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KIA, 포지션 파괴로 논란…상대편 기만 등 논란||삼성 허삼영·KIA 윌리엄스 감독



▲ 지난 7일 NC와 경기 9회 말 2아웃 상황에 타석에 들어선 라이블리. 삼성 라이온즈 제공
▲ 지난 7일 NC와 경기 9회 말 2아웃 상황에 타석에 들어선 라이블리. 삼성 라이온즈 제공
‘포지션 파괴 어떻게 보시나요.’

KBO리그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장면들이 시즌 초반부터 속출하면서 때 아닌 논란이 일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허삼영 감독의 투수 라이블리 대타 기용부터 KIA 타이거즈 윌리엄스 감독의 야수 황윤호 투수 기용까지 그동안 KBO리그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장면이 연이어 나왔기 때문이다.

허 감독은 지난 7일 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패색이 짙자 9회 말 2사 1, 3루 상황에서 전날 선발투수로 나섰던 라이블리를 대타로 투입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지난 9일 삼성과 경기 8회 말 2사 상황에서 야수 황윤호를 마운드에 세웠다.

이 같은 장면들은 메이저리그에서는 간간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하지만 그동안 KBO리그에서는 잘 볼 수 없는 일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막 리그가 시작된 상황에서 두 감독의 행위가 적절치 못했다는 논란이 나왔고 ‘막장 운영’ 등 감독들을 향한 원색적인 비난도 쏟아졌다.

그렇다면 두 감독의 선택은 정말 부적절한 판단이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회성 이벤트, 상대를 기만하려는 행위가 아닌 ‘팀을 위한 선택’이었다.

빡빡한 일정이 예고된 올 시즌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인 셈이다.

허삼영 감독도 10일 KIA와 경기전 취재진과 만남에서 말을 꺼냈다.

허 감독은 “당시 상황이 힘들었으니 (윌리엄스 감독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투수를 대타로 내는 감독이나 뭐가 다르겠나”며 “경기는 넘어갔고 불펜 투수를 아껴야 한다. 야구는 선수 중심으로 돌아간다. 한 시즌을 길게 가야하는데 선수 보호가 가장 중요하다. 이런 장면이 비일비재하게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KIA는 8회에만 불펜 투수 3명을 가동했지만 이닝을 종료 짓지 못했고 야수 황윤호가 올라와서 급한 불을 껐다.

허 감독은 NC와 3연전의 마지막 경기에서 라이블리를 대타로 기용했다.

그는 “당시 타석에 들어설 야수진이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투수 중 가장 잘 칠 수 있는 라이블 리가 대타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은 경기가 기울어지자 더그아웃에 앉아 있던 선수들을 대거 그라운드로 내보냈다. 1-8로 뒤지던 9회 초 2사 상황에서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던 김동엽마저 구자욱 대신 좌익수로 집어넣었다. 지명타자가 없어지면서 구자욱이 있던 2번 타순에는 9회 마운드에 올라온 투수 김대우가 들어가게 된 것이다.

게다가 9회 말 김대우의 타석까지 돌아오게 되자 타격에 재능을 보인 라이블리를 기용하게 됐다.

분명 오해할 수 있는 장면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얇은 팀 뎁스로 긴 시즌을 보내야하는 삼성과 KIA의 속사정을 알고 나면 큰 논란거리가 아닌 앞으로 익숙해져야 할 장면일 것으로 보인다.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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