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을 돌아보고 100년을 준비한다’

▲ 상주공고는 1970년 3월 개교한 경북 사학의 거목이다. 사진은 상주공고 전경.
▲ 상주공고는 1970년 3월 개교한 경북 사학의 거목이다. 사진은 상주공고 전경.
개교 50주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상주공업고등학교는 1만6천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경북 사학의 거목이다.

상주공고는 1970년 3월 상주시 낙양동 388번지에 첫발을 뗐다. 토목과와 상업과로 시작했지만 1972년 전기과, 보통과를 추가해 상주종합고등학교로 이름을 바꿨다. 1977년에는 모든 학과에서 공업계열의 학과를 운영하며 상주공고로 거듭났다.

상주공고는 이후 많은 변화를 겪었다. 사회가 요구하는 배움이 시기마다 달랐기 때문이다. 상주공고는 2017년부터 학과 재구조화 사업을 통해 또 한 번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 상주공고는 매년 2월과 9월 전국 임원들이 함께하는 워크숍을 개최한다. 총동창회 임원과 지역·기수별 동문회 임원들에게 행사 방향을 제시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다.
▲ 상주공고는 매년 2월과 9월 전국 임원들이 함께하는 워크숍을 개최한다. 총동창회 임원과 지역·기수별 동문회 임원들에게 행사 방향을 제시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다.
◆동문회 결성부터 외연 확장까지

학교의 역사만큼 총동창회의 역사도 깊다.

1973년 2월 첫 졸업생을 배출하면서 1회 동기회가 결성됐다. 초대회장은 1회 졸업생인 안영호 동문이 맡았다. 이후 같은 1회 졸업생인 김남현·조동희·김인식·문재원 동문이 총동창회의 기틀을 다졌다. 3회 김중희·임성근, 4회 정희수, 5회 조국연 동문에 이르러서는 외연을 넓히는 데 집중했다. 현재 회장직은 7회 졸업생인 김준봉 동문이 맡고 있다.

▲ 2017년 상주공고 총동창회 정기총회 및 체육대회 참가 동문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2017년 상주공고 총동창회 정기총회 및 체육대회 참가 동문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상주공고 총동창회의 가장 큰 변화는 2001년 시작됐다. 총동창회 활성화 중장기 계획에 따라 재경, 구미, 울산, 부산, 대구, 상주 등 6개 동창회가 조직·운영됐다. 동문들의 상호교류를 위해 총동창회 임원 워크숍도 마련됐다. 또 총동창회 홈페이지(nakyang.org)를 개설하고 소식지 ‘낙양’을 만들어 회원들의 활동을 알렸다.

총동창회는 회장을 비롯해 사무국, 재무국, 관리국 등으로 구성된다. 각 부서는 확실한 역할 분담을 통해 고유 기능을 유지하도록 했다. 또 전직 회장단으로 이뤄진 고문단에 운영에 대한 자문을 맡겨 공정성을 높였다. 총동창회는 동문회 관리비와 동문 장학금의 회계를 분리했다. 기부한 동문의 취지를 존중하기 위해서다.

▲ 매년 열리는 상주공고 총동창회 신년교례회에 참석한 동문들이 대형 시루떡을 절단하고 있다.
▲ 매년 열리는 상주공고 총동창회 신년교례회에 참석한 동문들이 대형 시루떡을 절단하고 있다.
◆각계각층에서 활약하는 동문

학교를 졸업한 많은 동문이 사회 각계각층에 진출했다. 공업계열 특성상 많은 동문이 자리를 잡은 건 토목, 전기, 건축, 자동차 등의 분야다. 회사를 직접 경영하는 동문도 많다. 전문건설인협회 회장을 지낸 3회 졸업생 김중희 동문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가 경영하는 강릉건설은 2015년 동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 2016년 열린 상주공고 동문가족 한마음 체육대회 우승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2016년 열린 상주공고 동문가족 한마음 체육대회 우승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직 진출도 활발하다. 상주공고는 2012년부터 현재까지 전국에서 최다 공무원 합격생을 배출했다. 상주시청에 자리 잡은 동문만 50여 명. 이들은 ‘청솔회’라는 동문 모임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정계에서도 이름을 알리는 동문이 부쩍 늘었다. 1회 박준호, 6회 김진욱, 7회 김홍구 동문이 상주시의회에 입성했다. 1회 조동희, 4회 강신봉 동문은 서울·경기지역에서 시의원 배지를 달았다. 또 6회 김진욱, 7회 이운식 동문은 경북도의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 상주공고 총동창회 사무실(신봉동) 개소식에 참석한 동문들이 현판을 제막하고 있다.
▲ 상주공고 총동창회 사무실(신봉동) 개소식에 참석한 동문들이 현판을 제막하고 있다.
학계와 스포츠계에 진출한 동문도 있다. 2회 졸업생인 이중희 동문은 계명대학교 교학부총장을 지냈다. 13회 임용재 동문은 41대와 63대 백두장사, 25대 천하장사에 등극했다.

총동창회는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에 공헌하고 있는 동문을 발굴, 격려하기 위해 ‘자랑스런 동문상’을 만들기로 했다. 국가직에서는 4급 이상, 학계에서는 박사 학위 이상, 기술직은 기술사, 정계에서는 시의원 이상, 산업계에서는 산업훈장 이상의 기준을 정해 선발한다.

▲ 매년 4월 둘째 주 일요일에 열리는 ‘동문 한마당 큰 잔치’. 상주공고 동문들은 지역별, 기수별로 팀을 짠 뒤 다양한 종목에서 실력을 겨룬다.
▲ 매년 4월 둘째 주 일요일에 열리는 ‘동문 한마당 큰 잔치’. 상주공고 동문들은 지역별, 기수별로 팀을 짠 뒤 다양한 종목에서 실력을 겨룬다.
◆결속력 다지는 다양한 동창회 행사

매년 4월 둘째 주 일요일이면 상주공고는 전국에서 모이는 동문들로 북적인다. 동문들은 이날 열리는 ‘동문 한마당 큰 잔치’에서 지역별, 기수별로 팀을 구성한 뒤 갈고 닦은 기량을 발휘한다. 다양한 종목의 운동경기가 진행되지만 승부에 연연하진 않는다.

▲ 구미지역 상주공고 동문들이 지난해 축구경기를 통해 우의를 다졌다.
▲ 구미지역 상주공고 동문들이 지난해 축구경기를 통해 우의를 다졌다.
매년 2월과 9월에는 전국 임원들이 함께하는 워크숍이 열린다. 총동창회 임원과 지역·기수별 동문회 임원들에게 행사의 방향을 제시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다.

지역별로도 다양한 동문 화합의 장이 마련된다. 서울, 대구, 부산, 구미, 울산, 상주지역 동문회에서는 지역회장 주관으로 매년 등반대회, 단합대회, 야유회, 골프대회 등을 열고 있다.

연초에는 신년교례회, 연말에는 ‘공고인의 밤’이라는 송년행사가 총동창회 주관으로 열린다. 총동창회는 신년교례회에서 ‘올해의 계획’을 발표하고 미리 주문한 대형 떡시루를 나눠 먹는다. 지역별 신년 행사를 안내하고 방문 계획과 일정에 대해 협의하는 일도 이날 진행된다.

최근에는 음악이나 등산 등 같은 취미를 가진 동문들의 소모임도 활성화되는 분위기다.

▲ 상주공고 총동창회는 지난해 개교 50주년을 맞아 동문회 명부 책자를 발간했다. 1만6천여 동문을 기수·직업·직종별로 구분해 기록했다.
▲ 상주공고 총동창회는 지난해 개교 50주년을 맞아 동문회 명부 책자를 발간했다. 1만6천여 동문을 기수·직업·직종별로 구분해 기록했다.
◆동문에게 따끈따끈한 소식을 전하다

총동창회는 개교 50년 기념 동문회 명부를 발간해 1만6천여 동문의 이름을 일일이 기록했다. 명부는 기수·직업·직종별로 구분해 동문의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편집했다. 졸업생의 직업군에서는 토목, 전기, 건축, 자동차계열의 직업군에 종사하는 동문들이 가장 많이 적혀 있다. 총동창회는 또 동문 간에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5천여 동문의 실주소가 적힌 주소록도 발간했다.

총동창회는 한마음 체육대회, 신년교례회, 지역별 행사, 장학금 기탁내역, 행사 결산, 모교 소식, 동문회 활동과 회원 동정 등도 동문회 명부를 통해 전하고 있다. 이 명부는 동문 가정에 전달돼 알림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02년에는 상주공고 총동창회의 독립된 홈페이지(nakyang,org)도 개설했다. 홈페이지는 사무국에서 직접 관리한다. 홈페이지 운영에 필요한 경비는 배너 광고를 통한 수입금으로 자체 조달하고 있다.

▲ 상주공고 총동창회는 매년 연말에 송년행사 ‘공고인의 밤’을 열고 있다.
▲ 상주공고 총동창회는 매년 연말에 송년행사 ‘공고인의 밤’을 열고 있다.
◆총동창회 장학회 운영

총동창회는 장학회를 통해 동문들에게 기탁받은 장학금을 모교 후배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4명의 동문이 600만 원을 장학회에 기탁했다. 2020년 장학금은 ‘개교 50주년’을 맞아 25일 전달한다. 코로나19 관계로 공식적인 행사는 열지않는다.

▲ 지난해 상주공고 총동창회 체육대회에 참가한 동문들이 윷놀이를 하고 있다.
▲ 지난해 상주공고 총동창회 체육대회에 참가한 동문들이 윷놀이를 하고 있다.
총동창회 장학회가 활성화될 수 있었던 건 수입의 일부를 꾸준히 장학금으로 내놓는 동문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18회 김영대 동문은 매달 자동이체로 장학금을 기탁하고 있다. 또 21회 박명진 동문은 자신의 이름조차 밝히지 않고 매년 100만 원을 장학금으로 내놓기도 했다.

총동창회는 2018년 동문장학회의 회칙과 회계를 새로 정했다. 바뀐 동문장학회 회칙에 따라 장학회 간사가 장학 대상자를 추천받아 심의한 뒤 회장단 의결로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또 재정 독립의 원칙에 따라 장학금은 장학금으로만 지급되고 그 외의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 김준봉 상주공고 총동창회장.
▲ 김준봉 상주공고 총동창회장.
◆김준봉 상주공고 총동창회장 인터뷰

“국적은 바꿀 수 있어도 학적은 바꿀 수 없다.”

상주공고 김준봉 총동창회장이 늘 강조하는 말이다.

김 회장은 2017년 4월 16대 회장에 취임하고 나서 침체한 총동창회 활성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신년교례회, 임원진 워크숍, 총동창회 체육대회, 송년의 밤 등의 정기행사를 꾸준히 마련했다. 특히 지역동문회 발전에도 큰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지역동문회 활성화가 곧 총동창회 활성화로 이어진다”며 서울, 대구, 구미, 부산, 상주 등 지역별로 열리는 체육대회와 송년회 행사를 일일이 참석했다.

성과는 곧 나타났다. 침체해 있던 부산, 대구, 구미, 상주의 동문회가 활기를 되찾기 시작한 것이다.

김 회장은 등산회, 골프회 등 같은 취미를 가진 동문들의 소모임 활성화에 노력을 기울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동문의 결속과 협력을 다져 나가고 있다.

김 회장은 상주공고 7회 졸업생이다. 2011~2014년 한국농업경영인중앙회 15~16대 회장을 지냈다.

총동창회장에 취임한 뒤 그는 상주공고 개교 50주년을 준비해 왔다. 그가 개교 50주년 행사에 집중하는 건 이 행사가 1만6천여 동문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김 회장은 “체육대회와 함께 50주년 행사를 크게 열려고 준비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취소하게 됐다”면서도 “코로나19가 진정되면 가을 또는 연말에라도 50주년 행사를 열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는 2018년 총동창회 명부 발간사업을 적극 추진했다. 명부 발간을 통해 총동창회는 2천만 원 상당의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진짜 성과는 서로의 소식을 궁금해했던 동기, 선배, 후배들이 연락하고 안부를 주고받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또 동문 간 소통을 위해 총동창회 관련 소식을 전달하는 소식지도 매년 3회 발간했다.

김 회장은 개교부터 현재까지 모교의 50년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화보 발간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올해 연말 출판기념회가 열린다.

그가 특히 공을 들이고 있는 건 장학회 사업이다.

김 회장은 “명문고는 선배들보다 더 나은 후배들이 만들어 준다”며 “동문들에게 기탁받은 장학금을 모교 후배들을 위해 사용하고 수혜자들이 다시 장학금을 기탁하는 선순환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총동창회를 중심으로 선후배가 화합·소통해 개인과 지역사회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동력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일기 기자 kimik@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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