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AI기술 도입 등 생산방식 등 변화 기대

▲ 지난 3월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위축된 삼성전자 구미2사업장을 방문해 생산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지난 3월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위축된 삼성전자 구미2사업장을 방문해 생산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구미시 공단동 삼성전자 1사업장에 설치된 워킹 스루 방식의 코로나19 검사장. 지난 3월24~26일 대구에서 장기 재택근무 중이던 직원 1200여 명이 정상 출근을 위해 코로나19 전수조사를 받고 있다.
▲ 구미시 공단동 삼성전자 1사업장에 설치된 워킹 스루 방식의 코로나19 검사장. 지난 3월24~26일 대구에서 장기 재택근무 중이던 직원 1200여 명이 정상 출근을 위해 코로나19 전수조사를 받고 있다.
한국의 제조업은 해외생산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구미 국가산업단지의 핵심축을 담당하는 삼성과 LG가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싼 중국과 베트남, 인도 등으로 생산시설을 옮기면서 대기업에 전적으로 의존했던 구미 경제는 침체에 빠졌다.

특히 예측할 수 없었던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구·경북지역에서 대거 발생하면서 모든 경제활동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삼성전자 등 일부 대기업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수천여 명이 근무하는 공장이 일정 기간 폐쇄되기도 했다.

급기야 삼성전자는 공장 폐쇄로 생산하지 못한 프리미엄 휴대전화를 베트남에서 생산하겠다는 결정을 하기에 이른다. 다행히 그 같은 결과는 발생하진 않았지만 향후 비슷한 상황이 일어날 경우 일부 생산량을 해외로 가져갈 수 있다는 의미다.

아직까지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정부의 지혜롭고 체계적인 코로나19 대응과 전 국민의 수준 높은 시민의식으로 현재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경제를 다시 회복시켜야 하는 더 큰 과제가 남았다.

하지만 생산방식이나 산업계의 상황이 코로나19 이전으로 온전히 돌아갈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코로나19 이후 산업계의 변화를 예상하고 침체한 구미경제를 살리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김태성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자문위원과 이승희 구미 스마트산업단지 사업단장에게 들어본다.

▲ 김태성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자문위원(금오공과대학교 산업공학부 교수)
▲ 김태성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자문위원(금오공과대학교 산업공학부 교수)
△김태성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자문위원(금오공과대학교 스마트공장 인력양성 사업단장·산업공학부 교수)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해외로 빠져나갔던 기업들이 자국으로 다시 되돌아오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해외에 나가 있는 미국 기업들에게 미국으로 다시 돌아오라는 리쇼오링(Reshoring)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보잉사는 비행기 날개를 만드는 일본 내 공장을 다시 시애틀로 이전했다. 이에 따라 보잉사와 관련된 수많은 협력업체가 시애틀로 공장을 옮기고 있다. 그 결과 시애틀의 경제활동 인구가 늘어나고 워싱턴주의 세수가 증가하면서 이를 다시 도시 재건(SOC, 신도시 건설 등)에 투자해 선순환 효과를 보고 있다.

이에 비해 중국에 진출했던 국내 제조업체들은 매년 인건비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싼 동남아 국가로 공장을 옮기고 있다.

하지만 동남아 신흥국들의 인건비도 상승하고 있어서 더 이상 기대되는 인건비 절약 효과는 크지 않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기술은 로봇과 인공지능(AI) 기술이다. 이는 인건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어 국내에서의 생산비용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인건비가 싼 지역으로의 생산시설의 의미가 크지 않다는 이야기다.

로봇이나 인공지능을 도입하기 위한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지만 일단 투자가 이뤄지면 제조비용이 획기적으로 감소해 인건비 절감 효과는 무척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구미 경제의 큰 축을 이루는 대기업들이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특히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결정은 정부와 기업들에게 기초 산업 분야에 대한 관심을 갖게 했다. 부품·소재·장비산업에 대한 자국 내 육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도록 하는 계기가 됐다.

하찮게만 생각했던 작은 부품, 소재가 첨단 제품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정부는 이런 작은 부품이나 소재를 만드는 중소기업들을 보호하고 육성해야만 한다.

코로나19 이후 기업들은 싼 노동력을 이용하는 오프 쇼오링(Off Shoring) 정책을 리쇼오링 정책으로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공급망 체계는 무너지고 있다. 마냥 기다릴 수만 없다.

이것은 보호 무역주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코로나19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겪으면서 어떤 기술들이 기업에 영향을 끼치는지 무엇보다 먼저 파악해야 하며 글로벌 기업들이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이번 기회에 전통적인 기업 생산 방식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혁신적인 기술들로 바꿔야 한다. 인간이 감지 못하는 부분까지 감지하는 스마트 센서와 디바이스가 장착돼야 하고, 노후화된 국가 산업단지들은 과감한 투자를 통해 스마트 산업단지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잠시 멈춘 이때 첨단 기술과 디바이스로 무장해야 한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한국의 저력을 이번에 반드시 발휘해야 한다. 정부는 기업이 미래를 준비하는데 발목을 잡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각종 규제와 인허가 절차를 완화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기업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은 사람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의 혁신이 필요하다. 대학이 전통적 교육체계만 고집하다가는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없는 교육기관으로 전락하는 것이다.

대학은 새로운 기술의 습득과 융합 기술에 대한 파급력을 키워야 한다.

구미는 대기업들이 산업단지 이탈과 기존 기업들의 급격한 노후화, 중소기업 가동률이 32.4%에 그칠 정도로 로 대·중소 협력기반 성장 구조의 근간이 붕괴 위기에 처했다.

위기를 기회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다행히 구미는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스마트 산단 사업과 산단 대 개조 사업에 선정되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제조 경쟁력의 핵심인 스마트 공장화를 비롯한 스마트 제조혁신의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전문인력 확보가 어렵다. 산업단지 특성에 따라 지역전략산업 현안이 다르기 때문에 구미 국가산단은 지역전략산업을 선도할 스마트제조혁신 직무능력을 갖춘 차별화된 인력양성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다행히 2018년 기준 경북지역 연구개발 인력은 1만9천412명으로 전국 연구개발 인력의 3.78%,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을 제외한 17개 시·도에서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보유한 연구개발 인력을 대상으로 스마트공장 실무교육과 전문교육을 진행하는 것도 경쟁력을 키우는 방법이다.

지역 대학이 고급인력 양성에 나서면 중소·중견기업 스마트공장화 지원과 제조공정 혁신을 통한 기업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고 한국의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스마트공장 분야 전문 인력의 지속적 배출이 가능하다.

또 지역전략산업의 스마트공장 분야 인력부족을 해소하고 스마트제조혁신 생태계의 고도화 지원과 구미 지역전략산업 특성에 맞는 스마트공장 교육 선도모델 개발과 확산에 기여한다.

우리는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상황을 접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위기를 전 국민이 슬기롭게 대응해 전 세계가 부러워하고 놀란 것처럼 코로나19 이후 우려되는 경제 위기를 기회로 탈바꿈하는 구미가 돼야 한다.

▲ 이승희 구미 스마트산단 사업단장
▲ 이승희 구미 스마트산단 사업단장
△구미스마트산업단지 이승희 사업단장

코로나19는 후폭풍이 더 우려된다고 산업계 관계자는 말한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가 지속될 경우 기업 중 42%가 3개월 넘기기 힘들고 70%가 6개월을, 82%가 1년을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자동차와 오프라인 유통, 백화점, 항공, 여행, 숙박업 등이 가장 큰 피해를 입겠지만 구미국가산단 주요 업종인 전자·통신 등도 중국 생산중단과 공급망 타격으로 피해가 예상된다는 것.

기업들은 코로나19 확산과 장기화로 고정인건비 지출을 위한 유동성현금을 확보하느라 바쁘고 공장가동시간 감축, 무급휴가 등을 통해 지출을 줄이고 있지만 장기화될 경우 공장가동 중단과 대출금 상환 등의 금융부담으로 줄도산이 우려된다.

결국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지구환경에 대한 인식을 제고시켰지만 기업의 생산방식과 비즈니스 방식에도 커다란 변화를 주고 있다.

생산방식은 기계화나 자동화를 촉진시켜 스마트공장화가 촉발되고 이에 따른 스마트공장 공급기업들이 육성될 수 있다.

즉 스마트공장의 기반인 센서와 자동화장비, 로봇 등의 산업의 발전이 가속화 되고 작업 공정도 휴대폰 모니터링 앱으로 점검하게 될 것이다.

또 비즈니스 방식도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 상거래가 확산되고 포장에 의한 배달업체가 성장하고 방호물자와 비상식량 등을 생산하는 비상체제가 기업에 도입될 수 있다.

산업단지도 유해 가스나 악취 등을 감지해내는 센서를 활용해 친환경 스마트 산단으로 조성되고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이용해 산단의 다양한 환경요인들을 감지하고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는 자정작용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옛 일상으로 돌아가지 말고 제2의, 제3의 코로나19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다양한 분야와 기관에서 필요한 감염병 극복의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대응매뉴얼을 구축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각국이 봉쇄되고 세계경제가 마비되기에 이르렀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신사고, 신기술, 신제조, 신산업, 신비즈니스의 창출을 통해 다가올 미래 스마트산단과 스마트시티 조성에 나서야 한다.





















신승남 기자 intel88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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