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종합섬유박물관, 섬유산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 조명
대구 동구 팔공로(봉무동)에는 섬유직조방식으로 외관을 연출한 지상 9층 규모의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2015년 대구시가 이시아폴리스에 1천130억 원을 들여 만든 섬유 산업 복합시설인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이하 DTC)’다. 실과 바늘, 누에고치 컨셉 등으로 제작된 조형물이 곳곳에 설치돼 있어 인상 깊은 이곳에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한 종합섬유박물관이 들어와 있다.
DTC 건물 1~4층으로 구성된 대구섬유박물관(이하 박물관)은 우리나라 섬유패션산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여주는 국내 첫 공공 섬유박물관이다. 섬유·패션의 지나온 역사를 조망하고 미래 신소재 섬유 등 섬유 산업 전반을 살펴볼 수 있는 유물과 작품들이 전시돼있다.
관람객들을 위한 별도의 체험관을 갖춘 박물관의 전시공간은 20세기 패션의 흐름과 섬유미술가 및 유명 패션디자이너의 작품을 전시해 둔 패션관, 우리나라 섬유산업의 역사와 섬유기업의 변천사를 담은 산업관, 신섬유의 현재와 미래비전을 제시하는 미래관으로 구성돼있다.
3층 산업관은 전통 섬유에서부터 근대 면직물 생산과정, 한국전쟁 이후 합성섬유 생산을 거쳐 현대에 이르는 섬유산업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았다.
근·현대 섬유산업의 발전사를 소개하는 역사실과 섬유 도구·기계의 발전 과정과 제조 공정을 볼 수 있는 기계실, 우리나라 섬유산업 발전을 이끌어 온 섬유기업 소개 공간도 마련됐다.
박물관 임교순 학예사는 “1960년대는 염색기술이 지금처럼 뛰어나지 못해 가장 손쉽게 염색할 수 있는 빨간색 염료가 염색재료로 많이 쓰여 당시에는 빨간색 의상이 특히 많았다”며 “60~70년대 전국 제일의 원단 시장이었던 서문시장의 포목점을 재현해놓은 코너와 일본 동경농공대학이 기증한 미쯔비시사 링 정방기 등도 전시돼 있다”고 설명했다.
섬유박물관은 그동안 일반 시민들에게는 다소 생소했다. 국보나 보물급의 고대 유물을 소장하고 있는 전문박물관과는 달리 섬유관련 기록들을 모아둔 곳으로 인식돼 그동안 성인 보다는 학생들이 단체로 찾는 체험학습장 쯤으로 여겨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 주말이나 휴일에는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주를 이룬다는 게 박물관의 설명이다.
임 학예사는 “오는 9월부터 11월까지 특별전시 프로그램으로 면직물의 보급과 면방직 산업의 발전이 인간의 삶에 미친 영향을 조명한 ‘COTTON: 꽃에서 피어난 직물’ 행사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대구시 동구 봉무동 이시아폴리스에 위치한 대구섬유박물관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고 월요일은 휴관한다. 관람 문의: 053-980-1004.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