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종식 경북도교육감이 도내 교육지원청 관계자들과 원격교육에 대한 상황을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있다.
▲ 임종식 경북도교육감이 도내 교육지원청 관계자들과 원격교육에 대한 상황을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닫혔던 학교 문이 오는 13일부터 열린다.

당초 개학 예정이었던 지난 3월2일 이후 72일 만이다.

13일 대입 준비가 급한 고3이 가장 먼저 등교한다. 이어 오는 20일 고2, 중3, 초1, 2학년 및 유치원 등교가 이뤄진다. 27일에는 고1, 중2, 초3, 4학년이 등교한다. 마지막으로 다음달 1일 중1, 초5, 6학년이 학교에 간다.

이처럼 교육 현장은 코로나19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길을 걷고 있다.

얼굴을 맞대지 않고 모이지 않는 비대면(언택트) 온라인 개학에 이어 학생부 작성 마감일, 수능시행일 연기까지 교육 전반에 큰 변화가 밀려오고 있다.

문제점도 잇따랐다. 사상 유례없는 비대면 수업이다 보니 교사와 학생 간 소통에 어려움은 물론 수업참여 태도도 확인하기 어려워 학습 효과가 떨어졌다.

또 초등학교 저학년은 디지털 기기 사용뿐 아니라 돌봄 측면에서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해 온라인 수업 기간이 길어질수록 맞벌이 가정 등의 고심은 더욱더 깊어졌다.

▲ 임종식 경북도교육감이 긴급돌봄 유치원을 찾아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 임종식 경북도교육감이 긴급돌봄 유치원을 찾아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온라인 수업 방식과 내용이 학교나 교사마다 제각각인 데다 가정환경도 모두 달라 학습 격차가 더 벌어진다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코로나19 이후 우리가 마주할 교육은 어떻게 변화할까. 경북도교육청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육환경 변화에 맞는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가고 있다.

▲ 경북도내 초·중학교는 콘텐츠 활용중심의 원격 수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 사진은 경주여고 콘텐츠 수업 모습.
▲ 경북도내 초·중학교는 콘텐츠 활용중심의 원격 수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 사진은 경주여고 콘텐츠 수업 모습.
◆교육 사각지대 없는 온라인 수업

‘교육사각지대를 없애라.’

경북교육청은 비대면 온라인 수업이 본격화됨에 따라 교육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사활을 걸었다.

경북교육청은 지난 3월 1차 개학 연기와 동시에 원격수업관리위원회를 구성해 원격수업 교육과정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또 원격수업 학습 콘텐츠 개발과 교원 역량 강화 연수, 스마트 패드 보급 등 원격수업 기반을 구축했다.

온라인 개학에 따라 원격수업관리위원회를 ‘온라인 개학 상황반’으로 확대·개편했다.

학생 출결관리, 학교별 원격수업 유형과 운영 플랫폼 점검 등 보다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교육수요자들의 안정적인 원격수업 운영체제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더해 원격수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정보기기 활용 수업 능력이 우수한 초·중·고 교사 185명을 교육지원청으로부터 추천받아 원격수업현장지원단을 구성했다. 원격수업 플랫폼에 많은 학생이 동시에 접속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 즉각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 임종식 경북교육감과 교육청 직원들이 스마트 패드를 지원하기 위해 포장작업을 하고 있다.
▲ 임종식 경북교육감과 교육청 직원들이 스마트 패드를 지원하기 위해 포장작업을 하고 있다.
앞서 경북교육청은 △원격수업관리위원회 구성 △교과별 학습 플랫폼 선정 △실시간 쌍방향 수업 학급관리시스템(LMS) 활용 △학습 콘텐츠 제작 교원 연수 △원격수업 교사 지원단과 장학사 현장 모니터링 △스마트 패드 지원 △저소득층 통신비 지원 대상 학생 유선 인터넷이나 무선 공유기 설치 지원 등 원격수업의 전반적 과정을 철저히 준비해 왔다.

경북교육청은 변화하는 교육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코로나19 발생 이전에 경북대학교를 비롯해 대구·경북지역의 대학 5곳과 인공지능(AI) 관련 석사과정 개설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교사 1인당 학기당 최대 150만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김용국 경북교육청 교육국장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어려운 상황이지만 학교, 교육지원청, 도교육청이 힘을 모으고 있다”며 “앞으로도 원격수업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구미 봉곡초는 소그룹 중심 원격 프로젝트 학습으로 코로나19로 혼란을 거듭하고 있는 학교 교육 현장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은 구미 봉곡초 소그룹 화상회의 모습.
▲ 구미 봉곡초는 소그룹 중심 원격 프로젝트 학습으로 코로나19로 혼란을 거듭하고 있는 학교 교육 현장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은 구미 봉곡초 소그룹 화상회의 모습.
◆온라인 수업도 ‘잘할 수 있어요’…경북도내 학교 사례

경북미래학교를 운영 중인 구미 봉곡초는 소그룹 중심 원격 프로젝트 학습으로 코로나19로 혼란을 거듭하고 있는 학교 교육 현장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봉곡초의 원격프로젝트 학습 특징은 학생별 폴더에 학습기록을 누적 저장하고 개인·소그룹별로 피드백을 한다는 점이다.

원격수업이 학생별 학습 결과 누가 기록과 개별화된 피드백이 어렵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학생들은 접속한 학급 화상회의를 통해 중요 학습내용을 수업하고, 이후 소그룹별로 전일 과제에 대한 개별화된 피드백을 진행하고 있다.

포항 창포초는 3학년부터 6학년까지 매일 1시간 이상 실시간 화상회의 플랫폼인 ZOOM 프로그램을 활용해 실시간 쌍방향 수업으로 교사와 학생이 공감하고 소통하는 온라인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학년별 접속시간을 달리해 다자녀 가정 학생의 학습을 배려해 주고 있다.

▲ 포항 창포초는 3학년부터 6학년까지 매일 1시간 이상 화상회의 플랫폼인 ZOOM 프로그램을 활용해 쌍방향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 포항 창포초는 3학년부터 6학년까지 매일 1시간 이상 화상회의 플랫폼인 ZOOM 프로그램을 활용해 쌍방향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상주 상영초와 청도 중앙초는 원격수업을 보조할 수 있는 학습꾸러미를 활용해 교육수요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학습꾸러미에는 단순히 학습지를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학습활동에 필요한 리코드 등 다양한 학습자료가 포함됐다. 이를 통해 온라인 환경이 구축되지 않은 환경에서도 전교생의 학습 공백을 최소화했다.

소규모 학교의 온라인 교육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전교생 38명의 소규모 학교인 영양 석보초는 지난 3월부터 학습자들의 교육환경을 조사해 무선인터넷이 안 되는 가정에 무선인터넷 허브를 제공했다. 이 때문에 전교생이 온라인 학습이 가능해졌다.

이용만 경북교육청 유초등과장은 “교실수업에 준하는 원격수업으로 학생의 학습부담을 최소화하고 즐겁게 참여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 임종식 경북교육감
▲ 임종식 경북교육감
◆인터뷰 임종식 경북교육감

따뜻한 경북교육을 이끌고 있는 임종식 교육감에게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원격교육으로 4차 산업시대 미래역량을 키우기 위한 정책 전반에 대한 들어봤다.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수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교육 현장에 미친 가장 큰 변화는.

△4차 산업혁명,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원격교육 등이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 눈앞에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워 준 것으로 생각한다. 온라인 개학으로 우리 사회는 학교와 교사의 역할을 새롭게 인식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학습 효율성을 높일 방안이 필요하고 교육 약자에 대한 실질적 지원대책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을 실감하게 됐다.

-원격교육에서 중요하게 길러주어야 할 미래교육 역량은

△세계경제 포럼에서는 미래 인재들에게 중요한 21세기 필수 역량을 16가지로 구분해 제시했다. 이 가운데 비판적 사고력, 창의력, 협업능력, 소통능력 등 4가지를 정해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핵심역량이라고 했다.

우리나라 2015 개정 교육과정서 제시하는 핵심역량은 자기관리 역량, 지식정보처리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그리고 공동체 역량이다.

특히 원격수업에서 중요한 것은 교사, 학부모 관리에 의한 역량개발보다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자기관리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으로 온라인을 통한 의사소통 역량을 길러주는데도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이 두 가지 핵심 역량을 길러주기 위해 경북교육청은 좀 더 노력하겠다.

-원격교육을 통한 미래역량 교육을 위해서는 교사들의 역량도 뒤따라야 한다고 본다. 이에 대한 준비는.

△이번 사태를 통해 많은 교사가 원격교육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본다. 3주간의 짧은 온라인 개학 동안 우리는 새로운 경험을 했다.

문제가 생기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와 교육청은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경험들은 앞으로 에듀테크 구축과 교사들의 역량 강화에 큰 방향을 제시해준 귀한 시간이라 생각한다.

교육청에서는 원격수업과 미래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대하는 교사들의 인식과 태도가 변화될 수 있도록 학습 및 연수 기회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원격교육을 통한 실천적 인성교육을 위한 방안은

△원격수업이 보편화하면 학교 교실의 역할 중 수업 공간으로서의 역할은 많이 축소될 것으로 본다.

이를 다양한 인성교육 체험이나 실험 및 시뮬레이션 체험 등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활용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4차 산업시대의 힘은 창의성이라고 한다. 다양한 학습자들이 자유롭게 창의력을 펼칠 수 있는 원격교육 환경 방안은

△단계적으로 학생 참여형 원격수업의 활성화, 교사 자율성 확대, 평가 체제 개선, 교원 역량 강화 등의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 접근해 나가려 한다.

특히 교육청 차원에서 원격교육지원센터를 구축해 교원들의 원격교육 역량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연수 과정을 개설하고,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관련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학교급별 원격교육 전문가 그룹을 만들어서 원격교육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하겠다.

-원격 수업으로 수업의 질이 떨어지거나 학생 참여도가 하락할 수도 있는데

△지금은 처음이라 모두가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매일 교사들이 원격수업 플랫폼을 활용한 수업을 하며 직접 제작도 하고 있다.

교육청에서는 교사들의 수업을 지원하기 위해 우수 교사 수업 공유 및 연수를 하고 있다. 앞으로도 기존 대면 공개수업을 원격 공개수업의 방법을 도입해 학부모들이 염려하는 원격수업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유사시를 대비한 원격교육 인프라 확충 등 에듀테크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대한 준비는

△우선 예산 확보를 통해 단계적으로 각 가정에 원격교육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 원격학습 교사 지원단을 구성해 모든 학생에게 양질의 원격수업 및 자료를 동일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에듀테크 관련 업체와의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안정된 원격교육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김형규 기자 kimmark@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