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바로 TK(대구·경북) 민심이다.”

미래통합당 TK 총선 경선 결과를 두고 나온 지역 정가의 얘기다.

이번 경선에서는 지역 기반 탄탄한 토종 TK와 정치 신인들이 승리를 거머쥐었다.

미래통합당 중앙당이 이번 총선에서도 일방적 ‘서울 TK 내리꽂기’ 공천을 자행하며 지역민들의 자존심을 뭉개버리자 지역민들이 경선을 통해 민심을 보여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론적으로 경선을 통해 바라본 지역 민심은 “통합당의 ‘낙하산 공천’ ‘막장 공천’ ‘무늬만 TK 내리꽂기’는 더이상 안된다”와 “지역에서 일 잘하는 젊은 정치인을 키워야 한다”로 해석된다.

◇토종 TK 저력 확인

토종 TK와 총선 직전 서울에서 날아든 ‘무늬만 TK’와의 싸움은 모두 토종 TK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토종 인사들의 탄탄한 조직의 힘이 승리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동구갑의 경우 바닥 조직이 탄탄한 류성걸 후보는 미래통합당 영입인사 1호로 이 지역구에 출마한 이진숙 후보와의 경선에서 큰 표차로 승리,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포항북의 김정재 의원도 4년간 쌓아온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워 총선 출마를 위해 지역에 내려온 강훈 후보를 상대로 크게 승리했다.

수성을에서 꾸준히 활동한 이인선 후보도 불과 며칠 전 수성갑에서 수성을로 이동한 정상환 후보를 제압했다.

정상환 후보는 통합당 공관위의 꼼수로 수성갑 예비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수성을 후보로 경선을 치르게 돼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이날 대구 수성갑 공천에 배제된 이후 불복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은 이를 두고 “정상환 후보를 제치고 이인선 후보가 확정된 것은 공관위와 주호영 의원의 꼼수가 통하지 않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날 이인선 후보는 경선에서 탈락한 정상환 후보를 선거본부장으로 추대하며 정 후보를 끌어안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경주도 경북도의원을 2번 지냈고 2014년과 2018년 경주시장을 뽑는 지방선거에 나선 탓에 고정 지지층이 탄탄한 박병훈 후보가 황교안 통합당 대표와의 친분을 앞세운 서울 TK인 김원길 후보를 꺾었다.

구미갑도 지난 10년간의 지방의회 활동 등으로 지역기반이 탄탄한 지역밀착형 인사인 구자근 후보가 승리를 거머쥐었다.

◇지역에서 키울 정치신인

정치 신인의 반란도 있었다.

경북에서는 ‘젊음’과 ‘참신함’을 무기로 한 40대 예비후보가 2명이나 승리했다.

포항남·울릉의 김병욱 전 보좌관과 고령·성주·칠곡의 정희용 전 경북도지사 경제특보로 각각 만 42세, 만 43세다.

이들의 승리는 단지 참신함 때문만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들점은 보좌관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병욱 후보는 이학재 의원 보좌관을 지냈으며, 정희용 후보는 나경원·송언석 의원의 보좌관을 지냈다.

주민들은 이들이 정치 신인이지만 오랫동안 국회와 정당에서 활동한 보좌관 출신으로 입법 활동에서 경험이 많고 능력을 갖췄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큰 일을 할 수 있는 젊은이를 뽑아 ‘다선’으로 키워야 한다는 주민들의 마음이 이들의 승리를 이끌었다는 것이 정가의 해석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이번 경선은 지역의 민심을 깡그리 무시한 미래통합당의 막장 공천에 대한 불만이 폭발한 결과물”이라며 “향후 본선 경쟁에서도 통합당의 막장 공천으로 컷오프된 현역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무소속 백색 바람이 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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