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하락과 마스크 착용 일상화로 업계 타격 심각||피부 트러블 및 아이(Eye)관련

▲ 화장품 업계가 코로나19 여파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27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의 한 화장품 가맹점의 모습.
▲ 화장품 업계가 코로나19 여파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27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의 한 화장품 가맹점의 모습.




27일 오후 대구 중구에서 화장품 로드숍 매장을 운영하는 박모(50)씨는 손님이 없이 텅 빈 매장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장사가 잘 되던 시절’에는 직원 3명을 채용하고도 제법 짭짤한 수익을 냈단다.



하지만 화장품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매출이 줄어든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까지 확산되면서 더 버틸 수 없을만큼 벼랑 끝에 내몰린 것.



박씨는 “수도 없이 폐점을 생각했지만, 이제는 그럴 수도 없는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밀린 월세를 보증금으로 돌려막은 데다, 권리금도 받을 수 없어 빈털터리로 바닥에 내던져질 상황이라 ‘울며 겨자 먹기’로 버텨볼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는 “임대료와 각종 관리비 등을 빼면 매출은 아예 없다고 보면 된다. 직원까지 줄이고 혼자 매장을 지키고 있지만, 한숨만 나온다”고 털어놓는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화장품 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 공포에 고객들의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데다,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된 까닭에 화장품 사용이 엄청나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화장품업계의 매출은 바닥까지 추락하며 화장품 가맹점주들은 생존까지 위협받는 상황에 처했다.



27일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이후 화장품 업종 가맹점주의 48.8%가 평소 매출의 절반(51%) 이상이 감소한 상태라고 답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여파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데다 마스크 덕분에 화장품은 쳐다보지도 않는 상황”이라며 “하루 인건비도 못 건지는 매장들이 대부분”이라고 하소연했다.



화장품 업계에서 매년 봄철은 대학의 신학기와 입학시즌이 맞물려 새 고객을 맞이하는 가장 바쁜 시기다.



예년 같으면 신입생을 위한 색조화장 등의 신제품 출시와 행사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때지만, 코로나가 덮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모든 신제품 출시와 행사가 무기한 연기됐다.



특히 마스크 착용의 일상화로 인해 화장품 업계는 치명타를 맞았다.

마스크로 대부분 얼굴을 가리기 때문에 여성들의 경우 기초화장만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직장인 김지은(33·여)씨는 “화장을 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면 화장이 마스크에 묻어나 며칠째 민낯으로 출근 중”이라며 “집에서도 외출을 자제하고 있어 요즘은 화장을 할 일이 거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화장품 업계는 피부 트러블 방지 제품과 아이(Eye) 관련 제품을 선보이며 위기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또 오프라인 판매보다는 온라인 전환에 주력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하지만 본사의 온라인 판매 강화는 오히려 오프라인 가맹점에게는 부담이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경대 뷰티메디컬스킨케어학과 장혜진 교수는 “화장품 업계가 위기 상황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극복할 상품과 프로그램들을 찾아내야 한다”며 “최근 마스크로 인한 여드름과 붉음증 등을 호소하는 고객들이 많다. 피부 트러블 방지 제품들과 묻어나지 않는 얇은 메이크업 제품 등 상황에 걸맞은 상품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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