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마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오른쪽)이 지난 20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의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헤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 제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마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오른쪽)이 지난 20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의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헤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TK(대구·경북) 출신 잠룡 중 하나인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의 당권 출마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당초 대선 출마를 공언해 왔던 김 의원이 4.15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에 출마, 낙선한 이후 당권을 거치지 않고 대권으로 직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최근 전당대회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유력 대권 주자로서 최근 당권 출마 결심을 굳힌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과 홍영표·우원식 의원 간의 3파전 구도가 유력했다.

하지만 김 의원이 가세한다면 전당대회가 사실상 대선 전초전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28일 통화에서 “당권 도전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이번 주말을 전후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김 의원은 당권·대권 분리 규정으로 인해 당권을 잡더라도 ‘임기 6개월 당 대표’가 돼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전당대회 출마를 포기했었다.

그러나 최근 김 의원 주변에서 당권을 거쳐 대권으로 가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되면서 마음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는 이낙연 위원장이 출마를 확정하면서 이번 전당대회가 새로운 판으로 짜였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차기 대선을 바라보는 상황에서 이 위원장의 독주에 대해 견제 심리가 발동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 의원이 전대 출마를 결심한다면 영남권 대표주자로서 ‘통합의 메시지’를 명분으로 내세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노무현-문재인 대통령도 모두 영남 출신으로 영호남을 어울러 성공했다.

김 의원은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록 이번 총선에서 실패하고 물러서게 되지만 ‘지역주의 극복과 국민통합의 정치’를 향한 저의 발걸음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4파전이 될 경우 구도는 복잡해질 전망이다.

일단 대권 주자인 동시에 당권 주자인 이 위원장과 김 의원 간 전선이 부각되면서 호남(이낙연) 대 영남(김부겸) 등 지역 구도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두 사람은 문재인 정부에서 각각 국무총리와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냈지만 ‘비문’(비 문재인계)인만큼 ‘친문’ 표심을 놓고도 경쟁이 가열될 가능성이 있다.

전대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후보들 간의 자연스러운 교통정리 가능성도 작아진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김 의원은 21대 국회에서는 원외가 되는 만큼 당 내에서 존재감을 나타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전당대회에서 유력 대권 주자인 이낙연 위원장을 상대로 승기를 잡는다면 대선 가는 길도 수월해지는 만큼 모험을 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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