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초중고 개학이 오는 9일 고3과 중3을 시작으로 학년별로 20일까지 온라인으로 이뤄진다. 온라인 개학은 사상 처음이다. 유치원은 등교 기준이 충족될 때까지 휴업이 연장된다.

온라인 개학이 궁여지책이긴 하지만 현 상태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대구를 포함한 전국 각지에서 여전히 크고 작은 집단 감염과 함께 해외 신규 확진자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섣불리 등교 개학을 강행했다가는 지금까지 실시한 모든 방역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돌아갈 우려가 높다. 학교를 매개로 가정과 지역사회로 감염이 확산될 수 있는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서울지역에서는 방역당국의 휴원 권고에도 불구하고 수업을 강행하던 학원에서 강사가 잇따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는 일이 발생했다. 원생들이 자가격리되는 사태로 이어졌다.

코로나19로 개학일이 연기된 것은 벌써 네 번째다. 원래 3월2일이던 개학일을 3월9일, 23일, 4월6일로 세 차례 연기한 바 있다. 그러나 연간 수업일수와 입시일정 등을 고려하면 무한정 개학을 연기할 수는 없다. 어쩔수 없어 온라인 개학을 하지만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여건이 미비하고 경험과 준비가 부족한 때문이다.

온라인 개학의 가장 큰 문제는 학생들의 학습권이다. 일선 학교에서는 “제대로 준비가 안돼 있어 당황스럽다”는 반응이 터져나오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시범수업 결과 동시 접속으로 서버가 다운되는 사례가 나타났다. 또 수업 중 “영상이 안보인다”, “소리가 안들린다”는 등의 불만도 많았다.

실시간 쌍뱡향 수업은 고사하고 녹화강의도 장비가 없어 엄두를 못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온라인으로 학생들에게 과제를 내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도 많다. 온라인 학습에 필요한 각 가정의 기기보유 현황도 제대로 파악이 안돼 있다고 한다. 학교별, 지역별 교육격차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교사들의 온라인 강의 역량도 검증되지 않은 상태다.

온라인 수업 시작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꼼꼼하게 하나하나 점검해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학생들의 적응 속도를 봐가며 수업범위와 내용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일선 교사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온라인 수업에 임해야 한다. 모든 것이 미흡한 상황에서는 교사들의 열정이 수업의 질적 수준을 결정할 수 있다.

수능 등 대학입시 일정도 연기됐다. 온라인 개학 학사일정에 따라 수험생 간 유불리가 없도록 세심한 대응이 필요하다. 교육당국은 지난 3월 중순 이미 온라인 개강에 들어간 대학들의 사례를 철저히 분석해 시행착오를 줄이기 바란다.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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