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500년 전 압독국 귀족 얼굴 복원 등 소중한 유산을 지키는 보고
지난해 10월 영남대학교박물관이 경산 임당동과 조영동 고분군에서 출토된 고대 압독국 사람들의 뼈(인골)를 DNA분석한 결과, 무덤 주인공과 함께 그 주변에 묻힌 순장자들이 부부와 딸 또는 아버지와 딸 사이였음을 확인했다. 또 1천500년 전에 살았던 압독국 귀족 여인의 얼굴을 복원하는 데도 성공했다.
영남대학교박물관(이하 박물관)은 1968년 대구 남구 대명동캠퍼스에 문을 열었다. 이후 1989년 경산캠퍼스에 지하1층, 지상2층 규모로 수장고를 비롯한 상설전시실과 특별전시실, 강당·세미나 등의 교육시설 및 연구실을 갖춘 새 박물관을 개관했다.
박물관은 보물 제239호인 ‘분청사기상감모란문매병’을 비롯해 약 1만4천여 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으며, 1970년대부터 진행된 발굴을 통해 약 3만 점의 발굴유물도 확보했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국립박물관으로 이관했고 현재는 경주 인왕동고분군과 경산 임당고분군 등에서 출토된 1만2천여 점을 보관하고 있다.
박물관 로비로 들어서면 경주 석굴암을 연상케 하는 웅장하고 높은 천장이 인상적인데 이곳에는 실제 크기의 ‘광개토대왕릉비’ 탁본과 고산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판화 영인본을 만날 수 있다.
2층 임당전시실에는 경산지역 고대국가인 압독국의 고분 유물, 인골, 동물뼈 등을 전시해 압독국의 실체와 문화는 물론 삼국시대 초기 지역 역사와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들을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박물관 앞뜰에는 석탑과 같은 석조물과 고인돌 등을 복원해 야외전시장을 겸한 공원으로 교육과 휴식을 함께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놓았다.
한편 박물관은 오랜 시간 깊이 있는 연구와 그 성과를 반영한 다양한 특별전을 진행해 왔다.
박물관 학예실 김대욱 학예사는 “지난해 가진 특별전 ‘고인골(古人骨), 고대 압독 사람들을 되살리다’에서는 5~6년에 걸쳐 관련 연구자들이 진행한 고인골 연구 성과를 소개한 바 있다”며 “특히 올가을에는 박물관 기증자인 유산 민경갑 화백의 수집 공예품과 그림을 통해 그의 예술세계를 소개하는 전시회도 준비 중”이라고 소개했다.
또 박물관은 특별전과 연계한 각종 체험학습과 문화강좌, 지역학생들의 인문학 소양을 넓히는 길 위의 인문학, 전문가 초청 특강 등 지역시민과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경상북도 문화재 자료 제220호로 지정된 화산서당과 경북 내륙 산간지방에 주로 지어졌던 까치구멍집, 경주시의 전통 가옥인 맞배집 등 여러 채의 가옥도 볼 수 있다”며 “민속촌에서는 구계서원 추향제를 비롯해 외국인과 함께하는 관례·계례 행사 등 우리의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라고 덧붙였다.
경산 영남대캠퍼스 안에 자리한 박물관은 평일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토·일요일과 공휴일에는 휴관한다. 관람 시 사전 예약(053-810-1704)을 하면 전문해설사로부터 전시물에 대한 상세한 해설도 들을 수 있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