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위축된 삼성전자 구미2사업장을 방문해 생산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은 당시 생산 현장에 근무하는 직원 일부가 코로나19 확진을 받아 공장을 잠시 폐쇄한 바 있다.
▲ 지난 4월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위축된 삼성전자 구미2사업장을 방문해 생산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은 당시 생산 현장에 근무하는 직원 일부가 코로나19 확진을 받아 공장을 잠시 폐쇄한 바 있다.
구미시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해 새로운 투자유치 전략을 마련하는 등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건다.

구미시의 현재 경제지표는 대부분 하향세다. 2000년 이후 최악이라는 평가다.

구미상공회의소가 지난 5일 지역 10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3분기 기업경기전망 조사에 따르면 3분기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글로벌 금융위기(4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48까지 떨어졌다.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한 글로벌 장기 경기침체에다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친 때문이다. 더 암울한 소식은 구미경제의 빠른 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구미 국가산업단지 내 입주기업 평균 가동률은 67.7%로 2000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 기간 지역 총생산과 수출은 각각 39조6천90억 원, 232억6천만 달러로 2004년(46조5천500억, 272억7천800만 달러) 이전으로 돌아갔다.

근로자 수는 8만6천386명으로 2012년 8만9천120명보다 적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면서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지난 4월말 기준 구미 국가산단 내 근로자는 8만3천180명으로 지난해 말 보다 3천206명이 줄었다. 공장가동률도 2.4% 감소한 65.3%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하면서 지난 5월 수출은 전달인 4월에 비해 1억9천만 달러 감소한 14억7천만 달러를, 무역수지는 2억4천만 달러 줄어 든 7억7천만 달러 흑자에 그쳤다.

1969년 공단 조성이래 수출 한국의 대표 전진기지로, 첨단 전자제품 생산기지로 각광받았던 구미 국가산단이 2010년을 전후한 대기업과 협력업체들의 국내외 이전으로 끝없는 추락의 길을 걷게 됐다.

특히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수출에 절대적으로 의존했던 구미 국가산단은 각국의 봉쇄정책에 따라 더 큰 위기에 봉착하게 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는 글로벌 산업생태계에 또 다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인건비 절감을 위해 저개발국가로 몰렸던 글로벌 기업들이 부품 조달과 각국의 방역 대응 능력, 본국의 인센티브 제공, 스마트팩토리 구축 여부에 따라 본국으로 되돌아가는 리쇼어링 현상이 생긴 것.

이에 따라 구미시도 리쇼어링(해외 공장의 국내 복귀)과 산업다각화 등 기업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위해 먼저 투자유치 조례를 개정해 국내 복귀를 희망하는 유턴기업 유치를 추진하고 구미 국가산단 제5단지(구미하이테크밸리) 분양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다.

▲ 구미시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춰 새로운 투자유치 전략을 추진한다. 민선 7기 후반기 첫날인 지난 1일 장세용 구미시장이 투자기업 3개 사와 6천600억여 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 구미시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춰 새로운 투자유치 전략을 추진한다. 민선 7기 후반기 첫날인 지난 1일 장세용 구미시장이 투자기업 3개 사와 6천600억여 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맞춤형 기업지원 추진

구미시는 빠르게 변화하는 경제상황에 적응하고 효율적인 투자유치 기반 조성을 위해 지난해 11월과 지난 5월 두 차례에 걸쳐 투자유치 조례를 전면 개정했다.

대규모 투자기업 지원조건을 상시 고용인원 500명에서 200명으로 완화했다. 최대 100억 원까지 지원하던 인센티브 상한도 폐지했다.

또 기존 기업 투자에 따른 보조금 지원 조건도 투자금액을 300억 원에서 100억 원 이상으로, 고용인원은 50명에서 30명 이상으로 대폭 완화하는 등 기업 투자여건을 현실적으로 반영해 지역 내 투자 기업들에게도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

자금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을 위해 구미하이테크밸리 임대 용지 입주기업에 5년간 최대 100% 임대료를 지원하고 원활한 인력 수급을 위한 근로자 이주정착금 지원 등 다양한 지원책을 조례에 반영해 맞춤형 기업지원에 나서고 있다.

▲ 장세용 구미시장이 최근 투자유치 활성화를 위해 국토교통부를 방문해 김현미 장관을 만나 구미하이테크밸리 임대전용단지 지정 등을 건의하고 있다.
▲ 장세용 구미시장이 최근 투자유치 활성화를 위해 국토교통부를 방문해 김현미 장관을 만나 구미하이테크밸리 임대전용단지 지정 등을 건의하고 있다.
◆국내 복귀기업 적극 유치

미·중 무역마찰과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시장에서 기업 간 이동이 크게 늘고 있다. 인건비 문제로 국외로 진출했던 국내 기업들이 국가 봉쇄와 방역 등의 문제로 부품을 제때 조달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면서 국내로 복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구미시는 해외진출 후 국내로 복귀하는 유턴기업 유치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12월 개정된 ‘해외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원뿐만 아니라 근로자 이주정착금과 5공단 임대 용지 입주 시 임대료를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다.

국내복귀 기업의 입지 지원을 위해 구미하이테크밸리 내 33만㎡(10만 평) 규모의 임대전용산업단지 지정을 정부에 건의하고 고용창출에 따른 지원금 확대, 환경개선 사업비 지원 등 다양한 지원책을 함께 마련한다.

또 국내복귀 기업 유치를 위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한국산업단지공단, 한국수자원공사 등 관계기관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중국, 베트남, 미국 등 10여개국에 진출한 구미지역 90여개 사를 직접 방문해 기업체의 국내복귀 의향을 묻고 복귀할 경우 필요한 지원 사업과 건의사항을 수렴해 개선책을 찾는 등 국내복귀 투자유치에 행정력을 집중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29일에는 경북도와 함께 해외진출기업과 산업통상자원부, KOTRA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리쇼어링 기업유치를 위한 간담회를 열어 지원책을 설명하고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들었다.

▲ 구미시가 포스트 코로나에 대응한 새로운 투자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구미시가 임대전용 단지와 분양가 인하 등을 추진하고 있는 구미국가산업단지 제5단지 전경.
▲ 구미시가 포스트 코로나에 대응한 새로운 투자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구미시가 임대전용 단지와 분양가 인하 등을 추진하고 있는 구미국가산업단지 제5단지 전경.
◆구미 하이테크밸리 분양 총력

구미시는 도레이첨단소재 등 13개 사, 22%(산업용지)에 머물고 있는 하이테크밸리 분양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 하이테크밸리를 구미 미래 100년의 중심으로 조성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한다.

구미시는 분양활성화를 위해 임대전용산업단지 33만㎡ 지정, 입주업종 확대, 분양가 인하 등 3가지 대책을 마련해 국회, 중앙부처, 관계기관 등과 끊임없는 대책회의를 가졌다.

특히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이 코오롱 구미공장을 찾았을 때 이를 적극 건의하고 청와대와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 중앙부처 곳곳을 직접 방문해 주요 사업이 반영될 수 있도록 요청했다.

구미하이테크밸리 임대전용산업단지 33만㎡ 지정은 국토부의 내년도 국비사업으로 건의해 관련 부서 검토를 거쳐 협의 중에 있다.

또 한국수자원공사와 분양가 인하 등을 협의 중이다. 분양방식 다각화, 가격부담 완화, 토지사용 요건 완화 등 추가 활성화 대책을 준비해 관계기관과 논의를 하고 있다.

▲ 대기업 입주로 호황을 누렸던 구미국가산업단지 제1단지와 제3단지 전경.
▲ 대기업 입주로 호황을 누렸던 구미국가산업단지 제1단지와 제3단지 전경.
◆코로나19 회복과 경제 활력 희망 보여

삼성, LG로 대표되는 대한민국 산업의 심장인 구미국가산단은 1969년 조성을 시작한 이래로 성장을 거듭했지만 최근 수년 간 대기업의 탈 구미화와 코로나19 여파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최근 LG전자 TV사업부 인도네시아 이전, LG디스플레이 공장 매각 등 구미공단과 함께한 LG계열사의 이전에 시민들의 불안감과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희망의 메시지도 구미공단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

LG화학 이차전지 양극재 사업이 하이테크밸리 내 6만㎡ 부지에 상생형 구미 일자리로 추진돼 분양 활성화에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이와 관련한 기업들의 입주문의가 증가하고 있다.

구미시는 LG화학의 본격적인 투자가 시작되면 여러 협력업체들도 함께 입주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한국산업단지공단 자료에 따르면 매월 크고 작은 기업 20~30여개 사가 꾸준히 투자를 진행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지역경제 회복의 긍정적 조짐이 보이고 있다.

외국인투자(FDI) 역시 2002년부터 도레이, AGC, ZF 등 7개국 45개 사의 최첨단 소재부품 기업이 구미국가산단에 입주했다. 모두 23억5천902만 달러 투자를 통해 9천545명의 고용을 창출하며 구미 투자유치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A업체가 4단지 외국인투자지역 내 공장 착공에 나섰으며 외국인투자기업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구미 미래 2030을 위한 산업다각화

구미국가산단은 스마트산업단지 조성과 산단 대개조 사업, 구미형 일자리 등 대규모 국책사업을 중심으로 변화의 전환점을 맞고 있다.

기존 디스플레이와 모바일 산업은 물론 자동차 전장, 전자 의료기기 등 소재부품 산업을 중심으로 산업구조도 빠르게 재편되고 있어 국내외 기업의 투자지역으로 각광받고 있다.

신산업 대세인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홀로그램, 탄소섬유, 국방, 자동차 전장, 헬스케어사업에 지역 중소기업 합작투자 또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기업지원과를 중심으로 원스톱 지원·육성·고충처리를 지원하는 등 투자기업의 사후 관리에도 힘을 쏟고 있다.

내륙 최대산업단지에 걸맞은 사회기반시설(SOC) 환경도 갖춰가고 있다.

북구미IC가 내년 10월, 5단지 진입도로 1공구가 오는 2024년 12월 개통을 목표로 공사 중에 있어 구미하이테크밸리의 접근성이 보다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 조성되면 확장 단지의 대규모 주거환경, 교육 등의 인프라를 앞세워 교통, 환경, 물류, 주거, 교육 등 사회·산업 인프라를 갖춘 국가산업단지로 거듭난다.

장세용 구미시장은 “투자기업들이 구미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기업의 애로사항을 듣고 건의사항을 수렴해 맞춤형 인센티브 확대, 임대전용산업단지 조성 등 투자여건 기반조성에도 앞장서 기업유치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승남 기자 intel88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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