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바뀐 삶, 분노·화·짜증 호소…우울증, 공황장애, 스트레스 극심||전문가, 우울증·자살

▲ 코로나19로 인한 감염병 스트레스 대처법.
▲ 코로나19로 인한 감염병 스트레스 대처법.


#1 두 달 전 재확진을 받고 치료한 직장인 박모(50대)씨는 스스로 또다시 감염되지 않을까라는 불안감을 호소하며 정신과 상담을 진행했고, 최근 공황장애와 우울증을 진단 받았다.



박씨는 직장 동료들이 자신을 피하고 멀리하는 모습에 힘들어 하며, 직장을 그만둘지 고민하고 있다.



#2 일주일에 2번 이상 지역사회 모임을 꾸준히 나가며 활달한 성격을 가진 주부 박모씨는 계속되는 거리두기와 비대면 등으로 외부활동이 없어져 수면장애와 불안 증상을 겪고 있다.

박씨는 “상반기 중에는 코로나가 끝날 것으로 예상해 버텼지만,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에 일상생활은 전혀 하지 못해 불안감과 초조함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길어지는 코로나19로 ‘코로나 후유증’을 호소하는 대구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로 너무나 뒤바뀐 삶에 위축돼 막연한 불안, 초조 증상을 넘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전문의 상담을 받고 있는 것.



더욱이 전문가들은 증상이 심해져 자살, 우울증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예측하며, 상담 문의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7일 대구시 정신건강복지센터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코로나19 관련 누적 상담 건수는 4만7천여 건이다.

이중 2~3월 4만 건이고, 이후 확산세가 누그러지면서 지난 4~5월 7천여 건이지만 문의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최근 코로나 확산이 수그러들고 있지만 학업, 취업, 직장 등에서 사회적으로 위축돼 일상생활에서 화, 분노, 짜증 등 공격적인 특성이 보이는 상담 문의가 속출한다는 것.



미취학 아동 두 자녀를 둔 워킹맘 김모씨는 “코로나 때문에 일을 쉬게 됐고, 아이들과 함께 지내고 있다”며 “직장은 나가지 못하고 길어지는 은둔 생활에 화가 치밀어 오르고, 공황장애인지 우울증인지 가슴이 너무 답답하고 심장이 두근거리는 일이 많다”고 하소연 했다.



대구 동구건강증진복지센터 상담사 허민녕(29) 간호사는 “상담의뢰자들은 대부분 코로나19 완치자, 완치자 가족, 밀접 접촉자들이며, 코로나 감염자였다는 낙인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어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아 전문 의료진의 도움을 권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시 통합심리지원단 김정은 팀장은 “코로나로 닥친 경제, 독거노인, 고립 등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앞으로 포스트 코로나19 재유행의 경우 우울증, 자살 등에 대한 상담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상담뿐만 아닌 직접적인 심리 지원책을 제공하는 등 긴급대책안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