 점포들은 대부분 텅 빈 모습이다. 코로나19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은 것을 대변하고 있다.



대현프리몰 대구점에 따르면 지하상가는 총 231구좌로 구성돼 있는데 현재 10.8%(25구좌) 공실률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유동인구가 줄고 소비가 위축된 결과다.



평일 유동인구는 3만5천여 명이었지만 코로나19 이후 2만5천여 명으로 줄었다. 주말의 경우 7만여 명이 지하상가를 찾았지만 현재는 5만여 명으로 감소했다.



대현프리몰 대구점 관계자는 “코로나19 전에도 2~3구좌 정도는 공실이 발생했지만 금방 채워지는 등 회전률이 빨랐다”며 “하지만 현재는 4개월째 공실률이 그대로 멈춰져있다. 2001년 지하상가 리모델링 이후 영업한 이래 최악”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권이 한 번 무너지면 회복하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게 더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 대구 중구청의 근대골목투어를 대표하는 김광석 거리 입구 쪽에 있는 상가에는 수 개월째 임대 현수막이 붙어져 있다.
▲ 대구 중구청의 근대골목투어를 대표하는 김광석 거리 입구 쪽에 있는 상가에는 수 개월째 임대 현수막이 붙어져 있다.


대구의 대표 관광지이자 핫플레이스인 ‘김광석 거리’는 사정이 더 나쁘다. 오를대로 오른 임대료와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어지면서 상가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 3년간 관광객 200만여 명을 넘긴 중구청의 ‘근대골목투어’는 올해 6월말 기준 60여만 명에 불과하다. 이대로라면 올해 100만 명도 넘기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방천시장 일대 상가 10여 곳이 문을 닫고 김광석 거리를 떠났다. 이곳에서 제일 노른자위 자리로 인정받았던 한 상가는 수개월째 ‘임대 현수막’이 붙어져 있는 등 아직도 임자를 만나지 못하고 있다.



상인들은 코로나19가 잡힐 때까지 해결책이 없다며 절망감에 빠졌다.



김광석 거리에서 영업하고 있는 한 상인은 “세계적인 전염병이기 때문에 별다른 방도가 없다”며 “코로나19가 얼른 사라지기를 기다릴 뿐이다. 그때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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