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 소송건과 관련한 보복성 자료들 요구, 시의원 자질 의심

▲ 구미시의회 전경.
▲ 구미시의회 전경.
구미시의회 일부 의원들이 코로나19 관련 비상근무 등으로 파김치가 된 공무원들에게 무더기 자료를 요구해 논란을 빚고 있다.

특히 이들이 요청한 자료 상당 부분이 자신들의 개인 소송 등과 관련된 것이어서 비난을 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택호·이선우 시의원은 구미지역에 코로나19 확진자가 9명과 2명이 각각 발생한 지난 3일과 5일에 자신들의 소송과 관련한 자료를 구미시에 요청했다.

먼저 보수성향 시민단체로부터 인사청탁 의혹으로 고발된 김택호 의원은 읍·면·동을 제외한 구미시 전 부서의 ‘2018년 7월1일부터 현재까지 기간제 근로자 채용현황과 근무자(채용 근거자료)에 대한 자료’를 요구했다.

또 총무과에 △공무직 근로자 채용현황 △기간제에서 무기계약직 근로자 채용(전환) 사례 △민선 7기 신규 직원 증원현황(정원, 충원인원, 근무부서 등) △배정미 전 국장, 신용하 전 비서실장, 금정철 전 정책보좌관 등의 사직서 제출일과 의원면직일 등의 자료를 요청하고, 기획예산과에는 구미시설공단 채용현황과 사외이사 현황 자료를 요청했다.

구미시의회 사무국에도 제8대 의회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 업무추진비 내역, 제8대 의회 홍보비 지출 내역, 구미시장 출석요구서 및 윤리위원회 출석요구서 접수대장, 김택호 의원 징계 결과보고서, 제233회 제2차 본회의 김택호 의원 징계 안 집계 결과 등의 자료를 요구했다.

김 의원이 요청한 자료 대부분은 장세용 구미시장의 인사 관련 자료로 구미시의회의 김택호 의원 제명 취소 항소 건과 장세용 구미시장을 압박하기 위한 보복성 자료 요구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또 이선우 의원은 구미시립무용단 관계자와 명예훼손과 관련한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한 자료를 해당 부서에 요청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 의원이 구미문화예술회관에 요청한 자료는 시립무용단 정기공연 영상(제57~60회), 시립무용단 공연음악제작 관련 공문·계약서·지출 내역, 소송 상대인 시립무용단 김모씨 안무자 위촉 공문(최근 2회) 등 개인 소송과 관련된 자료다.

이들 의원이 요구한 자료는 수백 페이지 분량으로 일부 관련부서 직원들은 코로나19 비상근무 외에 자료를 만드는데만 며칠을 매달려야 할 처지다.

시의원이 개인 소송과 관련해 자료를 요청할 수 있지만 코로나19 관련해 직원들이 휴일은 고사하고 밤낮없이 업무에 매달려 있는 이 같은 상황에 자료를 무더기로 요청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한 시민은 “시의원이 피소된 것만 해도 문제가 될 텐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밤낮으로 고생하는 공무원들에게 개인 소송과 관련된 자료를 무더기로 요청했다니 시의원 자질이 의심스럽다”며 “주민소환이라도 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신승남 기자 intel88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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