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성고 강병규 교사
▲ 계성고 강병규 교사
▲ 구암고 조경화 교사
▲ 구암고 조경화 교사


▲ 서부고 예우희 교사
▲ 서부고 예우희 교사




▲ 동문고 김창태 교사
▲ 동문고 김창태 교사








▲ 효성여고 이아람 교사
▲ 효성여고 이아람 교사














대구권 고3 진학부장에게 묻는다

사상 초유의 원격 수업을 듣고 있는 고3 수험생들은 오늘도 애타는 마음으로 ‘나홀로 입시’를 준비하고 있다. 온라인 개학으로 원격 수업이라는 새로운 교육 방식은 어리둥절하고 낯설기만하다. 원격 수업을 적응하지 못하는 수험생들은 하루라도 빨리 등교 개학 만 손꼽아 기다려진다.

노심초사하는 수험생 만큼이나 일선 학교 교사들의 속도 타들어간다. 수험생들을 2년 봐 온 교사들은 학생들이 하루빨리 학교로 등교해 페이스를 유지하길 기대한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고3 수험생들의 어려움을 들을 때면 교사들의 가슴은 코로나19가 한편으로는 원망스럽고 마음은 편하지 않다.

이에 대해 고3 진학부장 교사인 구암고 조경화 교사와 계성고 강병규 교사, 동문고 김창태 교사, 서부고 예우희, 효성여고 이아람 교사(가나다 순)에게 원격 수업에 따른 의견을 듣고 대담 형식으로 엮었다.

-고3 학생들은 현재 수험생활과 관련해 어떤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나.

▲구암고 조경화: 학생들은 누구도 가보지 못한 길을 가는 고3 생활이다 보니 제대로 대입을 준비하고 있는지 불안하고 있고 다른 학생들이 어떻게 공부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본인만 뒤처지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다 등 대체로 심리적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또 대부분의 학생들은 수시 전형 생기부 관리를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 학생은 하루 학습 과제를 끝낸 뒤 본인이 부족한 과목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 공부할 수 있어 효율적이라는 의견을 말하고 있다.

▲계성고 강병규: 1, 2학년 때 부족했던 과목이나 성적을 3학년 때 끌어 올리기 위해 노력하기로 한 학생들은 등교 개학이 늦어지며 불안해 하고 있다.

고3의 경우 아무래도 정시보다는 수시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 생기부 등 교사와 면대면을 통한 상담이 필요한 데 등교 개학이 늦어지면서 검토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창체나 창의 활동이 온라인 개학으로 활동을 할 수 없게 되자 경력 등 작성이 사라진 것 아니냐라는 우려도 내고 있다.

이와 함께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대외 경력을 쌓을 기회마저 사라졌다며 어려움을 이야기 하고 있다.

▲동문고 김창태: 방학, 휴업, 온라인 등교 등 가정 학습 시간이 오래 지속되면서 상당수 학생들이 혼란과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초유의 사태를 경험하는지라 수험생으로서의 자세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또 신체 활동이 줄어 체중이 붇는다거나, 갑갑함으로 인한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교과서 배부, 생기부 확인 등 개인적 용무로 학교를 찾는 학생들은 하루빨리 코로나 사태가 안정화 돼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하고 싶다는 의견이 절대적이다.

▲서부고 예우희: 지역적인 특성상 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학교와 교사에 많은 의존을 하는 서구 지역 학생들은 교사들과의 온라인 상담을 통해 정리된 학습 및 대입에 필요한 내용 등을 개인적인 계획으로 수험 생활을 하고 있다고 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교 개학이 늦어지면서 학습 시간의 절대적 부족으로 인한 재수생과의 학력 격차와 재학생 중에서는 타지역 학생들과의 교과 및 비교과 모두에서 더 많은 차이가 벌어질 것이라는 막연한 심리적 불안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효성여고 이아람: 하루 빨리 등교해 그동안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진로에 맞는 학교 교육활동으로 채우고 싶어하고 있다. 재학생의 가장 경쟁력 있는 대입전형이 학생부종합전형인 만큼 수업을 비롯한 교내에서의 여러 교육활동에 대한 갈증이 크다. 학생들은 그 어느 때보다 등교를 원한다.

-고 3학생의 원격수업으로 인해 어려운 점은.

▲구암고 조경화: 처음 겪는 원격 수업에 앞서 기기 보유상황과 사용법 숙지 여부, 원격학습 환경 등 미비한 점이 많았지만 교내 학습지원 대책 위원회를 통해 온라인 학습 기반 조성이 어려운 가정에게 온라인 학습이 가능하도록 교육청의 기기 대여 및 매뉴얼 보급으로 신속히 대응해 원할히 진행되고 있다.

교사들은 학생들과 상호작용하는 수업이 이뤄지는 오프라인과는 큰 차이가 있어 공감대 형성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또한 3월에 치러야 했을 전국학력평가의 객관적인 데이터가 없어 대입 진학 상담에 혼란을 겪고 있다.

▲계성고 강병규: 일반적으로 3월 개학 전 담임교사는 학생과의 진로, 진학 상담과 생활기록부 분석을 통해 1, 2학년 동안 부족한 부문을 찾고 보완 작업을 진행한다.

개학 연기로 인해 학사 일정이 조정되면서 수시모집도 당초 계획보다 2주가량 연기되고 등교 개학이 2개월 이상 지연된 상황에서 예년과 같은 생활기록부의 내실화를 이루어 내기는 매우 어렵다. 수시모집을 대비해 다양한 교내 활동에 참여하고 내신관리를 해 온 학생들에게는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동문고 김창태: 가장 큰 어려움은 등교 개학이 미뤄지면서 학생들의 생활 리듬이 깨졌다. 학교 수업에 맞춰져 있던 생활 리듬에서 벗어나 학생 스스로가 주어진 시간을 능동적으로 배분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상황 자체를 낯설게 느끼고 있다.

또 자신의 선택이 옳은 지에 대한 확신이 없어 심리적인 불안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서부고 예우희: 현재 원격수업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하지만 고3 수험생이라는 신분에서 오는 심리적인 부분이 매우 크게 작용한다.

특히 비교과 부분의 준비 시간 부족으로 인한 생기부 내용의 부실함을 해결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 재수생과의 차이가 더 커질 것이라는 불안감 등이 고3 학생들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 학부모님들도 역시 같은 염려를 하고 있다.

▲효성여고 이아람: 학생들은 학교만큼 학습 환경 조성이 어려워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말하고 있다. 또 수업에 있어 교사 및 동료와의 원활한 소통이 상대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학업 역량 성장이 더딜 수밖에 없는 점이 가장 아쉽다.

-고 3학생을 위한 학습권 보장과 대입 지도는 어떻게 하고 있나.

▲구암고 조경화: 등교 개학 때처럼 규칙적으로 학습에 임할 수 있도록 학생들의 온라인 등·하교 시간, 교과 진도, 과제 등을 매일매일 체크하고 있다.

학급 SNS에 수능 및 진학 정보 및 관련 사이트를 공지하고 있으며 담임 교사들은 유니브 프로그램, 대학교육협의회의 진학상담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 개개인의 희망 학과 및 대학 정보를 제공해 학습 동기를 높이고 있다.

또 자율동아리 구성, 진로 독서 활동, 자기소개서 안내, 주요 대학 입시 분석 등을 안내해 학생부 종합전형 대비에 나서는 동시에 장기간 원격수업으로 고3 수험생들의 비교과 활동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학생부 교과는 물론 종합 전형에서도 내신 성적을 올리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계성고 강병규: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과 수업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 등과 같은 주요 과목은 등교 개학과 동일한 수준의 수업을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프라인 수업에 비해 모든 내용을 화면으로 보여줘야 하는 온라인 수업의 특성상 수업 준비에 많은 노력과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매일 일정한 학생 수를 정해 모든 학생과 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가정환경을 파악하기 위해 학부모 상담도 진행했다. 2학년까지의 내신과 학력평가 성적을 바탕으로 수능 성적 향상을 위한 학습 방법을 지도하고 있다.

▲동문고 김창태: EBS 온라인 클래스를 주 플랫폼으로 교과 담당 교사가 제작한 동영상, 학습지 등을 제공해 학습 효율을 높이고 있다. 특히 수능 지도를 위해 EBS 수능 특강을 중심으로 교과별 주요 개념에 대한 이해와 적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수업을 설계하고 영상을 제작해 활용하고 있다.

또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학생들의 질문에 가급적 실시간으로 답변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서부고 예우희: 온라인 학습과 선생님과의 온라인 상담 등으로 학생 개인의 필요한 학습 및 입시에 대한 궁금점 등을 해결하고 있다.

하지만 등교 개학에서 면대면으로 이루어지는 상황에 비하면 다소 부족한 면이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효성여고 이아람: 구글클래스를 기반으로 교사가 수업 영상을 제작해 수업 활동지도와 함께 과제 및 질문을 받는 피드백 과정을 통해 학습 공백을 메우고 있다. 고3의 경우 기출문제를 활용한 과제를 활동지에 적절히 접목해 보완하고 있다. 또한 휴업 중 과제로 EBS 수능특강 수강을 과목별로 안내해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 있다.

-등교 개학 시점 및 등교 방법은 어떻게 했으면 좋겠나.

▲구암고 조경화: 학생들의 건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문제 상황들을 잘 점검하고 대비해 등교 개학 일을 잡아야 하며 이 과정에서 교육 주체들의 의견들도 잘 수렴했으면 좋겠다.

고3 교사의 입장에서는 안전이 확보된 상황에서 온라인 개학과 마찬가지로 순차적으로 등교 개학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계성고 강병규: 등교 시점은 정부 당국과 교육부 간의 협의 및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가능하다. 수험생을 고려한다면 마냥 등교 개학을 미룰 수는 없다.

5월 연휴가 끝나고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늘지 않는 시기에 학년별로 순차적으로 개학을 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고3, 중3을 대상으로 개학을 시행해 학교와 학생들이 감염병 예방에 대한 학교생활에 적응할 시간도 필요하고 동시 개학에 따른 감염병 확산도 예방할 필요가 있다.

▲동문고 김창태: 개학 시점과 방법은 학교의 의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부가 학생과 학부모가 동의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가 의학 전문가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고 미리 통보해 주면 좋다. 등교 개학 시점을 확정하기가 어렵겠지만 현장에서는 두 주씩 연기하는 방식에 지쳐가고 있다.

전국의 확진자 숫자를 기준으로 어느 선에서 얼마 정도의 시간이 지속되면 개학한다거나, 특정 지역을 기준으로 확진자 숫자가 일정 수준을 넘지 않는 선에서 일정 기간이 지속되면 개학한다는 식의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면 좋겠다.

▲서부고 예우희: 전 국민의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결과 학생들의 충분한 안전이 보장된다고 판단될 때 고3부터 순차적으로 개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후 1, 2주 정도 상황을 지켜보고 나서 1, 2학년의 개학도 가능할 것이라고 봅니다. 고3 학생들의 개학 시점은 5월 초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효성여고 이아람: 대입 일정 상 하루 빨리 등교 개학을 해 그동안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야 하는 조급함은 있지만 학생의 안전, 생명보다 우선 시 될 수는 없다.

온라인 개학을 해 안정적 운영을 해 나가고 있는 만큼 충분한 안전이 보장될 때 고3부터 순차적 등교 개학은 필요하다. 그 시기가 5월 초이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등교 개학과 관련해 교육 당국에 바라는 점.

▲구암고 조경화: 개학연기→모의고사일정 변경→학사일정 변경→수시일정 변경→수능일정 변경→정시일정 변경으로 이어지는 모든 대입 전형 일정이 변경돼 대입 전략 준비에 어려움이 있다. 교육당국에서 고3 수험생을 위한 이에 대한 대책 방안이 절실하다.

▲계성고 강병규: 교육부의 등교 개학에 따른 학사 운영 방침은 전달됐다. 단위 학교에서 자율성을 확보하기는 한계가 있다. 학교의 특성이나 교육 방침에 차이가 있으므로 남은 기간 동안 입시 일정을 잘 진행하도록 단위학교별 자율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

등교 후 학교에서 감염병 예방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소독이나 마스크뿐만 아니라 방역 준비를 위해 학교별 예산이 필요하다. 적정한 수준이 아닌 여유 있는 지원이 있어야 제대로 된 방역이 된다.

▲동문고 김창태: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등교 개학 시점과 관련한 결정을 해 알려주면 좋다.

덧붙여 정부가 등교 개학을 결정한다면 학교의 방역 노력이나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대책 등에 대해 신뢰하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확진자가 발생하게 되는 경우라도 학교나 교직원의 책임을 묻는 방식의 접근은 지양해야 한다. 교직원들은 지금도 최선을 다해 직무에 임하고 있다.

▲서부고 예우희: 대입 일정 상 하루 빨리 개학해 그동안 부족했던 교과 및 비교과 부분의 내용을 채워나가야 되는 마음의 조급함은 있다. 하지만 학생들의 안전에 최대 초점을 두고 등교 개학 일정이 결정되기를 바란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정부 정책에 대한 모든 국민들의 실천을 간절히 기대한다.

▲효성여고 이아람: 대입 일정을 수정하면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나 그 무엇도 학생의 생명보다 소중할 수는 없다. 충분한 상황을 고려 해 등교 개학을 결정해 주길 바란다.

아울러 온라인 개학 결정 과정에서 있었던 혼란스러움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귀담아 줬으면 한다.



김창원 기자 kc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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