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직격타로 법인택시기사들, 생계 곤란 호소||개인은 받고 법인은 못 받는 지원금,



▲ 대구 동구의 한 차고지에 주차된 법인택시들의 모습.
▲ 대구 동구의 한 차고지에 주차된 법인택시들의 모습.


코로나19 공포 속에서도 대구시민의 발 역할을 자처했던 법인택시기사들이 철저한 무관심 속에서 생계 절벽으로 내몰리고 있다.



법인택시 기사들은 거리두기 문화의 일상화로 인한 수입 감소는 물론, 모든 생존자금 지원에서도 배제돼 이를 견디지 못한 기사들의 휴직과 이탈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16일 택시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대구에 확산된 지난 2월부터 택시 가동률은 90% 이상 감소했으며, 승객감소로 인해 수입이 줄어들어 휴직 또는 퇴직을 선택한 기사들도 800여 명에 달하고 있다. 이들 중 대부분은 법인택시기사다.



대구지역은 지난 3월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며, 지역의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한 국비가 배정됐다.

고용보험 등 기존 고용 안전망의 혜택을 못 받는 소규모 사업장의 무급휴직 노동자,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 프리랜서, 청년 구직자 등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였다.



문제는 지원 항목이 10인 미만의 소상공인으로 한정되며 같은 직종임에도 개인택시기사는 지원금을 받고, 법인택시기사들은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발생한 것.



개인택시기사들은 자영업자로 분류돼 두 차례에 걸쳐 각각 100만 원, 150만 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하지만 법인택시기사들은 30인 이상의 중소기업으로 분류되면서 이들 지원대상에서 배제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발생됐다.



개인택시에 비해 비교적 생계형 기사들의 비율이 높은 법인택시기사들은 극심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택시업계 관계자는 “개인택시의 경우 노후에 소일거리나 여가로 영업을 하는 경우도 있는 반면, 법인택시 기사들은 사실상 운전해서 번 돈으로 온 가족이 먹고살아야 하는 생계형 기사가 대부분”이라며 “정부 지원금 혜택조차 못 받은 데다 수익이 줄어들어 힘든 시기를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업계를 떠나는 기사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대구본부 김기웅 조직정책국장은 “기사들이 코로나19 속에서도 감염위험을 무릅쓰고 목숨걸고 운행을 했지만, 이들은 고용유지지원금도 받을 수 없게 됐다”며 “무작정 도와달라는 것이 아니다. 타 산업과의 형평성과 공정성을 고려해 달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대구본부는 지난 2월과 3월 두 차례에 걸쳐 법인택시 기사들에 대해 3개월 간 월 150만 원씩 긴급생계지원을 대구시에 요청했지만, 재정 부족을 이유로 거부당했다.



대구시는 긴급복지비의 기준 완화 등 법인택시기사들에 대한 다양한 지원 방안을 모색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시 허종정 택시물류과장은 “택시 기사 분들의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담당과에서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만큼 계속 건의하는 중”이라며 “긴급복지비 홍보와 더불어 택시기사들의 수입을 보전해 줄 수 있는 별도의 지원금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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