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일반

경제칼럼…공염불에 기댈 때가 아니다

공염불에 기댈 때가 아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을 보면 한편으로는 참 이해하기 힘든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어 당혹스럽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지금 나타나고 있는 현상을 자기모순없이 논리 정연하게 설명할 수 없어 곤혹스럽다. 특히 러시아 모라토리엄 및 동아시아 외환위기(1998년), IT버블 붕괴(2001년),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유럽재정위기(2010년)와 같은 과거 4차례의 세계적 경제 위기 당시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는 점에서 더 혼란스럽다.

소위 공포지수라 불리는 VIX(Volatility Index)가 지난 주 초에는 과거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지금도 여전히 60포인트를 상회할 정도로 높은 수준이다. 이 지수는 시장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클수록 상승하는데, 주식시장이 폭락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을 혼란속으로 밀어 넣는 역할을 한다. 현재 이 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세계 주식시장의 약세를 유발하고 있지만, 선진국과 신흥국 주가지수의 변동률은 예전에 비해 크지 않다.

달러화를 포함한 통화변동성도 아직은 크지 않다. 글로벌 경제가 위기국면으로 진입하게 되면 안전자산인 달러화 수요가 급증하면서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신흥국 통화 가치가 급락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유로화나 엔, 파운드 등 6개 선진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의 상대적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 인덱스는 103 포인트대까지 상승해 강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신흥국 통화는 과거 위기 시에 비해 안정적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 수개월만에 달러 당 1천 원대에서 1천500원대로 순식간에 상승한 경험을 한 바 있는 원화변동성만 보더라도 말이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가격도 이상하다. 이번 달 초만 하더라도 온스당 2천 달러를 위협하는 등 단기 조정은 있었지만, 오르기만 하던 금값이 1천400 달러대까지 내려간 것이다. 일각에서는 현금 선호현상은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도 있지만,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현상에 이상이 보이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여기에 더해 또 다른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금리의 변동성도 과거 위기에 비해 상당히 큰 폭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채는 위기 시 수요증가로 가격이 상승하면서 금리는 하향 곡선을 그리게 되고, 이런 추세는 중앙은행이나 정부의 정책에 대한 시장 신뢰도가 높다면 정책 목표 수준 근처에서 안정화되는 것이 통상이다. 그런데 최근 미국 국채금리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RB)가 두 차례나 금리를 인하한 올 3월달만보더라도 0%대 중반에서 1%대 초반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들은 기존의 이론만으로는 논리적으로 충분한 설명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더군다나 말들은 많지만 소위 전문가라고 해서 시시각각 변동하는 현상을 일일이 관찰하는 일이나, 지금까지 드러난 현상들만이라도 잘 정리해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일조차도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코로나19사태가 현재 진행형이고, 각국의 정책대응도 제 각각으로 향후 어떤 결과를 낳을지 예단할 수 없다는 점을 가정한다면 투자자를 비롯한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가 어디로 튈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정확한 설명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래서 이번 위기의 종착점에 가까워지면 틀림없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나타난 새로운 경제적 현상이나 사실을 일반화하여 가설을 제기하고, 이론화 해 나가는 작업들이 여기저기에서 많은 전문가들에 의해 이루어질 것이 분명하다. 또 대다수의 사람들이 납득하기에 충분한 가설이 제기되기까지는 상당한 논란이 있을 것이고, 그만큼 많은 시간도 소요될 것이다.

궁금한 것이 있다. 다른 무엇보다 당장에 그것이 꼭 필요한 지 말이다. 코로나19와 그로 인한 공포가 소리소문 없이 소멸되지 않고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데, 아무 이득도 없는 공염불이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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