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천중학교가 코로나19 영향으로 휴업에 들어가자 학생들을 위한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교과서를 배부하고 있다.
▲ 영천중학교가 코로나19 영향으로 휴업에 들어가자 학생들을 위한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교과서를 배부하고 있다.
영천중학교 정문으로 차가 들어서자 선생님이 다가가 차의 방향을 손짓으로 안내한다.

교과서 묶음이 잔뜩 쌓여 있는 현관 앞에 차가 정차하자 마스크를 쓰고 장갑을 낀 선생님이 차 곁으로 다가간다. 학부모가 차창을 내리고 자녀의 학반과 이름을 이야기하면 선생님은 반갑게 인사를 하며 해당 학년의 교과서 묶음을 건넨다.

차창으로 교과서를 건네받은 학부모는 명단에 확인 사인을 하고 차에 탄 채 환한 얼굴로 학교 후문을 통해 나간다.

교과서를 주고 받는 선생님과 학부모 모두 마스크 뒤에 흐뭇한 미소가 번진다.

코로나19로 인해 건강상 피해만이 아니라, 그 여파로 인한 교육적 피해도 심각하다.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가 개학을 3차례나 연기했으며 대구와 경북은 코로나19가 가장 극심한 곳인 만큼 지역 학생들의 학습 공백이 가장 클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학습 공백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영천중학교에서는 개학하기 전에 교과서를 배부하기로 결정햇다. 차를 이용해 교과서를 배부하는 일명 ‘드라이브 스루’ 방법을 도입한 것이다.

교과서 배부에 드라이브 스루 방법을 도입한 계기에 대해 영천중학교 김미라 교장선생님은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정상적인 학교 운영 자체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좀 더 효과적인 학사운영을 위해 개학 전 교과서를 ‘드라이브 스루’로 배부하는 서비스를 시행하게 되었다”며 “하루 빨리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학교에서 학생들을 만나기를 기대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드라이브 스루’ 교과서 배부는 지난달 18일~20일까지 진행됐다. 학부모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사이에 편한 시각을 선택해 학교 정문으로 차를 이용해 들어와 직접 운전해 온 차에서 내리지 않고 교과서를 받아 후문으로 나가는 방식이었다.

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틀 간 교과서를 분류하고 끈으로 묶는 작업을 하시는 등 담임 선생님들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학년별로 12권에서 15권이나 되는 전교생의 책을 일일이 분류하고 끈으로 묶는 작업을 하시는 선생님들의 모습을 떠올리니 선생님들의 제자들을 아끼는 마음이 남다르다고 느껴진다.

또한 바쁜 시간을 내어 자녀들의 학습 공백을 줄이기 위해 묵묵히 협조하시며 학교를 찾아오신 부모님들의 모습에서도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드라이브 스루를 이용해 교과서를 받으러 오신 한 학부모는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가 되고 아이들이 계속 집에서 생활하니까 교과서도 궁금하고 빨리 받아보고 싶었는데, 학교에서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교과서를 나눠준다니 안심이 되고, 편리하고 빠르게 받을 수 있어서 정말 좋다”며 진행방식에 만족감을 표현했다.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부모님을 통해 교과서를 전해 받은 영천중 2학년 한 학생은 “코로나19 때문에 걱정이 되어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 있는데 부모님께서 대신해서 새 교과서를 개학 전에 안전하게 받아 주셔서 좋다. 과제를 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불편이 따르지만 학생들의 학습 공백을 채워주시려는 학교와 학부모님 등 주변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계신 분들에 대한 감사함을 깨닫고, 우리 학생들은 코로나19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서 개학하는 날까지 건강하고 유익하게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박성민

경북교육청학생기자단

영천중학교



김창원 기자 kc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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