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관객 관심 속에 전석 매진 기록

▲ 슬로바키아 ‘노바스쩨나’ 국립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투란도트’ 동유럽 초연 모습
▲ 슬로바키아 ‘노바스쩨나’ 국립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투란도트’ 동유럽 초연 모습
우리나라 창작뮤지컬 최초로 ‘동유럽 라이선스 수출’이라는 결실을 맺은 뮤지컬 ‘투란도트’ 초연이 성황리에 마무리 됐다.

대구시와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DIMF)이 함께 제작해 지난 2010년 트라이아웃을 거쳐 다음해 DIMF 개막작으로 초연한 창작뮤지컬 ‘투란도트’가 글로벌 콘텐츠로서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평가 된다.

지난 6일~7일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에 위치한 노바스쩨나 국립극장에서는 뮤지컬 ‘투란도트’ 초연이 펼쳐졌다. 617석 규모의 극장에서 펼쳐진 초연은 현지관객의 많은 관심 속에 전석 매진을 기록했으며 현지 방송사 등 다수의 언론 매체가 현장을 찾아 관심을 보였다는 것이 DIMF측의 설명이다.

▲ 슬로바키아 노바스쩨나 국립극장 전경
▲ 슬로바키아 노바스쩨나 국립극장 전경
2018년 라이선스 수출계약 체결, 2019년 12월 슬로바키아 현지 배우 오디션을 거쳐 개막한 뮤지컬 ‘투란도트’는 헝가리 출신 로버트 알폴디가 연출을 맡았고 슬로바키아를 대표하는 실력파 여배우 미로슬라바 드린노바, 시사 스끌로브스카의 열연이 더해져 원작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특히 이번 뮤지컬 ‘투란도트’ 라이선스 버전은 현대적인 재해석이 돋보였다는 평을 받았다. 화려하고 판타지적 요소가 강한 원작에서 과감히 벗어나 보다 자연스러운 의상과 안무로 현대적인 느낌을 더했으며 자칫 단조롭게 보일 수 있는 장면을 심플하지만 포인트를 살린 무대세트와 조명을 활용해 몰입도를 높였다.

여기에 한국 원작의 강점을 살린 중독성 높은 뮤지컬 넘버(뮤지컬에서 사용되는 노래나 음악)를 중심으로 기존의 신비로운 가상 세계라는 설정을 설득력 있게 풀어냈다. 여기에다 누구나 알고 있는 원작 오페라의 스토리로 관객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 감동을 배가시켰다. 특히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스토리 전개를 부드럽게 이끌어내 각 캐릭터의 감정변화가 더욱 깊어졌다는 평이다.

동유럽 라이선스 버전 ‘투란도트’는 향후 뮤지컬 전용극장인 슬로바키아 노바스쩨나 국립극장의 주요 레퍼토리로 ‘레 미제라블’, ‘맘마미아!’, ‘시라노’ 등 명작 뮤지컬과 함께 연중 공연되며 향후 체코, 헝가리, 독일, 오스트리아 등 동유럽 전역으로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 슬로바키아 ‘노바스쩨나’ 국립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투란도트’ 동유럽 초연 모습
▲ 슬로바키아 ‘노바스쩨나’ 국립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투란도트’ 동유럽 초연 모습
이번 공연에서 투란도트 역을 맡은 미로슬라바 드린노바는 “이렇게 아름다운 공연을 선보이게 돼 정말 기쁘다. 차가운 모습 뒤에 숨겨진 투란도트의 고통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것이 배우로서 큰 도전이었는데 잘 마치게 돼 행복하다”고 전했다. 미로슬라바 드린노바는 지난해 DIMF 어워즈에 참석해 안정적이고 뛰어난 가창력으로 뮤지컬배우 정동하와의 듀엣 무대를 선보여 우리에게 친숙하다.

연출을 맡은 로버트 알폴디는 “누구나 마음 속 깊이 고통 하나쯤은 지니고 산다. 작품 속 ‘투란도트’는 현실에도 존재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 작품은 동시에 희망을 이야기한다. 나는 그것을 작품 안에서 모든 관객들이 느낄 수 있도록 풀고 싶었다”며 “뮤지컬 ‘투란도트’를 처음 봤을 때 온전히 유럽적인 뮤지컬이라는 인상을 받았을 만큼 원작이 주는 세련미가 워낙 좋았다. 이런 좋은 작품을 작업하게 돼 아주 행복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한편 주슬로바키아 정병화 대사는 “한국과 슬로바키아는 1993년 외교관계 수립 이래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 협력 관계를 증진시켜 오고 있는 만큼, 한국을 대표하는 창작뮤지컬 ‘투란도트’ 라이선스 공연은 문화 협력의 좋은 본보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 슬로바키아 ‘노바스쩨나’ 국립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투란도트’ 동유럽 초연 모습
▲ 슬로바키아 ‘노바스쩨나’ 국립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투란도트’ 동유럽 초연 모습
이처럼 호평 속에 재탄생한 뮤지컬 ‘투란도트’ 동유럽 라이선스 버전은 올여름 개최될 제14회 DIMF 개막작으로 초청돼 국내 관객에게도 선보이게 된다. 10년 전 트라이아웃으로 출발한 뮤지컬 ‘투란도트’가 최고의 이벤트를 맞이하는 셈이다.

DIMF 배성혁 집행위원장은 “뮤지컬 ‘투란도트’의 시작부터 함께 해왔기에 동유럽 라이선스 초연이 주는 감회가 누구보다 깊다. 문화가 다른 동유럽으로의 라이선스 수출은 한국 뮤지컬 역사상 처음이라는 의미도 크지만, 개인적으로 상업적 프로덕션이 아닌 뮤지컬 도시를 표방하는 대구시와 DIMF가 함께 제작한 창작뮤지컬이란 점에 더 큰 무게를 두고 싶다”고 전했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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