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 한풀이 장은 아니다

▲ 홍준표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전 대표가 12일 오후 경남 양산시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출마와 관련한 거취를 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 홍준표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전 대표가 12일 오후 경남 양산시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출마와 관련한 거취를 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대구 수성을 출마와 관련한 비판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홍 전 대표의 수성을 무소속 출마자체에 대한 명분이 부족하고 그의 소위 독고다이(스스로 결정하여 홀로 일을 처리하는 독불장군) 정치 행보에 대한 대구 민심이 심상찮다.

홍 전 대표는 17일 수성못 이상화 시비 앞에서의 무소속 공식 출마선언을 앞두고 16일 지역 언론사를 잇따라 방문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치 1번지 수성을에 연착륙하는 이유와 대구 출신의 대통령을 배출할 수 있다는 자신의 당선 타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민심은 아직 홍 전 대표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날 SNS 상과 바닥민심 저변에는 홍 전 대표를 겨냥한 비난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통합당의 막장 공천의 결정판인 낙하산 공천에 따른 대구에서의 공천 컷오프가 아닌 자신의 고향 경남에서의 공천 컷오프 한풀이를 대구에서 풀겠다는 속셈을 겨냥한 분노의 글이 눈에 띈다.

TK 출신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생면부지의 세종시 험지 출마의 대승적 행보와 대조되는 홍 전 대표의 어깃장 행보에 대한 목소리도 나온다.

또 4선 경력의 의원과 2번의 경남도지사를 거치면서 그동안 대구를 위해 무슨일을 했는지를 묻고 싶다는 얘기부터 지난 지방선거에서 사실상 TK 패배를 자초한 홍 전 대표에 대한 리더십 부재까지 곱씹는 얘기도 들린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사태속에 홍 전 대표의 명분없는 수성을 출마는 대구의 저력과 온 국민들의 응원에 힘입어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깬 행보라는 지역 정치평론가의 직격탄도 흘러나오고 있다.

덩달아 홍 전 대표의 대구 총선행을 겨냥, 침묵만을 고수하는 통합당 단수 공천 현역 의원들에 대한 비난 목소리도 강하다.

사실상 수성을 통합당 공천후보의 적수가 되는 홍 전 대표 행보에 대해 곽상도 의원 등 지역 통합당 의원들은 일제히 침묵을 고수하고 있다.

자신의 공천 지역구에 오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라는 안도의 침묵이라는 정가 호사가들의 비아냥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당 시절 대구 공천 현역 의원들 모두 홍 전 대표와 한솥밥을 먹은 동지애가 있다 하더라도 대구민심을 외면한 채 침묵만을 고수한다면 결국 TK(대구·경북) 맹주 자리를 홍 전 대표에게 그냥 가져다 바치는 모양새라는게 정가 일각의 목소리다.

그동안 똘똘 뭉치지 못하고 모래알 처럼 흩어져 나만 당선 된다는 TK 통합당 의원들의 자기 정치라는 의구심을 이번 홍 전 대표의 수성을 출마에서도 여지 없이 보여줬다는 얘기다.

이경근 지역 정치평론가는 “홍준표 전 대표의 대구 정치1번지 당선은 마지막 대권행을 위한 발판일뿐 지역 미래 희망을 준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이번 총선은 외지의 날라온 철새가 아닌 순수 토종 후보들이 국회에 진입해 지역민들과 생사를 같이할 수 있는 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재 기자 lcj@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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