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이후 다섯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풍패지향(豊沛之鄕) 대구, 상처받은 대구의 자존심을 살리고 고향을 풍패의 땅으로 만들겠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수성을 출마를 선언하면서 한 얘기다.

끝내 그는 금배지를 움켜쥐고 대구를 풍패의 땅으로 만들, 대권에 나설 기반을 만들었다.

통합당 공천에 불복해 탈당 후 무소속으로 나온 홍 대표는 같은 과정으로 무소속 출마한 후보들 중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통합당 바람이 거세게 불었지만 거물은 거물이었던 셈이다.

홍 전 대표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지난 1월 고향인 밀양에서 출마를 선언했으나 당에서 서울 험지 출마를 요구하자 “경남 험지에 가겠다”며 양산을로 선회했다.

하지만 컷오프(공천배제)를 당하고 지난달 12일 대구 수성을에 출마를 강행했다.

그러나 대구 반응은 썩 좋지 않았다.

깃발만 꼽으면 당선된다는 통합당 지도부와 다를바 없이 대구에서 금배지를 달아 TK를 지지기반으로 차기 대권행을 노리는 철저한 자기 정치만을 위한 행보라는 반응이 많았다.

이는 수치로 나타났다. 인지도면에서 월등히 앞서지만 각종 여론조사 결과 미래통합당 이인선 후보와 박빙구도를 형성한 것.

여기에 홍준표 바람, 통합당 공천 심판 바람이 크게 불지 않은 것도 한 몫했다.

정권심판론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당대당의 선거구도가 이뤄졌고 통합당 후보들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이에 당의 지원없이 처음 무소속으로 출마한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당조직의 도움없이 무소속으로 하는 선거가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 새삼 느끼는 요즘이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홍 전 대표는 이를 돌파하고자 무소속임에도 정통보수임을 강조하기 위해 자유한국당, 새누리당, 한나라당의 상징인 빨간색 점퍼를 입고 선거운동을 펼쳤다.

또한 인물론을 강조했다.

‘당선 후 친정 복귀’를 선언하며 21대 국회에 입성하게 되면 통합당을 정비한 뒤 차기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결국 금배지를 달게 됐고 차기 야권 대권 주자가 됐다.

당장 닥친 문제는 통합당으로 복당이 되느냐다. 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당 공천 탈락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들에게 영구 복당 불허 조치를 내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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