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 지침에 따라 현장점검단 모집 나선 대구시 ||사업은 사안의 중대함이나 강제성 없



▲ 2020년 국토종주 자전거길 현장점검 투어단 모집 안내 및 홍보 협조 요청을 위한 대구시 공문서
▲ 2020년 국토종주 자전거길 현장점검 투어단 모집 안내 및 홍보 협조 요청을 위한 대구시 공문서
▲ 대구 중구청 홈페이지에 게시된 2020년 국토종주 자전거길 현장점검 투어단 모집 안내 및 홍보 협조 요청글.
▲ 대구 중구청 홈페이지에 게시된 2020년 국토종주 자전거길 현장점검 투어단 모집 안내 및 홍보 협조 요청글.


대구시가 코로나19 사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2020년 국토종주 자전거길 현장점검 투어단을 모집해 논란을 빚고 있다.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집중할 행정력도 모자라는 판에 다수가 모이는 행사를 앞장서 추진한다는 게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대구시는 오는 13일까지 국토종주 자전거길 현장점검 투어단을 모집하고 있다.

지난 3일 행정안전부로부터 투어단 모집 안내 및 홍보에 관한 공문이 대구시로 전달된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 4일 대구지역 각 구·군청에 모집 안내문을 홈페이지 등에 게시·홍보해 달라는 공문을 보내고 협조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어단 모집은 자전거길 이용자 관점에서 불편사항과 문제점을 발굴하고 개선해 편리한 자전거 이용 환경을 제공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오는 27일 투어단으로 최종 선정된 12팀을 발표하고, 현장 점검은 다음달 27일부터 5월26일까지 진행된다.

현재까지 전국 17개 시·도에서 모두 30여 개 팀이 신청했다.



하지만 코로나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대구에서는 접수한 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행안부 관계자는 “다음달 22일 자전거의 날을 맞아 매년 시행하는 행사 참여를 위해 모집이라도 우선적으로 시행하고자 공문을 보냈다”며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점검 시기는 변동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렇다 보니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고자 대구의 모든 지자체가 각종 행사를 중단 또는 무기한 연기하는 등 비상상태의 시점에 자전거 투어단 모집에 나서는 것 자체가 어처구니없는 행정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 구청에서도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모(34·대구 서구)씨는 “코로나19가 아직 숙지지도 않았고, 전국적으로 여파가 확산되고 있는데 누가 단체로 자전거를 타며 점검에 나서겠느냐”며 “최소한 국민의 안전이 보장된 후 투어단을 모집해도 늦지 않다. 이 비상시국에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모집을 하기 위한 홍보활동이라니 한심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강제성이 없는 모집이다 보니 행안부 지침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해명을 내놓았다.



대구시 주관인 2020 대구컬러풀페스티벌 같은 경우 잠정 취소가 가능하지만, 이번 모집안과 홍보 활동 등은 정부 주관인 탓에 상부 지침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는 것.



대구시 관계자는 “행안부 지침에 따라 각 기초단체에 투어단 모집 홍보 안내를 요청했다”며 “코로나19 여파로 걱정이 되긴 하지만 강제성이 없는 사업이다 보니 우선 진행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동현 기자 leed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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