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잡매니저’가 농촌을 사로job고, 농업소득 5억 원 꿈꾼다 ||농장을 안동의 ‘핫
그동안 수많은 가수가 트롯에 사랑과 우정, 이별 그리고 고향을 담아 노래했다. 농촌의 정서와 어려움, 강인함을 담은 노래도 많았다. 최정자가 부른 ‘처녀 뱃사공’과 황정자의 ‘처녀 농군’이 대표적이다.
6·25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군대에 간 오빠를 대신해 나룻배를 젓는 처녀 뱃사공과 60년대 산업화로 도시로 떠나가는 이농(離農) 행렬과 떨어져 소를 몰고 논밭으로 나가는 처녀농군의 모습은 강인함 그 자체였다.
가냘픈 몸매가 농사꾼처럼 보이지 않지만 강인한 주인공은 안동시 풍천면에 있는 ‘농부애땀’ 의 김미영(37·여) 대표다. 각각 2천600㎡의 멜론과 방울토마토, 2천㎡의 인큐애호박(비닐 캡을 씌워 일정한 규격으로 재배하는 애호박)을 재배해 연간 1억여 원의 소득을 올린다. 농부의 땀을 사랑한다는 의미를 담은 ‘농부애땀’이란 농장이름이 정겹다.
◆청년농부, 변신은 무죄
김 대표는 농촌에서 나고 자랐지만 농업과는 거리가 있었다. 당연히 농사를 지을 생각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학교를 졸업하고 수도권에서 ‘잡(job)매니저’로 일했다.
스트레스의 연속이었던 도시생활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생각도 한 몫을 했다. 마음속에 있던 도시탈출의 욕구와 농촌의 비전이 합쳐지자 고향이 김 대표의 손을 잡았다. 어렵게 부모님을 설득하고 도시생활을 청산했다. 처음하는 농사일이라 서툴렀다. 요령이 없으니 힘은 두 배로 들었다.
◆열정으로 이룬 전자상거래
처음 접하는 농촌의 어려움을 김 대표는 열정으로 극복했다. 새로운 것을 배우면 반드시 실천했다.
다들 “예전부터 그랬다”고 했다.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이건 아니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전자상거래를 공부했다. 몇 차례의 실습과정을 거친 후 본격적인 판매에 나섰다.
첫 작품으로 멜론을 올렸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직접 값을 정하고 첫 판매가 이루어지자 자신감이 생겼다. 상세한 제품 설명과 농장 소개, 삶의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고객이 늘어났다.
◆책임감으로 얻은 농장이름
아무리 좋은 농산물이라도 소비자와의 신뢰를 구축하는 일은 쉽지 않다. 품질과 판매 과정에서 책임감을 가질 때만 가능한 일이다. 2017년 감당하기 어려운 재난이 덮쳤다. 갑작스런 폭우로 멜론 하우스가 완전히 침수됐다.
◆깨끗한 땅, 건강한 농산물
김 대표가 유독 신경을 쓰는 부분은 땅이다. 좋은 땅에서 좋은 농산물이 나온다는 생각에서다. 토양관리는 농사에 있어서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한다. 항상 깨끗한 땅을 가꾸는데 정성을 들인다.
◆농산물 유통 플랫폼 구축과 고령 친화식품 개발
농촌지역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고령화다. 고령화가 진행될 수록 은퇴농의 증가와 함께 판매도 어려움을 겪는다. 농촌 공동화는 소득 감소로 이어진다.
그 준비 작업으로 ‘스마일케어식’을 공부하고 있다. 이웃의 농산물 판매를 지원하고 고령친화식품을 개발하려는 김 대표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본 기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전화 인터뷰로 진행했다.
글·사진 홍상철 대구일보 객원편집위원
경북도농업기술원 강소농 민간전문위원
김종엽 기자 kimjy@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