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일반

의료칼럼…마스크는 중요한데 피부는?

마스크는 중요한데, 피부는?

이동은

리즈성형외과 원장

마스크를 쓰고 환자를 만나게 된 것도 벌써 2개월이 넘어섰다.

이제는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도 손을 소독하고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것이 어느 정도 익숙해진 것처럼 보인다.

아직도 코를 내놓고 입에만 마스크를 쓰거나, 코에 밀착시키는 핀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모르는 경우, 위아래가 바뀐 채로 거꾸로 쓰는 경우 등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는 경우를 가끔 보기는 하지만, 환자들의 안전을 위해 착용법을 다시 가르쳐 주기도 한다.

얼마 전 보톡스와 필러 시술을 위해 찾아온 한 여성이 있었다. 시술 부위를 확인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고 보니, 마스크에 가려진 부위의 피부에 이상이 생긴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붉게 변한 피부색에 군데군데 뾰루지가 생긴 모습이었다. 두껍게 화장을 하고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 아래로 그런 모습이 보이는 것을 보면, 그 아래 피부는 이보다 더 심한 상태가 된 듯 하다.

정확한 원인을 모르는 피부염이 생긴 상태라서 이런 상태에서 단백질 성분의 보톡스와 합성 물질인 필러를 주입하는 것이 피부염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 일단 피부과 진료를 권유하고 시술을 미루었다.

며칠 뒤, 깨끗해진 피부로 다시 찾아온 환자에게 시술을 해 주었다. 환자도 나도 꺼림직한 마음을 덜 수 있어서 다행이다.

마스크를 장시간 착용하는 일이 늘어나면서 피부에 트러블을 호소하는 사람들 또한 점점 늘어나고 있다. 온종일 마스크를 착용한 뒤 마스크가 닿는 입 주변으로 붉은 반점, 가려움증, 뾰루지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트러블이 생기는 원인은 두 가지다. 습기와 마스크 속의 알러지 유발 물질이 바로 그것이다.

마스크를 장기간 사용하면 마스크와 피부 사이 공간에 습기가 차기 쉽다. 특히 KF 수치가 높은 마스크일수록 밀폐 효과가 더 커서 습기가 더 많이 찰 수 있다. 이렇게 습기가 찬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세균 번식이 쉬워져 피부가 예민해지고, 붉게 달아오르는 등 트러블을 유발하는 것이다.

또한 마스크와 필터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폴리프로필렌, 폴리에틸렌 등의 합성성분과 이런 성분을 단단히 고정시켜 주는 접착성분이 지속적이고 장시간 피부에 노출될 경우 접촉성 피부염이 유발될 수 있다.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사용해야 하는 마스크가 이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 어찌 보면 역설적이기까지 하다.

어쨌든 안전을 위해 사용해야 하는 마스크를 탈이 나지 않도록 사용해야 한다면 몇 가지 규칙을 지키는 것이 좋겠다.

우선 마스크는 꼭 필요한 상황에서만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혼자 있는 공간, 특히 승용차를 혼자 운행할 때는 사용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개방된 공간에서도 충분한 간격을 유지한다면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흔히 언제 감염된 사람 곁에 있을지 모르니 벗었다 꼈다 하는 것이 귀찮아 항상 끼고 다닌다고 하는 경우가 많은 데, 피부를 생각한다면 이런 사항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마스크 내부 습기로 인한 트러블이 우려된다면 습기 방지용 필터가 장착된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마스크에 습기가 차기 전에 마스크를 교체해주는 것이 증상 개선에 좋다. 그리고 마스크 자체가 바이러스를 직접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즉 환자로부터 날아오는 비말을 막아주는 것이 마스크의 주요 기능이다. 따라서 KF 94 급의 마스크도 좋지만, 치과용 마스크도 충분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확실히 밀폐된 공간이 아니라면 치과용 마스크도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고, 습기가 생기는 일도 줄일 수 있다.

이외에도 불가피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마스크의 연속적인 장시간 착용은 피하고, 착용할 때에는 최소한의 화장품만 피부에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안쪽이 오염된 마스크는 재사용하지 말고 그때그때 교체하는 것이 적절하다.

바이러스를 막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 마스크가 아니고 손이다. 바이러스가 남아 있을지 모르는 곳을 만진 다음 얼굴이나 마스크를 직접 만지는 것이 가장 나쁜 습관이다. 따라서 적절한 방법으로 마스크를 사용하고 손 씻기, 손 소독을 자주 해 주는 것이 바이러스로부터 나 자신과 피부를 함께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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