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남울릉 선거구 미래통합당 김병욱 당선자

▲ 포항남울릉 미래통합당 김병욱 당선자
▲ 포항남울릉 미래통합당 김병욱 당선자
인기리에 종영한 TV드라마 ‘보좌관’은 국회를 무대로 국회의원 보좌관들의 활약상을 그린 작품이다.

이 드라마와 현실이 이번 총선에서 하나가 됐다.

4·15총선 포항남·울릉 선거구에서 승리한 미래통합당 김병욱 당선자는 최근까지 같은당 현역 의원인 이학재(인천 서구갑) 의원실에서 보좌관으로 활동했다.

공교롭게도 이번 총선에서 김 당선자가 모셨던 이 의원은 상대 후보에게 패해 낙선했다.

김 당선자는 이번 선거에서 경쟁자인 집권당 후보를 여유 있게 이겼다.

하지만 본선까지 가는 여정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유비가 삼국 중 가장 늦게 기반을 쌓은 것처럼 김 당선자 또한 가장 늦게 경선레이스에 뛰어들어 상대적으로 불리한 형세였다.

나이가 어리고 정치 경험이 적다는 등 주변의 시선도 곱지 않았다.

예선으로 비유된 공천 경쟁은 한마디로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이었다.

경쟁자들은 행정안전부 장관과 경북도 경제부지사, 포항시장 등을 각각 역임하는 등 정치적 기반이 탄탄했다.

하지만 그는 현역 의원을 컷오프 시키고, 여론조사에서 상대 후보들을 차례로 꺾는 이변을 연출하는 등 경선 막판 돌풍을 일으키며 공천장을 따냈다.

공천 직후 김 당선자는 “경선 초기 지지율이 가장 낮았으나 막판 역전에 성공해 나도 놀랐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후 전통적 보수당 텃밭에서 손쉽게 승리하는 듯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본선 여정은 더욱 험난했다.

당내 공천에서 배제된 박승호 후보가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보수표가 분산됐다.

또 집권당 소속인 허대만 후보가 코로나19 사태 속에 여당 지지율을 등에 업고 선전했다.

여기에 비방과 흑색선전 등 상대후보들의 집중포화가 이어지며 막판 판세가 출렁였다.

‘13년 국회의원 보좌관’이라는 공보물 문구를 두고 한 시민이 보좌관 경력만 따지면 5년에 못 미친다며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선관위에 고발했다.

이를 두고 SNS에 “썩은 땅에 새싹 하나 틔우기 참 어렵네요. 그래도 뿌리 내리겠습니다”라고 하자 ‘포항을 썩은 땅에 비유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면서 파장이 일었다.

또 “제가 당선된다 치고 저를 비방한 분들은 형산로터리에서 시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올린 글이 한동안 논란을 빚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선거 막판 한 여론조사에서 김 당선자와 집권당 후보가 5% 이내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펼쳤다.

김 당선자는 “제 진심을 믿고 일할 기회를 주신 주민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철강 위주의 산업에서 탈피해 바이오·그린에너지·신소재 산업을 유치하는 등 산업구조를 다양하게 만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웅희 기자 woong@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