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여일 동안 사투벌인 의료진 등에게 감사 인사 전해||정부 지원 눈물로 호소하며 이끌어내

▲ 권영진 대구시장이 지난 17일 오전 삼성인재개발원 영덕연수원에 마련된 생활치료센터의 의료진들에게 허리를 굽히며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다.
▲ 권영진 대구시장이 지난 17일 오전 삼성인재개발원 영덕연수원에 마련된 생활치료센터의 의료진들에게 허리를 굽히며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다.


“대구시민을 위해 애써 주시는 여러분의 노고에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지난 17일 오전 삼성인재개발원 영덕연수원(생활치료센터)을 찾은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곳에서 환자들을 치료해주고 있는 의료진들에게 허리를 굽히며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대구지역 코로나19 추가확진자가 4월 들어 안정세를 보이면서 권 시장은 요즘 그동안 방역 일선에서 고생한 의료진들을 찾아다니며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지만 그의 어깨는 2개월 전 보다 다소 가벼워진 모습이다.



지난 2월18일 첫 확진자가 발생했을때만 해도 사태가 그렇게까지 악화될 줄은 대구시도, 정부도 상상하지 못했다.



오히려 보건복지부는 “3천 병상을 확보해달라”는 권 시장의 요청에 “처음 큰일을 당해 마음이 급한 것 같은데 그럴 일 없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 2월29일 하루 700여 명까지 확진자가 발생하자, 대구가 마치 중국의 우한처럼 전염병이 창궐한 도시로 취급받기에 이르렀다.



타지역에서는 대구에 오지도 가지도 않았고, 정치권에서는 ‘대구봉쇄’까지 운운해 비난을 자초했다.



그러나 대구시민들은 스스로 봉쇄를 선택했다. 중국의 우환처럼 도시를 탈출하거나 생필품 사재기 현상은 없었다.



권 시장은 정부 부처를 찾아다니며 방역을 도와달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결국 정세균 국무총리까지 2주간 대구에 머물면서 대구지역 코로나19 방역에 올인했다.



권 시장에게 위기도 있었다.



지난달 26일 대구시의 회의를 마치고 나오다 실신해 나흘간 병원에 입원했다.

한달 이상 시장실 간의침대에서 쪽잠을 자며 대책을 세우느라 체력이 방전된데다 심적 어려움 등이 겹친 탓이다.



매일 오후 10시부터 간부들과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대책회의를 자정까지 주재하고, 다음날 오전에는 언론과 1시간 이상 정례브리핑을 이어갔다.

한달간 집에 가지 못해 겨울 코트가 시장실 옷걸이에 걸려 있을 정도였다.



이같은 상황에도 “신천지와 연루됐다” “다른 단체장처럼 ‘사이다 발언’이 없다” “브리핑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권 시장이 정치적 판단보다는 오로지 방역에만 집중한 탓이다.



4월 들어 닷새 빼고는 추가 확진자 수가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이틀은 0명을 기록했다.



지난 12일 부활절을 맞아 교회들이 예배를 시작했으며 15일에는 총선 때문에 사회적 거리 두기가 무너져 걱정이 많았다. 그래도 일주일이 지나도록 추가 확진자가 급격히 늘지 않고 있다.



권 시장은 “대구시민들의 침착함과 생업을 뒤로하고 방역현장으로 뛰어가 준 의료진들의 헌신으로 대구와 대한민국을 구할 수 있었다”며 “시민들이 스스로 참여하는 방역의 생활화와 무너져 가고 있는 서민 경제를 일으킬 수 있는 경제방역에 더욱 매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주형 기자 leej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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