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에 출마 낙선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지난 2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를 맞아 “대통령이 하늘에서 편히 쉴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2000년 16대 총선 때 부산 북강서을에서 낙선한 노 전 대통령이 캠프 관계자들에게 한 발언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당시 “나는 동서 관계에서 내가 가진 특수한 지위 때문에 우리가 극복해야 할 역사적 과정에 비춰 하느님이 나한테 일을 좀 주는 줄 알았다”며 “근데 하느님의 뜻이 다른가 봐”라고 말했다.

캠프 해단식에서는 “이런 결과를 낳은 데 대해서 민심을 원망하고 잘못된 선택이라는 데 대해서 분개하고 마음 상해하지 말라”며 “후회하지도 크게 실망하지도 않고 이 판단에 대해서 누구에게도 원망이나 어떤 증오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했다.

또 “민주주의라는 것이 생긴 이래로 한 번, 한 번의 판단은 잘못되는 경우는 많아도 50년, 100년 하면 대중의 판단이 크게 잘못된 일은 없다”며 “그래서 한순간의 승리만이 모든 것은 아니다. 결코 헛일했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김 의원은 “선거에 진 후 누군가 보내준 20분짜리 기록영상 제목은 새로운 날들이었다”며 “마치 20년 뒤 내가 볼 것을 알고 미리 메시지를 남겨준 것 같았다.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다. 꼭 같은 과정이었고, 꼭 같은 결과였다”고 썼다.

그러면서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바뀐 게 없는 것 같다. 면목이 없다”면서도 “포기하지 않겠다. 새로운 날들을 향해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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