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 많은 어르신과 어린 자녀로 외식 자제 분위기||혹여나 어르신들 마음 쓸쓸할까 심사숙고

▲ 코로나19 사태로 다가오는 어버이날(5월8일)을 맞아 어떻게 보내야할지 자식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 코로나19 사태로 다가오는 어버이날(5월8일)을 맞아 어떻게 보내야할지 자식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직장인 김모(36·북구 칠성동)씨는 코로나19 확산을 걱정해 올해 어버이날(5월8일)에는 가족 모임을 갖지 않기로 했다.



그는 “코로나 때문에 4월 생신 때에도 가정에서 식사를 하는 것으로 대신했는데 어버이날도 역시 마찬가지가 됐다”며 “여전히 감염 위험이 있다보니 연세가 많으신 부모님을 모시고 외식을 한다는 자체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어버이날 등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구청이나 관공서에서 다양한 어버이날 행사를 마련해 부모님들이 지루한 어버이날을 보내지 않아도 됐었지만, 올해는 상황이 확 바뀌었기 때문이다.



매년 대구지역 기초지자체에서 개최해 온 어버이날 기념행사는 올해 코로나19의 감염 우려로 모두 취소됐다.



또 아직도 감염위험이 높아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계획도, 외식을 하기도 여의치 않은 노릇이다.



특히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서 지내는 부모님을 찾아가는 건 더욱 부담스럽다고 한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어버이날을 앞두고 지난 3일 국민들에게 요양병원과 요양원 등에 방문을 최대한 자제해달라고 권고한 만큼, 대부분 요양원과 요양병원이 코로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외부인의 방문을 차단하고 있기 때문.



자식들은 직접 부모를 만나뵙지 못해 용돈을 전달하거나, 안부 전화나 영상 통화로 대신하고 있다.



게다가 부모님 댁이 대구와 경북에 있는 경우에는 외지에서 방문을 꺼리는 분위기가 아직도 남아있다고 한다.



충남 공주에 사는 김모(43·여)씨는 매년 어버이날 시댁이 있는 대구로 부모님을 찾아뵈었지만, 올해만큼은 남편과 상의를 거쳐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김모씨는 “초등학생 아이가 있어 등교할 때 학교에서 대구·경북을 2주 안에 다녀온 적이 있는지 코로나 점검을 한다고 들었다”며 “대구를 다녀오면 아이의 등교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시댁 어른들께 양해를 구하고 가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 한 유명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시댁이나 친정이 대구인 사례를 들며, 방문 우려의 글이 상당수 올라오고 있다.



한 글쓴이는 “대구에 시댁이 있지만 7개월 된 아이를 데리고 방문하는 게 걱정이 큰 것은 사실”이라며 “그냥 넘어가기가 죄송하지만 사태가 사태인 만큼 어쩔 수 없이 올해는 영상통화와 선물로 대신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하기도.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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