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

기상청장

오존층이 파괴되어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얘기를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기상청에서는 기온, 습도, 바람 등 많은 기상요소를 관측하고 있는데, 이러한 것뿐만 아니라 ‘오존’도 관측하고 있다.

그렇다면 오존은 무엇일까? 왜 중요한 것일까?

‘오존’이라는 물질은 산소 원자 3개로 이루어진 산소의 동소체로 특이한 냄새 때문에 ‘냄새를 맡다’를 뜻하는 그리스어 ozein에서 유래되었다. 공기 속에 0.0002%의 부피만 존재해도 냄새를 감지할 수 있으며, 상온에서 자발적으로 분해되어 산소가 되는 불안정한 물질이다. 그러나 오존은 대장균, 박테리나 곰팡이 및 바이러스까지 사멸시킬 수 있는 강력한 산화력을 가져 공기 청정기, 정화기, 살균기, 새집증후군방지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오존은 장시간 흡입하면 호흡기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실내에 오존의 농도가 높거나 오존특보가 발효 중일 때는 주의해야 한다.

대류권의 오존은 사람의 건강을 해치는 해로운 존재라고 본다면 성층의 오존은 지구를 보호하고 자외선을 막아주는 이로운 존재라고 볼 수 있다. 성층의 오존은 지구 지상에서 약 15~50km 상공의 성층권에서 주로 생성되고 있으며 특히 성층권에는 지구 대기에 존재하는 오존의 약 90%가 존재한다. 대체로 15~30km 사이에 오존 농도가 높게 존재하는 층을 오존층이라고 한다. 이 성층권의 오존은 태양으로부터 유해 자외선 복사를 흡수하여 자외선으로부터 인간과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보호하고 지구의 기후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자외선은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태양에서 형성된 파장이 매우 짧은 광선이다. 자외선의 일부는 생명체의 유전자를 파괴하는데 이런 유해한 자외선을 오존층이 막아준다.

오존은 생성 및 분해 과정에서 자외선을 흡수하는데 이러한 화학반응을 통해 오존은 자외선을 차단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환경오염으로 인해 오존층이 파괴되고 있어 그 대책이 시급하다. 오존층이 파괴되면 지구에 도달하는 자외선의 양이 늘어나게 되면서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는 생존과 직결된 피해를 입게 된다.

오존층 파괴 물질인 염소 원자는 프레온이라고 불리는 염화불화탄소(CFC)가 분해되면서 나온 것인데 프레온은 냉장고나 에어컨의 냉매나 스프레이의 충전제로 쓰이는 인공적 물질이다. 산업화를 이루며 우리는 많은 문명의 혜택을 누렸지만 이러한 혜택을 누리는 것은 우리를 지켜주고 있는 방어막을 스스로 공격하여 망가트리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렇듯 없어서는 안 될 오존층의 파괴문제를 이야기할 때 특히 남극의 오존홀을 많이 다룬다. 오존홀의 원인은 바로 겨울철 남반구의 남극에 생기는 강한 강풍대인 극소용돌이(polor votex) 때문이다. 이 극소용돌이 내 성층권의 기온은 -80도까지 내려가는데 이로 인해 오존 파괴물질을 함유한 얼음결정이 만들어진다. 그냥 언 상태로 계속 있으면 상관없지만 남반구의 초봄인 9~11월 사이에는 얼음이 녹아서 염소광분해가 일어나 오존층을 파괴하는 것이다. 반대로 북반구의 경우 남반구에 비해 평균기온이 현저히 높고 극소용돌이에 의한 대기분리현상이 잘 일어나지 않아서 오존층 파괴가 훨씬 덜 나타나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 북반구 상황은 다르다. 북극에 잘 나타나지 않던 역대급 오존홀이 발생했다. 지 난 겨울은 역대로 기온이 높아 따뜻했다. 그 이유는 북극에서의 강한 강풍대가 우리나라까지 확장하지 못하고 북극을 중심으로 찬 공기를 가두면서 극도로 기온이 내려가 남극과 비슷한 상황이 된 것이다.

과거 오존층 파괴에 대한 대책 마련으로 1987년 세계 각국 정부가 참여하여 ‘UN 몬트리올 의정서’를 고안했다. 각국은 몬트리올 의정서와 후속 개정 및 조정안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으며 현재 규제되는 화학물질에 대해 오존 친화적인 대체물질을 개발하여 오존파괴물질의 전 지구적인 축적속도가 줄고 축적량이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2018년 발표된 오존감소에 관한 9차 과학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오존층의 회복과 몬트리올 의정서에 따른 전 세계의 협력이 오존파괴물질의 장기적인 감소를 이끌었으며 성층권 오존의 지속적인 회복을 가능하게 할 것임을 명시하고 있다.

현재 몬트리올 의정서로 채택된 9월 16일을 ‘세계 오존층 보호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현재까지 유일하게 UN 회원국 197개국의 만장일치로 결의된 몬트리올 의정서처럼 전 세계가 똘똘 뭉쳐 그 약속을 잘 이행한다면, 지구의 착한 오존층도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무심코 사용했던 것들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줄지는 점점 극심해지고 잦아지는 기후변화가 답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만큼 우리 또한 우리의 보호막인 오존을 위해 대중교통 이용 친환경 제품 사용 등 나부터의 작은 노력으로 오존을 지킬 수 있길 소망한다.



김창원 기자 kc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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