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윤환 문경시장을 비롯해 문경시 비상방역대책반이 방역활동을 하고 있다.
▲ 고윤환 문경시장을 비롯해 문경시 비상방역대책반이 방역활동을 하고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행복이라는 단어를 생각한다. 일생에서 한 번 주어진 삶의 길에서 행복을 꿈꾸며 살아가고 싶기 때문이다.

이는 지방자치단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모든 지자체가 행복도시가 될 수는 없다. 눈부시게 성장하는 지자체가 있는 반면 눈에 띄게 퇴보하는 지자체도 있다.

그렇다면 시민들이 행복을 꿈꾸며 살아갈 수 있는 지자체의 조건은 무엇인가. 그것은 아마도 지자체에 살고 있는 지역민들이 행복하고 만족하는 삶일 것이다.

문경시는 우리가 사는 이 땅을 후손들로부터 잠시 빌려 쓰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정책을 펴는 대표적인 지자체다.

‘8만 시민이 행복한 도시’가 슬로건이다.

코로나19 국내 발병 이후 ‘과하다’ 싶을 정도의 차단 방역은 물론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드라이브 스루 행정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있다.

문경시가 ‘안전도시, 면역도시, 건강도시’로 불리는 이유다.

▲ 문경시는 청사 현관 입구에 대인 소독기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출근하는 공무원들이 청사 출입전 소독을 위해 대인 소독기 앞에서 기다리는 모습.
▲ 문경시는 청사 현관 입구에 대인 소독기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출근하는 공무원들이 청사 출입전 소독을 위해 대인 소독기 앞에서 기다리는 모습.
◆‘과하다’ 싶을 정도로 대응하라

문경시의 코로나19 확진자는 2명. 이마저도 주소지만 문경으로 되어 있던 주민이었다.

사실상 지역사회 감염은 전혀 일어나지 않은 청정지역이다. 이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대응한 문경시의 선제적 대응 조치 때문이다.

문경시는 지난 1월 코로나19 확진자가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에 발생하자마자 비상 방역대책반을 가동하는 등 선제적 대응 체계에 돌입했다.

지역 내 3곳에 선별진료소가 들어섰다. 보건소에는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가 운영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고윤환 시장의 지시로 버스터미널과 기차역, 관광지, 공공청사 등 사람이 많이 드나드는 곳에는 구제역 방역 때 사용했던 대인소독기를 설치, 선제적 방역에 나섰다.

시는 2억 원을 들여 문경중앙병원 등 2곳의 지역 종합병원에 이동형 음압장비 4동을 설치했다.

이동형 음압병실은 에어 샤워기, 음압장비, 화장실, 냉·난방 장치 및 산소공급 장치 등을 갖췄다.

시는 앞서 2015년 감염병 예방을 위해 이들 병원에 7천2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음압텐트를 설치했다.

사회복지 생활시설에 대해 예방적 코호트 격리도 실시했다. 이는 2단계 조치로 시는 사회복지 생활시설 25곳을 예방적 코호트 시설로 지정, 2주간의 격리를 실시했다.

23곳에 이동형 음압기 46대를 설치했고, 의류소독기도 보급했다.

시민들의 소중한 생명을 위한 시의 적극적인 조치에 따른 것이다. 시는 이들 사회복지시설에 외부로부터 오염물질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의류소독기와 위생복을 지원했다.

시는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행정업무 공백을 방지하고 있다.

이를 위해 △부서 내 1/2 근무 및 임신부 등 재택근무 △대면 회의와 보고를 대체한 영상회의 △문경시립도서관 북 워킹 스루 서비스 등 대인 접촉을 최소화하고 있다.

또 부서별 보건관리자를 지정해 모든 직원의 일일 건강상태를 점검하는 한편 출근 시 출입구에 이미 설치된 대인 소독기를 통과, 열감지 카메라 측정과 별도로 비접촉식 체온계를 이용해 체온을 측정하는 등 방역체계에 힘쓰고 있다.

이와 함께 대면 회의 및 대면 보고는 자제하는 한편 전화, 이메일, 메모보고 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영상회의 시스템을 이용해 읍·면·동장 회의를 실시하는 등 주요 회의 방식도 변경했다.

▲ 문경시 공무원들이 지역 경제 살리기를 위해 택시타기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손님의 발길이 뚝 끊긴 식당을 이용하기 위해서다.
▲ 문경시 공무원들이 지역 경제 살리기를 위해 택시타기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손님의 발길이 뚝 끊긴 식당을 이용하기 위해서다.
◆드라이브 스루 행정으로 ‘위기를 기회로’

최근 점심시간을 맞은 낮 12시 문경시청 현관 앞. 택시들이 몰려들었다.

시청 공무원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침체된 지역 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택시를 타고 지역 내 식당을 이용하기 위해 사전에 예약한 것이다.

문경시가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행정력을 총동원하고 나섰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 및 관광객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경제를 살리려는 조치에 따른 것이다.

시는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상반기 예산 신속집행 △지역 내 상권 활성화 △소상공인 및 기업 지원 △농업인 지원 등 4개 분야 대책을 마련했다.

시는 먼저 SOC 사업 등 서민경제와 내수경기에 파급 효과가 큰 사업들을 중점으로 계약금의 80%까지 선금 지급, 소규모 주민 숙원사업 조기 발주 등 예산 신속 집행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 방침이다.

소상공인·기업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통해 경영부담을 경감시키고자 하는 시책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화장실, 주방 등 시설보수 최대 500만 원, 포장재 및 집기구입 등 경영개선 최대 300만 원을 지원한다. 지난해보다 2억 원을 증액한 3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 문경시 공무원들이 농산물 팔아주기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 문경시 공무원들이 농산물 팔아주기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또 자금의 역외 유출을 방지하고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문경사랑 상품권을 발행, 7월1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에 대해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지난달부터 300억 원 규모로 대출해주고 이에 따른 이자를 3%, 1년간 지원하는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로 했다.

신용등급이 낮은 소상공인을 위해서는 경북신용보증재단에 2억 원을 출연한다.

재단에서는 출연금의 10배인 20억 원까지 보증, 1인당 최대 2천만 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고 대출이자 중 2%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 상수도 요금 30% 감면 실시, 소상공인 주차료 50% 지원, 착한 임대료 운동 확산 등 작지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사업들도 계속 발굴, 지원한다.

농업 분야에서는 지역 농산물 소비 촉진 운동 전개와 함께 꽃나눔 데이 등 농산물 판매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

또 지역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공무원이 앞장서 드라이브 스루 도시락 배달 이용, 복지 포인트 4월 내 100% 사용, 6급 이상 공무원 택시 타기, 관내 농특산물 팔아주기 운동 등을 펼치고 있다.

▲ 이달 중 개장 예정인 문경단산관광모노레일. 해발 265m의 출발점에서 단산 꼭대기 부근인 해발 847m까지 3.6㎞를 왕복한다.
▲ 이달 중 개장 예정인 문경단산관광모노레일. 해발 265m의 출발점에서 단산 꼭대기 부근인 해발 847m까지 3.6㎞를 왕복한다.
◆문경을 안다는 건 관광을 안다는 것

문경시는 침체된 점촌지역 경제와 관광 활성화를 위해 랜드마크 조성 사업을 지난해부터 분야별로 추진하고 있다. ‘머물고 가는’ 관광지를 만들자는 취지에서다.

주요 사업 내용은 영강 보행교, 청정식물원 조성 등 16건으로 도시 청년들을 불러들여 인구도 늘리고 지역 경제 활성화도 꾀하자는 목적이다.

문경 참미나리와 약돌돼지를 함께 맛볼 수 있는 체험시설 ‘미돈가’가 지난 6일 개장식을 갖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미돈가는 문경 산양면 반곡리에 부지 375㎡, 건축면적 295㎡(1,2층), 80석 규모로 꾸며졌다.

미돈가는 미나리의 ‘미’, 돼지 돈(豚)의 ‘돈’을 합성해 이름 지었다.

점촌 랜드마크 조성사업 일환으로 건립된 청정식물원 내 ‘문경 땀봉 참미나리’ 단지에서 생산되는 미나리를 문경의 대표 특산물인 약돌 돼지와 함께 구워 먹으며 체험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문경단산관광모노레일도 개장을 앞두고 있다. 해발 265m의 출발점에서 단산 꼭대기 부근인 해발 847m까지 3.6㎞를 왕복한다. 지금까지 최장을 내세웠던 거제 관광모노레일의 3.54㎞보다 약간 길다.

8명을 태울 수 있는 문경단산관광모노레일은 왕복 1시간이 소요되며 정상에 캠핑장·레일썰매장·전망대·트레킹 데크로드 등의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 고윤환 문경시장
▲ 고윤환 문경시장
◆인터뷰 고윤환 문경시장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은 누구나 감염될 수 있는 만큼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습니다.”

고윤환 문경시장은 “진정한 지역 경제의 봄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과하다’고 느낄 정도의 방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또 “국내에서도 감염증 확진자가 줄어들고 있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긴장의 끈은 놓치지 않아야 한다”며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지역 사회 전파를 차단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침체된 지역 경제살리기에도 총력을 기울인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를 위해 경제살리기를 위한 컨트롤타워 기능을 수행할 드라이브 스루 경제살리기 추진본부를 구성했다.

고 시장은 “본부 운영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른 틈새시장을 공략해 경제살리기에 전 행정력을 집중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라며 “시민들과 고통을 분담하는 한편 위축된 지역경제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형규 기자 kimmark@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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