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용수

대구관광뷰로 대표이사

코로나19가 생활의 패턴을 바꾸고 있다. 생각이나 소비패턴이 변하면서 앞으로 음식업과 관광업은 온라인, 개별·소형화와 안전, 쾌적이 중시될 것으로 보인다. 음식도 식당에 와서 먹기보다 온라인 주문으로 배달이 늘어나고, 관광도 여행사를 찾기보다 온라인 예약이 많아지고 있다. 개별화는 점점 가속화되어 혼자서 식사하는 혼밥, 혼자 하는 여행 혼여가 늘어나고, 단체여행보다 개별여행이 대세가 되었다. 또 대형 식당이나 점보 비행기보다는 적당한 규모를 좋아하고, 대중교통보다는 자가용, 대형 버스보다는 소형 밴 이용이 늘어나고 있다. 안전과 쾌적도 중요한 선택 요인이 되는데, 식당도 맛과 함께 청결, 위생 상태에 따라 평판이 달라지고, 여행도 혼잡한 곳을 피해 쾌적한 곳에서 힐링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자연스럽게 식당과 관광시설은 혼잡도, 대기시간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서비스가 인기를 얻게 될 것이다.

이러한 추세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관광업, 음식업은 무척 어렵다. 다행히 정부나 지자체가 특별고용지원 업종, 소상공인 특별자금 지원 대상으로 지정하고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업계 스스로도 드라이빙 스루 도시락 판매, 선 구매 할인 등 노력을 하고 있다. 수요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는 연명을 위한 지원금이 단비처럼 고맙지만, 궁극적으로는 영업 정상화를 도와줄 포스트 코로나 대책이 더 필요하다.

특히 대구의 관광업계는 연일 비명을 지르고 있다. 여행사는 3월 매출이 전년 대비 94%나 감소해 거의 휴업 중이고, 숙박업도 69% 줄어 주요 호텔들도 여전히 문을 닫고 있다. 음식점도 반 토막이 났다. 그렇더라도 지금껏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곧 생활방역으로 바뀌고 고객도 점차 돌아오리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구는 싱가포르처럼 조기 완화로 인한 재 확산을 피하기 위해 시민참여형 생활방역 체제로 가닥을 잡았다. 확진자의 63%, 최근 감염경로 미확인자 8명 중 4명이 대구에서 발생하였음을 고려하면 다소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도 부득이하다고 본다. 대구형 7대 생활수칙은 중앙재난본부의 5대 수칙에다 집회, 모임, 회식 자제하기와 마스크 착용 생활화를 추가했는데, 지난 13일부터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그간 대구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기피 심리로 대구를 들린 후에 자가 격리를 해왔는데, 이태원 클럽이 새로운 온상으로 등장하여 겨우 기지개를 펴려던 대구 방문이 다시 움츠리게 되지 않을까 두렵다. 이런 와중에 어차피 지금은 대구로 안 올 테니, 추후 해외에서 대구를 찾기 시작하면 국내에서도 대구를 찾게 될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한편 제주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연장했다. 4월 30일부터 5월 5일까지 연휴 기간에 이미 제주에는 약 20만 명이 다녀갔는데, 혹시라도 이들 중 무증상 감염자가 있을지 몰라 2주간 지켜보자는 것이다. 제주는 연휴 전부터 방문자들에게 방역을 강조하면서 한편으로는 제주 관광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금도 안전하고 쾌적한 여행지로 인정받기 때문에 국내관광객이 몰려오고 있어 외국인의 공백을 메꿔주며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와 같이 정부, 지자체, 관광전문가들이 해외는 항공노선도 중단되었고, 출입국 절차협상에도 시간이 걸리므로 당분간 국내관광에 주력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내관광으로 관광업계가 기운을 차리게 될 무렵이면 해외에서도 관광객이 올 수 있다. 외국인도 자기 국민들이 찾지 않는 곳을 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

대구는 시민들이 한마음이 되어 위기를 넘겼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극복의 모범사례로 꼽혀, 각국의 저명 언론들이 한 수 배우려고 줄을 서고 있다. 이런 기회를 바탕으로 대구시민들이 방역 수칙을 각별히 준수하며 관광시설에도 가고, 식당도 들리는 모습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자. 그리고 대구시민의 형제자매, 연고자부터 대구로 오라고 호소하자. 그간에는 오려고 해도 말렸지만, 이제는 당당히 와달라고 부탁하자. 그들이 다녀온 뒤 주위 사람에게 알리고, 홍보도 병행하면 전국적으로 대구 살리기가 불꽃처럼 일어날 수 있다. 그런 모습이 해외에도 알려지면 외국에서도 대구를 찾게 될 것이다. 지금은 철저한 생활방역과 함께 국내관광에 주력할 때다.



김창원 기자 kc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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